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산의 연리목(戀理木)

박삿갓의 산행일기 2011. 5. 25. 17:23

사랑산은 충북 괴산군 청정면 사기막 부락의 뒷산으로, 원래의 이름은 제당산(祭堂山)이다.
용세골 지계곡인 제당골에 제를 올리는 제당이 있어 마을사람들로부터 제당산이라 불리었는데,
10여년 전 이 곳의 연리목(戀理木)이 발견되면서 괴산군청에서 '사랑산'으로 산이름을 변경하였다고 한다.  

사기막리(沙器幕里)는 고려시대에 사기를 굽는 막사가 있었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며,
마을을 감싼 두루뭉술한 사랑산은  평범해 보이지만,  희귀 소나무인 연리목과 비경인 용추폭포를 품고 있다.

  

사기막교  남쪽으로 솟은 코바우능선에는 코끼리바위, 코뿔소바위, 사랑바위등이 있으며,
아직은 널리 알려지지 않은  산이지만, 두 나무가 한 몸을 이룬 연리목과 사랑바위등,
사랑을 테마로 하여 '사랑산'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점차 알려지고 있는 곳이다. 


▶ 산행경로 : 사기막리 (용추슈퍼) → 코끼리바위 → 코뿔소바위 → 사랑바위 →  
                   독수리바위 → 사랑산 → 연리목 → 사기막리(용추슈퍼)
▶ 산행시간 : 3시간 20분 (11:30 ~ 14:50)  * 동행인원 : 6 명
▶ 날씨 : 안개비가 하얗게 내리던 날 (산행기온 : 12~14℃)
▶ 산행일정  

산행 들머리는 마을 입구 용추슈퍼에서 도농교류회관을 지나  임도로 200m쯤 가다가,
오른쪽 등산객들이 달아놓은 리본이 보이는 곳으로 올라가며 안내도나 이정표는 없다. 

  11:30 등산로 초입을 찾기 어려운 편이다. 임도에서 잘 보이는 곳에 빨간색 리본 하나 달아 놓고.. 산행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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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록이 짙게 물든 사랑산은 수줍은 듯 안개속으로 숨어들고.. 



 소나무가 많은 산길에는 안개비가 내린다.



12:00  제1전망바위. 산아래로 사기막리는 흐릿하게 보이지만. 건너편 옥녀봉은 안개때문에 보이지 않는다. 



12:10 코끼리 바위. 바위 왼쪽 부분이 코끼리 코처럼 길쭉하게 생겼다. 



안개는 점점 짙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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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등뻐꾸기의 울음소리는 점점 가깝게 들려온다.



안개에 가려진 바위들은 멋진 경치를 연출하고..



살포시 내리는 안개비에 마음까지 젖어든다.



12:30 널찍한 암반위에 덩그러니 놓여져 있는 코뿔소바위, 일행이 바위를 살펴보는 동안 오래만에 한 장 찍었다.  



도대체 코뿔소가 코를 어디에 감추었는지... 



12:40 사랑바위. ‘이곳에서 뽀뽀를 하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전설이 있는 바위’라고 낙서하듯 써 놓았다.

▲  바위에 뽀뽀하면 반드시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사랑바위.



사랑바위부터는 완만한 능선길이다. 



안개비에 젖은 산철쭉은 꽃잎마저 애처롭다.

12:50 소나무 숲 아래로 너럭바위가 펼쳐져 있다. (제4 전망바위) 



 수십길 절벽.. 안개 때문에 더 겁이 난다. (디카도 놀랐는지, 안개비에 젖어버렸는지 경보음이 나며 조리개가 정상 작동을 하지 않는다.)

제4 전망대에서 조금 올라가면 산길 오른쪽으로 커다란 새가 앉아 있는 모습의 독수리바위가 보이는데, 머리와 부리, 꼬리등이 흡사하다. 
13:00 ~ 13:20 독수리바위를 지나 정상 직전 지점에서 김밥등으로 각자 간단히 점심  (아래부터는 폰카사진임)



 13:30 사랑산 정상(해발 647m) 도착. 정상은 조망이 트이지 않아 볼품이 없으며, 소나무에 걸어 놓은 정상표지판도 허름하다.



사랑을 이루고 싶은 사람들이 많이 다녀 갔는지.. 정상 부근 나뭇가지에 산악회 리본들이 많이 보인다. 



13:40 굴참나무들이 우거진 능선을 가다가 갈림길에서 ‘연리지, 용추폭포’ 쪽으로 내려선다.
        하산길은 경사가 심한 편으로 까투리 새끼들이 우르르 도망가는 모습이 보이고.. 산봉우리들은  아직 안개에 가리어 있다.



14:25 산비탈 경사가 심해지고.. 폭포소리가 들릴 즈음.. 사랑산이라는 이름을 낳게 한 연리목(戀理木)이 보인다. 
        이 소나무가 발견되고 나서 괴산군청에서 제당산(祭堂山)의 산 이름을 사랑산으로 바꾸었다고 한다.



뿌리는 둘이면서 가지가 서로 얽혀 붙은 나무를 연리지(連理枝)라 하며,
줄기가 아니라 몸통이 붙어 자란 나무는 연리목(連理木)으로, 연리지는 H자, 연리목은 거꾸로 된 Y자 형태가 되는데,
이곳의 연리목은 소나무 두 그루가 3~4m 높이에서 달라붙어 완전히 하나가 되었다.

"다른 날 다른 때에 태어났으나 죽기는 한 날에 죽는다" 이는 연리지(連理枝)를 이른 말로,
당나라 시인 백거이(白居易)가 읊은 '장한가(長恨歌)' 가운데 이런 문장이 있다.

在天願作比翼鳥    재천원작비익조    하늘에서는 비익조가 되기 원하고
在地願爲連理枝    재지원위연리지    땅에서는 연리지가 되기 원하네

장한가는 당 현종과 양귀비의 사랑을 읊은 시다. 여기 나오는 비익(比翼)은 눈과 날개가 하나밖에 없는 새 한 쌍이다.
함께 날아야 온전히 나는 새다. 연리지(連理枝)는 뿌리는 둘이면서 가지가 서로 얽혀 붙은 나무다.
모두 애정이 깊은 부부를 뜻하는 전설상의 존재다. 이 가운데 '연리지'는 알 수 없는 어떤 이유로 두 나무줄기에 상처가 나고,
서로 붙은 채 상처가 아물면 내부 조직이 붙어서 한 그루처럼 성장하는 나무다.  한 그루가 죽으면 나머지도 죽는다.
이것이 연리지(連理枝)의 운명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연리지(連理枝) 이야기에서 지고지순한 사랑을 떠올린다.   



이곳의 연리목은 소나무 두 그루가 자라는 과정에서 수간이 융합되어 한 그루로 자란 희귀한 소나무로 3.3m 높이에서 하나로 융합돼 있고,
하단부 두 줄기 사이 틈새는 약 45cm이며, 중부지방산림관리청이 천연보호수(제1997-5호)로 지정 관리하고 있다. 

수령(현 기준) : 약 70년
수고( 땅표면부터 나무키 끝까지) : 15m
흉고(땅표면에서 1미터2십센지의 나무  둘레) : ① 1m, ② 0.7m  
수관직경 (가지의 양끝) : 8m

※연리목 틈바구니 사이로 부녀자가 빠져나가면 아들을 낳는다는 전설이 있고, 또한 용추폭포에 살던 두 마리의 용 가운데 한 마리는 승천하고 승천하지 못한 용이 이 소나무가 되었다는 전설도 있다고 하는데.. 소나무의 수령으로 미루어 보면 70여년에 전설이라고 하기에는 좀 무리인 듯하니.. 괜스레 나무 틈새로 빠져나가지 말고, 귀한 나무 잘 보호하는 것이 더 좋은 전설을 만드는 방법일 것이다. *^^ 



14:30 용세골 계곡으로 내려서니.. 보호수안내판과 괴산지역 관광안내도가 있는 부근에 쌓여 있는 쓰레기더미가 눈쌀을 지프리게한다.  
         용추폭포는 서쪽 80m 거리에 있다 하나 쓰레기가 쌓인 모습에 산행기분이 반감될까하여 그냥 사기막리 쪽으로 발길을 돌리어,
14:50 용추수퍼 주차장 도착, 산행을 완료한다. 
 



※ 연리목은 사기막 마을 입구에서 1.5 Km 거리에 있으며 용세골 계곡을 따라 가다보면 왼쪽 산비탈 약 50m 위쪽에 연리목이 보인다.
※ 아래 사진은 용추폭포로 용이 승천했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으며, 폭포 주변 바위에 용의 발자국이 움푹 파여 있다고 한다.   



♡  連理枝 연리지 : 두 나무의 가지가 맞닿아서 결이 서로 통(通)한 것의 뜻으로,
                           화목(和睦)한 부부(夫婦) 또는 남녀(男女) 사이를 비유(比喩ㆍ譬喩)하여 이르는 말
♡  連理之樂 연리지락 : 부부(夫婦)의 화합(和合)하는 즐거움을 이르는 말   

※ 추기 :  연리목(連理木)은 두 나무가 붙어 자라 한 몸통을 이룬 나무를 이른 말이요, 
              옛부터 일심동체(一心同體)라 하여, 한 마음 한 몸을 이르는 말이고 보면,
               連理木은 두 사람이 한 마음으로 사랑하며 살아가는 부부(夫婦)를 이르는 뜻이라,
              사랑산 산행길에서 연리목을 보고 1+1=1 이라는 사랑의 공식을 다시 배우고 왔다.

※ 참고 : 매년 5월 21일은 부부 관계의 소중함을 일깨우자는 취지로 제정된 법정 기념일인 '부부'이다.
             '가정의 달 5월에 둘(2)이 하나(1)가 되자'는 뜻으로.. 그래도 5월 21일 하루만 하나로 살면 안될 것 같다. *^^

[ 사진 : 비금도 명사십리에서 친구 부부의 다정한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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