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바람이 스쳐 지나간 자리
박삿갓의 텃밭 이야기 2020. 9. 5. 14:30태풍 마이삭이 지나간 다음 날 아침 일찍 텃밭으로 나가 보았다. (*9월 4일(금) 06:20경 텃밭 풍경)
마이삭의 바람이 스쳐 지나간 옥수수밭에.. 비스듬히 쓰러진 옥수수가 제일 먼저 눈에 띈다. ㅠ,ㅠ
밭이나 들에서 흔히 볼수 있는 대표적인 잡초인 바랭이.. 한국이 원산지인 토종 잡초라고 한다.
벼목 화본과의 한해살이풀로.. 물이 없는 척박한 곳에서도 잘 자라는 생명력이 강한 잡초다.
어릴 때 이 풀을 꺾어다가 우산모양을 만들어 갖고 놀기도 했는데 요즘은 그런 아이들이 없다.
바랭이의 종류는 100여가지에 달할 만큼 다양하고, 큰 왕바랭이는 목초로도 쓰이기도 한다.
인도에서는 가뭄이 들면 식용으로도 가능하다고 한다.
대부분의 바랭이는 줄기와 잎이 연해서 목초로도 사용되며 햄스터나 토끼 먹이로 좋다고 한다.
하늘을 향해 하늘거리며 손짓하던.. 바랭이(finger grass)가 바람에 날려 들어 누었다.
*지역별 방언 : 충청도 : 바라구 • 경상남도 : 바래이 바래기 바래이풀
개비름이 씨를 무겁게 달고 있다. 개비름은 비름과의 한해살이풀로 흔히 비름이라고 한다.
오늘날처럼 채소가 흔하지 않던 시절, 비름은 어린 순을 나물로 먹거나 죽에 넣어 먹었다.
비름은 비린내가 약간 나지만 양념으로 무치면 시금치를 대신하는 훌륭한 나물이었다. ㅎ
뿌리를 강하게 내리고 사는 왕바랭이는 태풍에도 끄떡없으니.. 다닥다닥 붙어있는 씨가 신경 쓰인다.
왕바랭이는 잡초 중에 생명력이 으뜸으로 모든 잡초가 없어져도 살아남는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다.
중국에서는 왕바랭이를 우근초(牛筋草)라고 부르는데 말그대로 소의 힘줄처럼 질긴 풀이라는 뜻이다.
보통 바랭이는 성인 남자가 뿌리채 뽑을수 있는데 반해 왕바랭이는 뿌리채 뽑으려다 자칫 허리 다친다.
또한, 줄기가 엄청 강해서 맨손으로는 쉽게 잘라지거나 부러지지 않는 진짜 쇠심줄 같은 풀이다. ㅠ,ㅠ
방동사니도 꼿꼿하게 황금빛 씨를 달고 서있다. 방동사니는 삼각형줄기 식물로 줄기가 강하고 빳빳하다.
방동사니의 어원은 분명하지 않지만 경상도에서 소꿉놀이를 반두깨비, 방두깨비라고 하는데서 유추된다.
반두(방두)는 고기 잡는 그물을 말하는데 잠자리채도 모기장도 그물이다. 깨비는 잘게 쪼갠 조각을 말한다.
아이들이 이 줄기를 쪼개 그물모양을 만들며 소꿉놀이(살이)를 많이 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방동사니는.. 반두살이(반두놀이), 방동살이, 방동산이로 전화된 우리말이 아닌가 유추할 수 있다고 한다.
쇠비름은 살짝 땅에 엎디어 바람을 피했다. 쇠비름도 강한 생명력을 지닌 잡초로 골칫거리다.
잎이 말의 이를 닮았다 해서 마치채(馬齒菜) 또는 말비름, 먹으면 장수한다고 해서 장명채(長命菜),
다른 이름으로 음양오행설을 말하는 다섯 가지 기운 즉, 초록빛 잎과 붉은 줄기, 노란 꽃, 흰 뿌리,
까만 씨의 다섯 가지 색을 모두 갖추었다고 하여 오행초(五行草)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는 식물이다.
비린내 나는 나물이면서 비름과의 비름(Amaranthus lividus)보다는 더욱 억세고, 거칠다.
쇠 또는 소의 의미 ‘쇠’라는 접두사가 붙은 까닭일 것이다.
비바람이 몰아쳐도 끄떡없는 피.. 씨가 여물어 떨어져 퍼질까 싶어 보이는 대로 골라 뽑아내었다.
볏과에 속하는 일년생 초본식물로 척박한 환경에 적응하는 힘이 강해 구황작물로 애용되어 왔다.
영양가는 쌀이나 보리에 비해 떨어지지 않지만 맛은 나쁘다. 쌀과의 혼식 외에 떡, 엿 등을 만들고
된장, 간장, 술의 원료가 된다. 또 겨 부분에는 기름이 많으므로 착유, 사료용으로도 쓰인다.
피의 줄기와 잎은 다른 풀에 비해 많이 연한 편이어서 가축의 사료로 사용하기 적합하다고 한다.
옥수수는 쓰러졌는데.. 고랑 사이의 중대가리풀은 제멋대로다. ㅎ
쓰러진 옥수수대는.. 차단기처럼 길을 막고..
대파는 한쪽으로 쓸려 하얀 속살을 드러낸다. *^^
백일홍도.. 세찬 바람에 한 편으로 쓰러져 이 모양이니.. 조금 속상한다. ㅠ,ㅠ
화단의 과꽃, 금송화도 넘어지고.. 밭둑가의 코스모스도 이리저리.. 엉망진창이다.
두둑에 심어 놓은.. 돌나물과 흰민들레는.. 이 정도 바람쯤이야.. 다.
고구마밭은 살짝 침수다.
7월 말경에 추가로 심어.. 요즈음 한창 잘 자라고 있던 오이가.. 바람에 잎이 날려 스트레스 받았다.
1, 2차 옥수수를 베어내고.. 마이삭이 오기 전에.. 심어놓은 배추 두 골은 그런대로 괜찮다.
세 번째 골에는 불암3호 배추를 옮겨 심고, 네 번째 골에는 무, 총각무를 파종할 생각이다.
딸기는 뿌리를 굳게 내리고 줄기를 뻗어 영역을 넓히고 있다.
8월 28일 파종한 배추.. 싹이 잘 트고 있다. 불암3호 품종으로 조금 더 크면 모종삽으로 흙 채로 떠서 옮겨 심는다.
(*불암3호 배추는 김장배추의 대명사라고 할만큼 속잎이 노랗고 매우 고소하며, 외옆은 진한 농록색인 품종이다.)
긴 장마로 땅이 질어 못 뽑고 그냥 두었더니.. 밭이랑 가득 빼곡하게 자란 중대가리풀을 이제서야 뽑기 시작했다.
중대가리풀 틈새로 는쟁이(명아주)가 또 새싹이 나 자라고 있다. *는쟁이 : ‘명아주’의 방언(강원)
*는쟁이(명아주)를 영어로는 Goosefoot.. 명아주의 잎이 거위의 발 모양과 비슷하다고 붙여졌다. ㅎ
중대가리풀 사이에.. 방동사니대가리, 방동사니, 쇠비름, 쇠뜨기, 빈대풀(비단풀) 등 잡초 천지다.
참비름 씨가 떨어져.. 또 싹이 올라오고 있다. (*참비름은 잎의 끝이 살짝 파인 하트 모양.. 개비름은 잎 끝이 그냥 달걀형이다.)
어린순을 나물로 데쳐서 먹거나 국에 넣어 먹는다. 담백하며 시금치와 흡사하기도 한.. 아주 맛있는 나물 중 하나이기도 하다.
털별꽃아재비.. 아름을 몰라 식물검색 앱으로 검색해 보았다.
처삼촌 벌초 하듯.. 대충 베어 놓은 잡초밭(?)에.. 온갖 잡초가 또 자란다. ㅠ,ㅠ
제초제, 살충제 등 농약을 사용하지 않으니.. 지렁이도 많고.. 어찌하면 좋을꼬?
8월 중순 경 먼저 심은 배추 모종.. 휘파람 품종으로 옆집에서 모를 몇 개 얻어 심었다.
*무사마귀병등 병충해에 강한 품종이라.. 대부분 종묘사에는 휘파람 품종을 많이 판다.
8월 31일 오후에 심은 배추 모종(일품가을 품종).. 겨우겨우 자리를 잡고 있다.
긴 장마에 고추는 병이 나고.. 고추밭 이랑에도 중대가리풀이 수북하다.
뿌리를 뻗고 있는 딸기밭 사이에도.. 중대가리풀이 파고들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8월 하순 경.. 몇 알 남았던 씨를 파종하여.. 요즈음 막 자라고 있는 가시오이.. 바람에 쓰러질까 끈으로 살짝 잡아 주었다.
위 가시오이보다 조금 먼저.. 8월 중순경에 500원 주고 모종을 사다 심은 다다기오이.. 조금 더 크면 오이를 달겠다. ㅎ
단호박은 12개를 따고, 몇 개가 달려 있다. (*단호박은 달리고 나서 약 50일 후.. 꼭지 부분에 흰 줄이 선명해지면 따면 된다.)
※ 아래는.. 전에 따 놓은 단호박.. 계란판 위에 꼭지를 아래로 하여.. 그늘진 곳에서 2주 이상 숙성..
7월 말쯤.. 두 번째로 파종한 가시 오이.. 오이꽃(수꽃)에 벌이 날아들고 있다. *^^
암꽃은 처음부터 오이 모양을 달고 핀다.(*오이는 수정이 안되도 떨어지지 않는데 호박은 수정이 안되면 바로 떨어진다고 한다.)
고구마밭 뒤로.. 5월 하순 경 첫 번째로 파종한.. 가시오이 틀이 보이고.. 앞에 오이는 7월 말쯤 새로 파종한 가시오이다
5월 하순 경.. 처음 심었던 가시오이는 이제 나이가 많이 먹어(?).. 잎도 시들어 벌레가 먹고 오이도 등이 흰다.
닭의장풀은 한해살이풀로, 아직도 한여름같이 제멋대로 자라 꽃을 피우고 있다.
닭장 근처에 많이 핀다고 하며, 꽃 모양이 닭의 벼슬 같다 하여 생긴 이름이다. ㅎ
애기똥풀은 벌써 씨를 맺은 시기인데.. 계절도 잊은 채.. 노란 꽃을 피우고 봄나들이하는 것 같다.
줄기를 꺾어보면 노란 액즙이 나오는데, 이 액이 애기똥색과 비슷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애기똥풀은 쌍떡잎식물 양귀비목 양귀비과의 두해살이풀로 까치다리, 씨아똥이라고도 부른다. ㅎ
다행히 토마토는 바람에 떨어지지 않고 튼실하다. 달고 맛있는 노란 대추방울.. (*스위트엘로우 품종)
한 바구니 따다 놓으니.. 보기도 좋고 먹기도 좋다. ㅎ (*빨간 큰 토마토는 도태랑 품종, 못생긴 오이는 조선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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