희양산 산행일기

박삿갓의 산행일기 2011. 5. 16. 20:27



희양산(曦陽山 998m)은 괴산군 연풍면과 문경시 가은읍의 경계를 이루는 소백산맥 줄기 중 가장 빼어난 경치를 자랑하는 산이다.
백화산을 일으켰던 소백산 줄기가 서쪽으로 휘어지면서 험준한 산세를 이루고
그 산들 중 하나가 희양산으로 동서남 3면이 화강암 암벽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바위산이다.

희양산은 산 중턱에서 정상쪽으로 암벽을 두르고 솟은 모습이  특이하며 옛날 사람들은 장엄한 암벽을 보고
'갑옷을 입은 무사가 말을 타고 앞으로 나오는 형상'이라 했다.
지증대사가 희양산의 지세를 보고 '산이 사방에 병풍처럼 둘러처져 있으니 마치 봉황의 날개가 구름을 치며 올라가는 듯하고
계곡물은 백겹으로 띠처럼 되었으니 용의 허리가 돌에 엎드려 있는 듯하다'고 감탄했다. 

희양산 남쪽 자락에는 천년 고찰 봉암사가 있다.
봉암사는 마지막으로 남은 청정 수행 도량으로 1년에 딱 하루만 일반인들의 방문을 허락한다. 그날이 바로 사월 초파일이다.

▶ 산행경로 : 은티마을 - 3Km→ 성터 -1.4Km→ 정상 -1.6km→ 지름티재 -3km→ 은티마을 회귀
                   ( 총산행거리 : 약 9km)
▶ 산행시간 : 6 시간 (10:40 ~ 16:40 )
▶ 날씨 : 하늘은 맑고 푸르며 신록이 짙어지던 5月 중순의 화창한 봄날 
▶ 산행일정 :  08:00 영월 출발.  09:45 충주 I.C → 10:05 연풍I.C
                    10:10 희양산으로 가는 길목 입구에 천주교 연풍성지가 있어 잠시 들린다.  



 10:40 산행들머리인 괴산군 연풍면 주진리 은티마을 도착.

은티마을은 희양산과 악휘봉에서 흘러 내려오는 개울이 만나는 합곡점에 있다.
마을 가운데를 흐르는 개울 때문에 가끔 수해를 보는데 그 개울 줄기가 여인네의 오줌 줄기 같다 하여,
수해의 방패막이로 마을 앞에 남근석을 세워 놓고 있다. (약 50cm정도의 물건처럼 생긴 돌임.)
남근석 앞에 있는 주막집을 지나 다리를 건너면 바로 갈림길이다.
왼쪽길은 희양산으로 오르는 길이며, 오른쪽은 마분봉,은티재로 향하는 길이다.  


 
 11:10 희양산 등산로 입구, 산에 오르기 전 스트레칭을 하라는 현수막을 보더니, 준비운동부터 한다. 

신록이 우거진 숲길을 따라 오르다 운좋게 흰색의 산철쭉을 만난다.  
멀리서 보면 푸른 나무 위에 흰눈이 내린 듯한 꽃을 피운  이렇게 흰 산철쭉은 처음 본다.  



11:35 은티마을에서 큰 길을 따라 30여분쯤.. 새로 만들어 놓은 정자가 있는 쉼터에 이른다.

왼편 숲속으로 작은 오솔길이 보이는데 성터로 오르는 갈래길이며, 넓은 길로 계속 오르면 희양산과 구왕봉 사이의 지름티재로 오른다.
왼편 오솔길로 들어서면 바로 작은 계곡이다. 계곡 물소리는 잠시.. 마른 계곡을 따라 등산로가 이어진다.
이 골짜기에는 시루떡처럼 층층이 쌓은것 같은 커다란 바위도 있으며,
바위위에는 분재같은 소나무도 있고, 나무 사이로는 희양산의 멋진 암벽도 보인다.

12:30 제법 가파른 너덜 바윗길을 힘들게 올라가다 보면 하늘이 훤해 지면서 능선위로 성터가 보인다. 


12:40 성터는 능선을 따라 길게 이어져 있으며,  능선에는 시원한 바람 속에 진달래가 보이기 시작한다. 

 

가다가 힘들면 쉬어가고... 

 

13:00 배고프면 먹고 가는데... 오늘도 저만큼 멀리 각자 떨어져 앉는다. 

 

13:40 정상으로 향하는 능선은 암릉길로 경치가 그만이다.  

바위와 소나무 그리고 진달래가 한창 어울려 더 없이 아름답다. 

 



 


정상 직전의 바위 아래 부분에 움푹 물웅덩이가 파져있다. 그 아래는 바로 낭떠러지 절벽이다.
청옥산 무릉계곡에도 이와 비슷한 곳이 있는데 신선이 오줌 누던 자리라고.. 여기도 그 신선이 살았는가 보다. 

14:00 희양산 정상(해발 998m) 정상표지석이 자연스럽다. 배낭위에 디카를 올려 놓고 자동 모드로 단체사진 한장 찍고.. 

14:20 이처럼 아름다운 경치를 두고 산을 내려 가기 아쉽지만... 신발끈을 고쳐맨다.  

멋진 경치를 그냥 두고 가기 아쉬운지.. 웬일로 사진을 다 찍어 준다고 하여... 오랫만에 같이 폼 잡았다. 

하산길은 내려가면서 보아도 아름다운 바윗길이다. 

14:30 삼거리 갈림길. 능선길은 성터로 이어지는 길이며, 능선 아래 밧줄길은 지름티재로 내려가는 길이다.
       갈림길 아래쪽에 노랑제비꽃 한 송이가 예쁘게 피어 험한 산길의 피로를 달래준다. 

능선 바로 아래부터 로프 구간이 시작되며, 수직에 가까운 급경사 바위길을 20여분 이상 내려가야 하는 험로다. 
대부분 등산객들은  로프를 잡고 올라오는데..  내려가려니 더 힘이 든다. 

 한 구간 내려서면 또 밧줄이다. 다음 날까지 팔이 아플 정도다. 

로프 구간을 중간쯤 내려오다가.. 밧줄 차례를 기다리며.. 아래로 보이는 산야에는 신록과 진달래가 가득하다. 

14:50 밧줄길로 약 20여분... 이제야 거의 다 내려왔다. 저 아래 한구간만 더 내려가면 된다. 

15:10 하산길에서..  송림 사이로 보이는 희양산의 암벽... 과연 절경이다. 

16:00 산기슭 낙엽속에 숨어 있는 조그마한 '구슬붕이'는 꽃이 너무 작아 고개를 숙이고 가까이 해야 보인다.
        용담과의 두해살이풀로, 조그만 용담 모양의 꽃이 용담의 축소판 같다고 소용담(小龍膽)이라고도 부른다. 

16:40 은티마을 유래비를 지나며 산행을 마치니, 노송과 장승이 산을 떠나는 등산객들에게 다시 만나자며 인사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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