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아침 노인봉(老人峰)에서..

박삿갓의 산행일기 2011. 1. 2. 23:05
 2011년 새해 아침 일출을 보기 위해 산을 오른다. 일출 명소중 하나인 노인봉(老人峰, 해발 1,338m)은
 황병산과 오대산 중간에 있으며, 동쪽 산자락에 소금강 계곡을 끼고 있다.
 노인봉은 정상에 기묘하게 우뚝 솟은 화강암 봉우리의 모습이 멀리서 바라보면 백발노인과 같이 보인다 하여 老人峰이라고 한다.

 맑은 날 노인봉 정상에서 동쪽을 바라보면 백마봉에서 황병산으로 산능선이 이어지며, 강릉 경포대와 삼양목장 풍력발전기,
 용평 리조트의 모습이 보이고, 멀리 동해(東海)에서 솟아 오르는 일출을 볼 수 있다는데..
 2011 신묘년 새아침에 동해바다에서 불어오는 강풍이 눈보라 까지 싣고 와 새해를 축복하는 서설(瑞雪)을 내리니..
 일출을 보려 산에 올라가 해는 보지도 못했지만, 새벽 설경과 동해바다의 힘찬 기운으로 맘껏 넓어진 마음에 시원함이 가득 하다.

▶ 위치 :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강릉시 연곡면 경계
▶ 산행경로 : 진고개 - 3.,9Km→ 노인봉정상 -3,9Km→ 진고개 원점 회귀 (총산행거리 : 7.8Km)
▶ 산행시간 : 4 시간 (05:50~09:50)

▶ 날씨 : 세찬 바람에 실려 오는 눈보라에 손 끝이 아플 정도로 시리다. (산행기온: -15℃)
▶ 산행일정 :
    03:40 영월 출발, 국도를 따라 진부로 가는 길, 한밤중에도 마을 길목마다 구제역 방역 작업중이다.
    05:00 방림I,C → 05:20 진부I,C로 나와,  05:40 진고개 도착하니 눈발이 날리고 바람이 차다.
    05:50 해드랜턴 불빛에 의지하여 어둠 속의 산길로 산행을 시작한다. (노인봉 정상 까지 3.9Km→)



07:00 산 허리길에는 아직도 어두움이 그대로 머무르고 있다. 



07:20 산등성에 올라서자 동쪽하늘에 먼동이 터 온다.



07:25 노인봉 갈림길. 여기서 노인봉 정상 까지는 약 300m 만 올라가면 된다. (← 소금강분소 9.9Km, 진고개 3.6Km→)
        눈발이 날리며 아직까지 하늘이 어둡자 일출 보기를 단념한 등산객들이 갈림길에서 일행을 기다리고 있다. 



새해 새아침에 어둠도 물러간다. 노인봉 정상을 향하여 발걸음을 내 딛는다. 



하늘은 조금씩 밝아지고.. 조금 먼저 올라 간 친구가 손을 치켜들고 신호한다.



07:30 새해 첫 아침, 노인봉 정상에 서자 찬바람마저도 시원하게 느껴진다.



노인봉 정상은 화강암 바위들로 되어 있다. 하산을 대비해 아이젠도 다시 점검하고..



정상표지석(해발 1,338m) 에서.. (단체 사진은 찍어 달라고 부탁 했지만 디카 충전지가 얼어 동작이 안된다.)



07:45 이제는 날이 훤하다. 맨손으로 디카를 가슴에 대고 한참을 있으니 다시 동작된다.  



07:50 정상 표지석 주변은 단체로 올라 온 등산객들로 서 있을 틈이 없을 정도로 복잡해 지고.. 서둘러 하산을 시작한다.



08:10 하산길은 하얀 눈세상이다.
        눈썹에도 서리가 붙어 진짜 할아버지들 같은데, 지난 해에 진갑 지났다는 친구가 뭘 먹었는지.. 뒤 따라 다니기가 힘들다. 



08:50 바람이 좀 덜 부는 자리를 골라 각자 아침식사를 준비한다.



지나 가던 등산객 몇명이 밥 먹는 모습을 보더니.. "올해는 꼭 로또 1등 당첨 되세요' 라고 걱정 반, 격려반..하며 내려간다.



뒷 모습들을 보니 그럴만도 하다.



막상 밥먹으려 배낭을 풀러 보니.. 정말 좀 그렇다. 그래도 보온도시락은 온기가 남아 있고, 보온병 된장국도 미지근하다.
새 보온병에 담아온 따뜻한 물로는 밥 먹고 나서 커피도 서비스 했지만, 특별히 추위 대비용으로 가져 온 복분자주는 그냥 눈속에 딩군다.



눈바람은 점점 더 세차게 불어오고.. 아무리 추워도 먹어야 산다지만.. 옆에서 보니 정말 좀 그렇다. 



09:20 눈속 추운가든에서 멋진 아침식사를 마치고 다시 산을 내려간다.



하산길은 불어오는 찬바람에 서리꽃이 핀다.



09:35 산을 거의 내려서니 들판에 눈보라가 몰아친다. 이런 멋진 장면을 두고 그냥 갈 수 없다.
        앞서 가던 친구들을 불러 세웠더니 폼을 잡는다.(사실은 손이 시려 겨드랑이에 넣고 있슴) 



09:45 들판에 홀로 서 있던 나무 한 그루.. 주위에 구상나무 묘목들이 건강하게 자라고 있어.. 이제는 외롭지 않다.



고개마루에는 삭풍(朔風)이 나뭇끝에 몰아치고..



09:50 하산을 완료하니. 진고개(해발 960m)는 완전 시베리아 풍경이다.



10:35 북강릉I.C → 11:20 옥계I.C, 11:30 망상 해변, 새해의 동해바다는 거센 파도에 힘찬 기운이 넘친다.



이렇게 높은 파도는 처음 보았다며 가더니.. 밀려오는 파도에 앞서 힘차게 뛰어 온다.



11:50~13:00 망상 약천온천에서 얼었던 몸을 녹이고.. 돌아 오는 길..옥계항 해변의 파도는 등대를 삼킬 듯이 방파제를 넘나 든다. 



14:00 백봉령(해발 780m) 향토 음식점에서, 메밀전병과 꿩만두국으로 따뜻한 식사를 하니.. 마냥 배 부르다.



17:00 정선, 미탄을 지나. 마차 분덕재를 넘어..  영월로 돌아오니 서산에 걸린 해가 더 없이 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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