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산(太白山)의 여름

박삿갓의 산행일기 2012. 8. 5. 21:12

태백산은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의 주목이 자생하고 있는 영산으로 하늘에 제사를 지내며 나라의 평온을 빌었던 곳이다.
이어지는 폭염에 더위를 이겨보고자 배낭을 챙겨 태백산을 오른다. 폭염과 가뭄을 멎게 해 달라고 기원이라도 올리고 싶다. 

▶ 산행일시 : 2012. 8. 4 (토요일)  * 산행인원 :  2 명
▶ 산행경로 : 유일사입구 - 4.0Km→ 천제단 - 2.2Km→  반재 - 2.2Km→ 당골광장  (* 총산행거리 : 8.4 km) 
▶ 산행시간 : 5시간 50분 (09:30 ~ 15:20)  * 점심 식사시간 40분, 사진 촬영 시간 포함 
▶ 날씨 : 폭염이 계속되는 여름 날.. 산행시 땀은 나지만, 차라리 시원하다.(산행기온 : 26 ~27℃) 
▶ 산행일정 : 08:00 영월 출발 → 09:20 유일사 입구 도착.  
                 주차장 표고  해발 890m로 차에서 내리자 시원함을 느낀다.(당시 기온 26℃)

 


09:30 산행시작.(천제단 4.0Km →)
 


 햇빛이 비치는 산길은 .. 쉬땅나무의 하얀 꽃(진지매?)이 피어 있는데.. 은근히 덥다.


표범나비도 더위에 지친 듯 가만히 앉아 있다.


나무 그늘은 좀 시원하지만.. 골짜기라 바람도 멎고.. 그늘을 벗어나면 태양이 작열한다.


길가에 드문 드문 핀 '말나리'의 얼굴빛도 뜨겁다.


우거진 수풀속에 '모싯대'가 보인다. 영어로는 Lady bell 이라고 불리며, 보통 자주빛인데.. 흰색으로 핀 모습이 더 예쁘다. 


'까치수영'도 더위에 꼬리를 내리고 있고..


한구석에 '개망초'가 흐드러지게 피어있다.


높다란 주목을 지나..


10:45 유일사 쉼터 도착, 천천히 올라오다 보니.. 여기까지 한시간이 넘게 걸렸다.(← 유일사매표소 2.3Km, 천제단 1.7Km →)


골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온다. 고갯마루에 앉아서 간식으로 준비한 두텁떡을 먹으며 한참을 쉬어간다. (유일사 100m ↘)


'야생 동물 주의 안내' 멧돼지 등 야생동물이 등산로 주변에 빈번히 출몰하니 주의를 당부하는 안내문이다.
지난 겨울 태백산에 둘이 올라 갔다가 멧돼지를 맞닥뜨리고 난 후부터는 멧돼지 만날까 은근히 겁이 나,
주말이라 사람들이 있겠지 하고.. 멧돼지가 노란색을 싫어한다고 하여 오늘도 노란색 옷을 입고 왔다.
하여간, 멧돼지는 등을 보이고 도망가는 다른 동물을 얕잡아보고 공격하는 습성이 있기 때문에 
맞닥뜨릴 경우 절대 소리를 지르거나 뒤돌아서 도망가지 말고 주위의 나무, 바위 등 엄폐물로 피해야 한다. 


능선위로 올라서자 시원한 바람이 그만이다.


배낭에 매달고 다니는 작은 온도계도 27℃ 정도다.


그늘 아래 피어있는 흰꽃(나물취 종류 ?)도 시원하게 보인다.


길 옆에는 '동자꽃'이 더위를 이겨내고 있다..



11:30 주목군락지에 이른다.
 


노루오줌 같은데.. 질 때가 되어서인지.. 더워서인지.. 색깔이 짙다.


산돼지가 여기저기 많이 파 놓았다. 더운데 좀 가만히 있지 않고..


더우면 주목 그늘에서 한참을 쉬어간다. 오늘은 바쁠 것도 없고.. 피서차 온 산행이니.. 쉬엄쉬엄 다니면 된다. 



11:45 망경사 갈림길 도착, 하늘에는 뭉게구름이 피어 오른다.(← 망경사 0.6Km, 천제단 0.7Km →)


'도라지모싯대'와 '말나리'가 사이좋게 피어있다.


주목은 하늘로 팔을 벌리고.. '구릿대'는 구름속에 꽃을 피우고 있다.


흰구름은 주목을 품으며..  저 멀리 함백산까지 품으려 한다.


오늘 하늘과 구름이 너무 예쁘다며 신이 났다.


허긴, 주목들도 예쁜 구름이 좋은 듯 하늘로 팔을 뻗는다.





분홍빛 '둥근이질풀' 군락 속에 하얀 꽃 한 송이가 피어 있다. 흰색은 처음 보았는데.. 변종일까? 어쨌든 유달리 예쁘다.


12:15 장군봉 도착, 잠자리가 나무 끝에 앉아 졸고 있다.




남동쪽 방향으로 문수봉이 보이고.. 오른쪽 저멀리 봉화방향으로 '봉화마이산'이라는 '달바위봉'이 흐릿하게 모습을 보인다. 


영월, 상동쪽 방향.. 장군단(將軍壇) 전경을 찍기 위해 사람들이 다 가기를 한참이나 기다리고 있었다.


장군단(將軍壇)은 하늘에 제사를 지내기 위하여 만들어진 태백산 천제단(天祭壇) 3기(基)의 제단 중의 하나로,
중앙부에 있는 천왕단으로 부터 북쪽 300m 지점에 위치하며 천왕단에 비해 조금 작으며 원형이 비교적 잘 남아 있다.


장군단 앞 쪽 남쪽 방향 약 300m 지점에 천제단(천왕단)이 위치한다.


바윗틈에 피어 있는 '쑥부쟁이'(보통 들국화라고도 부른다.) 햇빛이 너무 강하여.. 가리고 찍었다.


몇 백년을 견디었을까? 고사된 주목에서도 강인함이 느껴진다.


들꽃도 햇빛이 눈이 부시다.. (어수리?)


되돌아 보이는 장군봉(해발 1,567m)의 모습


천제단이 가까워지자.. 발걸음이 빨라지고..


시원하게 불어오는 태백산의 바람에 두 팔을 벌린다.



12:35 천제단 (천왕단, 해밣 1,560.6m) 도착!





천제단(天祭壇)은 천왕단(天王壇)을 중심으로 북쪽에 장군단, 남쪽에는 그보다 규모가 작은 하단(下壇)의 3기(基)로 구성되어 있으며, 
높이 24m 둘레 27m 너비 8m의 원형제단으로 녹니편마암의 자연석으로 쌓여졌으며 위쪽은 원형이고 아래쪽은 사각형이다.
산 정상부에 이 같은 규모의 제단이 있는 곳은 태백산이 유일하다. 정확한 제작 연대는 알 수 없으나, 고문헌과 구전에 의하면
신라, 고려, 조선, 구한말에도 지역 수령과 백성들이 이곳에서 천제를 올렸다고 한다.

지금도 매년 개천절 이곳에서 제사를 받드는데, 중앙에 태극기와 칠성기를 꽂고 주변에는 33천기(天旗)와 28수기(宿旗)를 세우며,
9종류의 제물을 갖춘다. 1991년 중요민속자료 제228호로 지정됐으며, 강원도민체육대회의 성화가 채화되는 곳이다.


'한배검'은 대종교에서 단군을 높여서 부르는 표현이다. * 검(儉)은 단군왕검을 가리키는 말임.



12:50 하산을 시작한다.


단종비각(端宗碑閣)



13:00 망경사에 이른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높은 곳의 샘이라는 용정(龍井)의 물도 가뭄에 조금씩 졸졸 나온다.
          망경사에서 점심 먹을 생각이였으나.. 햇빛이 뜨거워 식수만 보충하고, 바람과 그늘을 찾아 그냥 내려간다,

 

망경사 [望鏡寺]

대한불교조계종 제4교구 본사인 월정사(月精寺)의 말사이다. 652년(진덕여왕 6)자장(慈藏)이 창건하였다.

전설에 의하면 태백산 정암사(淨巖寺)에서 말년을 보내던 자장율사가 이곳에 문수보살(文殊菩薩)의

석상이 나타났다는 말을 듣고 찾아와, 절을 짓고 석상을 봉안하였다고 한다.

그 뒤의 역사는 미상이며, 6·25 당시 불탄 것을 현 주지의 노력으로 중창하였다. 현존하는 당우로는 대웅전과

샘이 있는 용왕각(龍王閣), 요사채·객사 등이 있다. 용왕각에서 분출하는 물은 낙동강의 원천이 된다고 한다.

사찰 부근에는 단종비각(端宗碑閣)이 있는데, 영월에서 죽은 단종의 혼이 백마를 타고 이곳에 이르러

태백산 산신이 되었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망경사 [望鏡寺]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13:40 반재 도착, 식탁도 멋지고.. 시원한 그늘에 바람까지 불어온다.


13:40 ~ 14:20 점심식사. 오늘 식단은 참치통조림에 김치, 그리고 짭잘한 오이지 등이다.


당골계곡은 상수원 보호구역이라 들어서지는 못하지만.. 보기만 해도 시원하다.


당골계곡의 수량도 많이 줄었다. 비가 빨리 왔으면 좋겠다.



물가에 피어있는 노란물봉선.. 흰색과 분홍 물봉선도 있는데.. 더위에 꽃이 거의 다 시들어 아쉽다.


숲 그늘에 숨어 핀 산수국, 토양에 따라 색을 달리 하는 꽃이라고 한다. 토양이 중성이면 이렇게 흰색이지만, 산성이면 청색으로,
알카리성이면 분홍빛으로 변한다. 꽃봉우리 주위의 커다란 꽃잎은 암술도 없고 수술도 없고 꿀도 들어있지 않은 가짜 꽃
즉 헛꽃이다. 가운데 부분에 작은 꽃들이 진짜 꽃이다. 그러나 이 꽃은 꿀이 없기 때문에 벌이나 나비가 날아들지 않는다고..


15:20 당골광장 하산 완료.


당골광장(해발 870m)의 온도계.. 조금 전까지 27℃ 였는데.. 금방 1℃가 올라갔다.. 그래도 태백은 시원한 편이다.


오늘..  영월은 최고 기온이 38℃라고.. 기상 관측이래 18년만의 폭염이라고.. 저녁 뉴스에도 나왔다.
태백산을 올라갔더니 땀은 나도 시원하던데.. 산행후 영월로 돌아오니 완전 찜통 더위였다.(35℃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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