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산 일출 산행기

박삿갓의 산행일기 2011. 1. 28. 21:32

 태백산은 강원도 태백시와 영월군, 경상북도 봉화군과 경계를 이루는 해발 1,567m의 명산으로 
 백두대간의 중추이자 국토의 모산이다. 신라때 오악 가운데 북악으로 봉하여 왕이 친히 제사를 지냈다는 기록이 있다.
 태백(太白)이라는 말은 한밝뫼, 한배달 이라고도 하는데 크게 밝다는 뜻으로 하늘에 제사 하는데서 유래한다.
  
 甲자는 초목이 '처음' 싹이 돋아날 때 씨의 '껍질'을 뒤집어 쓰고 땅위로 나오는 모양을 본뜬 자로, 
 回甲 즉 갑옷 甲, 첫째 甲, 돌아올 回.. 다시 돌아온 새로운 시작이라.. 빛이 열리는 태백산의 일출을 보려 산행을 나선다.

  ▶ 산행일시: 2011. 1. 25 (화) 
  ▶ 산행경로: 당골광장 - 2.2km→ 반재 -2.2Km→ 천제단 - → 주목군락지 - → 망경사 -1.7Km→ 반재 - 2.2Km → 당골광장
  ▶ 산행시간: 5 시간 40분 (05:30 ~ 11:10)  * 아침식사 1시간 포함.
  ▶ 날씨: 한파가 겨울산을 감싸 안으려 하지만 바람의 심술이 멎은 밤하늘은 별빛이 총총하다. (산행기온 :-16℃)
  ▶ 산행일정 
      05:30 당골광장(해발 870m)에서 산행시작. (천제단 4.4Km →) 
                오랫만의 겨울 야간산행이라 아이젠, 헤드랜턴, 방한복과 방한장갑, 윈드마스크등으로 무장하고.. 
                바람도 잠들었는지 생각보다 그리 춥지는 않지만, 아무도 없는 캄캄한 밤.. 둘만의 산길이라 좀 으스스하다.

 

 06:20 반재도착 (해발 1,200m, ← 당골광장 2.2Km, 천제단 2.2Km →)

 

 반재를 지나 망경사로 이르는 능선길.. 아직 어둠이 잠자고 있는지 하늘엔 별빛이 총총하다.

 

 07:00 망경사에 이르니.. 동편 하늘이 밝아오며 붉은 여명이 드높은 하늘을 푸른 빛으로 밝혀준다.

 

 07:15 단종비각에서 천제단으로 오르는 길.. 
           멀리 보이는 산들도 붉은 빛에 잠을 깨니..  일출을 놓칠세라 마음마저 숨차고 발걸음은 무겁다.

 

 07:20 천제단 도착 (해발 1.560.6m) 산너머 북서쪽에서 불어 오는 바람이 차다.
           태백산 정상부에 있는 천제단(天祭壇)은 높이 3m, 둘레 27m, 너비 8m의 제단으로,
           산 정상에 이같은 규모의 제단이 있는 곳은 태백산이 유일하다. 제작연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고문헌과 구전에 의하면 신라,고려, 조선, 구한말에도 지역 수령과 백성들이 이곳에서 천제를 올렸다고 한다.
           지금도 10월 3일 개천절에 이곳에서 천제를 지내고 있다. (1991년 중요민속자료 제228호로 지정됨)

 

 07:30 동쪽으로 좀 더 가까이 다가서니.. 밝은 빛이 점점 솟아 오른다.

 

 환한 빛은 태백산(太白山)을 붉은 빛으로 비추더니..

 

 저 멀리부터 온통 붉은 빛으로 감싸려 한다.

 

 붉은 빛이 이글거리며 눈부심으로 솟구쳐 오르니..

 

 온세상 모든 것들이 밝아지니.. 크게 밝아진다는 뜻의 한밝뫼, 한배달.. 태백산(太白山)이라...

 

 눈이 부시도록 밝은 빛이 비치는 봉화쪽으로 달바위봉이 보인다.

 

 07:40 천제단을 둘러보니 상서로운 빛마저 감돌고..

 

 오늘따라 천제단은 놀라운 비경을 보여 주는데...

 

 산봉우리 사이에 머물고 있는 안개와 구름... 환상적인 겨울 운해에 할말을 잊는다.

 

 천제단의 돌담에 찬바람을 피하며 운해속에 같이 잠겨본다.

 

 구름 바닷속의 섬이던가...

 

 산속의 구름바다(雲海)이던가...

 

 산봉우리들이 구름바다에 잠겨있는 모습에 신선이 된 듯하다.

유산이해(留山而海).. 산과 바다에 머무르니..
선인사호(仙人似乎).. 마치 선인이라도 된 듯... ㅎ 

 

 08:00 떠 오르는 밝은 햇살에 구름바다가 걷히며.. 산아래 세상이 서서히 드러난다.

 

 오랫만에 주목 5형제를 만나려 장군단 쪽으로 향한다.

 

 세찬 바람에 능선에 쌓인 눈마저 날아가고..

 

 뒤돌아 보이는 겨울 들판과 천제단은 이른 아침이라 찾는 사람 없이 황량한 모습이다.

 

 동쪽 하늘의 태양은 눈이 부시도록 빛나고..

 

 고목(枯木)의 가지 끝도 동쪽 빛을 향하는데..

 

 장군단(해발 1,566.7m) 위 차거운 서쪽 하늘에는 하얀 반달이 걸려 있다.

 

 08:20 주목군락지. 매번 보아도 사시사철 모두 절경이다.
           태백산 주목군락지는 우리나라 주목 서식지중 가장 큰 곳으로, 모두 2,800여 그루의주목이 있으며,
           산의 정상인 천제단을 중심으로 유일사에서 올라오는 능선 중간과 문수봉으로 가는 능선 중간에 군락을 이루고 있다.

 

 북서쪽에서 불어 오는 바람에 사진 찍는 손끝이 아리지만...  멋진 풍경을 두고 그냥 올 수는 없다.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을 간다는 주목(朱木)은 강인한 모습으로 추운 겨울을 견디고 있다.
 눈꽃이 핀 주목은 태백산의 설경을 전국 제일로 만들어 주는데.. 나목(裸木)의 요염한 자태도 더없이 아름답다.

 

 08:45 태백산에서 제일 크고 오래 되었다는 주목을 찾아서.. 무릅까지 빠지는 눈길을 힘겹게 올라 온다.

 

뒷쪽 산허리에 숨어 있는 주목 한그루.. 눈길에 발자욱도 없고 찾아오느라 조금 힘들었지만..

 

 푸른하늘에 손을 벌려 수채화를 그리는 듯.. 더 없이 멋진 모습이다.

 

 강인한 주목의 모습을 닮고 싶어서인지.. 추운 겨울이 더 추워지면 태백산을 오르고 싶어진다.

 

 09:00 망경사 도착, 겨울 한파에 용정(龍井)도 얼어 붙었다.
           용정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서 솟아나는 샘물로, 물이 솟는 지점은 해발 1,450m이며,
           100대 명수중 가장 차고 물 맛이 좋기로 유명한 샘물이다.우물이 용왕국과 통하고 있다는 전설이 있으며,
           옛날부터 지금까지 천제단에서 지내는 천제의 제수(祭水)로 이 물을 올리고 있다.

 

 망경사 앞 공터에서.. 겨울용 부탄가스를 뽁뽁이로 감싸고 테잎으로  붙여 보온까지 해 놓았으나,
 사발면 두개 먹을 물 끓이는데 30여분.. 아무리 추워도 먹어야 산다고.. 맨손으로 가스통을 덥혀가며.. 
 다행히 바람도 안불고 햇살이 비치니.. 노인봉보다는 양반이라.. 뜨거운 국물이 몸까지 녹여준다.

 

 10:00 망경사에서 하산 시작.  하얀 눈으로 덮힌 하산길은 힘들지 않고 재미도 있다.

 

 10:30 반재에 도착하니.. 올라오는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10:40 당골계곡물은 얼어도 옥색이다.
           당골이라는 계곡 이름은 계곡을 따라 많은 신당(당집)이 있었다 하여 그리 부른다고 한다.

 

 11:00 당골광장으로 하산을  완료한다.
           해발 870m에 조성된 광장은 당골계곡 이름을 따서 당골광장이라고 부르는데, 해마다 눈축제가 열리는 광장이다.
           올 해 태백산 눈축제는 구제역 때문에 아쉽게도 열리지 못하고...
           당골광장의 눈조각품들만 허전한 모습으로 구제역이 물러나기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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