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寺의 아침 (오세암에서 백담사로.. )

박삿갓의 산행일기 2012. 6. 29. 11:30

설악산 오세암은 신라 제27대 선덕여왕 12년 계모년에 자장율사께서 관음조의 안내를 받아
관음봉 아래에 초암을 짓고 관음진신을 친견하고서 관음암을 창건하시니
관음진신의 상주처요 해동제일선원으로 수많은 고승대덕 스님들이 수도정진하였다.
고려 때 설정대사가 암자를 중수하고 어린 조카를 데려와 양육하던 중
한 해 겨울양식을 구하러 간 사이 폭설이 내려 어린 조카가 혼자서 겨울을 나면서
관세음보살을 친견하고 견성득도한 후로 오세암(五歲庵)이라 개칭하였다.. (이상 雪嶽山 五歲庵 寺蹟碑 내용 인용) 


▶ 산행일시 : 2012. 6. 17(일요일) ~ 6. 18(월요일) 1박 2일간 * 산행인원 : 4 名
▶ 산행경로 : ┌백담사 - 3.5Km→ 영시암 - 1.2Km→ 수렴동대피소 - 5.9Km→  봉정암 - 4.1Km→ 오세암 (1일차 14.7Km)                
                 └오세암 - 2.5Km→ 영시암 - 3.5Km→ 백담사 (2일차 6Km)  * 총산행거리 : 20.7Km 
▶ 산행시간 : ┌ 1일차 :10시간 20분 (10:10 ~ 20:30)  * 점심 식사 40분, 저녁 식사 40분 포함.  
                  └ 2일차 : 2 시간 40분 (06:50 ~ 09:30)  * 총산행시간 :13시간 (오세암 체류 시간 제외)
▶ 날씨 : 오세암의 밤은 후덥덥하지만.. 새벽녘 山寺의 맑은 공기에 가슴까지 시원하다. (산행기온 : 21 ~26℃)

산행일정 (2일차) :     
    6.17(일) 20:30 오세암에 도착하여..    21:00 숙소를 배정 받고 일찍 소등을 하고 잠자리에 들었으나..
    갑자기 후두둑하는 벌레소리에... 어머나!.. 하고 옆에서 더 난리다. 전등을 켜고 보니 커다란 나방이 온 방을 날아다닌다.
    전등을 끄고 방문 앞에서 헤드랜턴을 켜고 유인 했더니.. 밖으로 날라가.. 잠 좀 자려는데.. 또다시 후다닥! 후다닥! 거린다.
    다시 전등을 켜고 이리저리 마구 날라다니는 풍뎅이 같은 벌레를 잡고 나니.. 이번에는 옆방 이야기 소리가 점점 커진다. 
    일요일 밤이라 산행객들이 적어 1.2호실 두 팀 뿐이지만.. 판넬로 지은 숙소라 방음이 잘 안된다. "잠 좀 잡시다.." 몇 번 하고..
    방충망이 있지만 또 벌레가 들어올까 한 쪽 창문은 닫고.. 낮동안 햇볕에 달은 숙소는 군불을 땐 것처럼 방바닥이 뜨듯하다.  

밤 12시.. 오세암의 여름밤은 깊어만 가는데.. 잠은 오지 않고.. 밖으로 나가 보았더니 밤하늘에 별이 총총하다. 
새벽 3시경..  꿈인지 생시인지..  목탁소리와 불경소리가 아련하게 들리더니..  점점 더 가까이에서 들려 온다.
법고 소리는 난타공연을 하듯 두드림이 빨라지고.. 목어와 운판소리.. 이어져 울리는 범종소리에 만물이 잠을 깬다.
기왕 잠도 안오는데.. 범종 치는 걸 보자며 모두들 주섬주섬 밖으로 나와 숙소 바로 윗쪽에 있는 범종각으로 간다. 

 03:50
 경건하게 울려퍼지는 범종소리.. 졸리고 피곤한 중생의 번뇌를 잠시나마 잊는다. 

 

 

법당에서는 촛불을 밝히고 반야심경 등 불경을 외는 스님의 아침예불 소리가 낭랑하다.




다시 숙소로 돌아와 새벽잠을 청해보지만. 부시럭 부시럭.. 엎치락뒤치락.. 옆 친구는 조용히 코를 골며 잠이 들었다.
05:00 모두들 기상하여.. 세수도 하고 침낭을 개어 배낭도 다시 챙기고.. 부지런히 산사의 아침을 맞는다. 

 

 

05:30 숙소에서 나와 오세암 경내를 둘러보러 올라간다. 친구들은 부처님께 인사드리러 조금 먼저 올라갔다.
        (문수동은 철골및 판넬등으로 지은 2층 구조로, 1층에 1호실~ 5호실, 2층에 6호실~10호실이 있다.) 

 

※ 아래 오세암 경내도는 클릭하면 좀 더 큰 사이즈로 볼 수 있슴. 

 

천진관음보전(天眞觀音寶殿) 앞 쪽에 범종각(梵鐘閣)이 있고. 범종각 오른쪽 아래에 숙소인 문수동이 있다.

 

 

범종(梵鐘)과 법고(法鼓)소리는 어디까지 울려 퍼져.. 어느 중생(衆生)의 번뇌(煩惱)를 일깨우려나...

 

 

 

신축 불사중으로 보이는 소원불법당 벽면에 '관세음보살을 개인 소원불로 모시는 십종공덕'을 나열한 현수막이 걸려있다. 

 

샘터의 동자승도 아침을 맞이하고, 오늘도 지나가는 객들에게 감로수를 보시(普施)한다. 

 

가뭄에 시달리는 중생들에게 한방울 한방울이 소중한 샘물이다. 

 

06:00 아침공양 시간에 맞추어 공양간으로 간다. 

 

월요일 아침공양이라 줄도 서지 않고 비교적 조용한 분위기인데... 동작 빠른 친구는 벌써 밥을 푸고 있다. 

 

먹을 만큼의 밥 한 공기와 미역국.. 반찬은 돌산갓김치 한가지이지만.. 재워주고 먹여주고.. 그저 고마울 뿐이다.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서 아침공양.. 관세음보살님 감사합니다. *^^ 

 

식사후 커피와 사탕도 준비되어 있다. 종무소 담 아래로 보이는 큰나무가 무슨 나무인가 물어 보았더니 '보리수'라고 한다. 

 

방문이 열려져 있는 연화동이 여자분들의 숙소다. 

 

06:20 아침공양후 동자전(童子殿), 삼성각(三星閣)을 둘러보는데.. 동자전 위쪽으로 보이는 바위봉우리가 관음봉인 것 같다. 

 

삼성각( 三聖閣)은 불교 사찰에서 산신(山神)·칠성(七星)·독성(獨聖)을 함께 모시는 당우(堂宇)이다.

 

선방으로 들어가는 문 틈으로 운동기구도 보인다. 

 

06:50 2일차 산행길인 백담사를 향하여 하산을 시작한다.(백담사까지 6.0Km→) 

07:50 오세암 갈림길에 이른다.(← 봉정암 7.1Km, ↖오세암 2.5Km, 백담사 3.5Km →) 

 

오세암 갈림길에서 조금 내려오면 바로 영시암이다. 

 

08:00  오전 6시에 아침공양을 하고 나서 두시간 정도 산길을 걸었더니 출출하다.
           비상식량으로 준비해 온 찰떡을 배낭위에 올려 놓고 한 개씩 나누어 먹는다.

 

영시암 앞마당에 피어있는 해당화의 꽃향기가 아침 햇살과 함께 풍겨온다. 

 

09:10 수렴동계곡을 뒤로 하고.. 

 

월요일 오전이라.. 한적해진 등산로가 너무 좋다.  

 

09:15 백담탐방안내소를 지나.. 

 

 

백담계곡을 건너기 전.. 등산로 옆으로 좁쌀처럼 피어 있는 들꽃.. 이름을 모르면 무조건 들꽃이다.  

 

백담사 앞 계곡도 물이 마르고.. 넓은 돌밭에는 언제 누가 저렇게 쌓아놓았는지 각양각색의 수많은 돌탑들이 보인다. 

 

09:30 백담사 하산완료.

 

가을 단풍철이면 셔틀버스 승강장에서 수심교 다리로 이어져 다시 잠수교 건너로.. 수백명 길게 기다리던 다리가 이렇게 조용하다.  

 

 

09:55 셔틀버스 출발.. 10:10 용대리 도착.. 미시령 구도로로 올라가 그늘에 차를 세우고 한시간쯤 자고.. 속초로 간다. 

 

12:00 속초 콩꽃마을 인근에서 시원한 막국수와 메밀왕만두로 점심식사. 

 

12:40 속초 척산온천휴양촌.. 보통 1시간 정도인 온천시간을 오늘은 특별히 두 시간 준다. 그래도 시간이 남아.. 
         고성으로 올라가 천강정 부근 바닷가에 '관동팔경 8백리길' 이라는 안내판과 데크길이 일부 보이는데.. 좀 그렇다. 

 

속초 아바이마을로 이어진 다리가 보이는 어느 생선구이집에서 이른 저녁 먹고.. 





 17:00 하조대 I,C로 진입  → 장평 I,C... 
 20:30 영월 도착, 1박 2일간의 산행일정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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