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월의 산소길 '장릉 웰빙등산로'

박삿갓의 산행일기 2012. 4. 25. 15:15

'장릉 웰빙등산로'는 지난 주 산행을 하였던 발산(삼각산)의 한 자락으로 장릉과 물무리골을 안고 이어지며,

2004년경 대한민국에 웰빙열풍이 불기 시작하면서 기존등산로를 보수, 보강하면서 만들어졌다.

이곳 마을은 단종의 넋이 잠든 능(陵)이 있는 곳이므로 '장릉(莊陵)' 또는 '능마을 → 능말'이라고 한다.

 

능말 웰빙주차장을 출발해 웰빙산,한골,물무리골을 거쳐 다시 장릉입구 쪽으로 돌아오는 약 6㎞ 코스는 생태체험장을 거치게 된다.
등산코스는 약 4Km 거리로 소요시간  2시간 정도로 완만한 편이며, 중간 중간 마련된 쉼터에서 산림욕을 즐길수 있으며,

내려오는 길에 한골에 조성중인 '생명의 숲'과 물무리골 '생태학습원'을 두러보고 장릉 보덕사 금몽암등 유적도 찾아볼 수 있다.

 

 

▶ 산행일시 : 2012. 4. 22 (일요일)  * 인원 : 2 名
▶ 산행경로 : 능말 웰빙주차장(보리밥집 앞) - 돌탑쉼터 - 노송쉼터- 한골 - 물무리골 - 엄흥도기념관 - 장릉입구

                  (산행거리 : 등산로 약 4 km, 생태탐방로 : 약 2Km, 총 6Km )  
▶ 산행시간 : 2시간 30 분(14:00 ~ 16:30 )  * 한골 및 물무리골 생태탐방 약 1시간 정도 추가 소요됨.

▶ 날씨 : 어제는 세찬 비바람이 불더니 오늘은 날이 개이는 듯.. 바람은 차지만 맑은 공기에 가슴까지 시원하다(산행기온 : 10 ℃)

▶ 산행일정 : 14:00 장릉 웰빙주차장 바로 앞에 있는 들머리로 산행을 시작한다.

 

 

등산로 초입에 멧돼지를 조심하라는 경보판이 제일 먼저 눈에 띠인다. 이 지역은 수렵금지 구역이라 야생동물이 모이게 되고,

아주 드문 일이기는 하지만 '야생동물(멧돼지, 뱀등)이 출몰하는 지역으로 탐방객의 각별한 주의를 요한다'고 한다.

얼마 전 태백산에 둘이 올라 갔다가 갑자기 멧돼지를 맞닥뜨리고 난 후부터는 산에 오면 멧돼지 만날까 은근히 겁이 나지만,

그래도 휴일이니 사람들이 더러 있겠지 하고는, 멧돼지가 노란색을 싫어한다고 하여 노란 비닐우의도 두 벌 배낭에 넣어 왔다. 

※ 하여간, 멧돼지는 등을 보이고 도망가는 다른 동물을 얕잡아보고 공격하는 습성이 있기 때문에 
    맞닥뜨릴 경우 절대 뒤돌아서 도망가지 말고 멧돼지 시선을 마주보며 뒷걸음질로 피해야 한다네요. *^^

 

 

등산로 입구에서 오른쪽으로 보이는 산은 지난 주 올라갔던 발산(삼각산)이고, 그 아래쪽 산기슭에 보덕사가 자리잡고 있다.

 

 

웰빙주차장에서 '장릉 웰빙등산로'로 올라가는 길목의 장승은 능말에 살고있는 선배가 오래전에 만들어 놓은 것이다.

 

 

10분쯤 산을 올라오면 동서쪽 송림 사이로 보이는 능선을 따라 '웰빙등산로'가 이어진다.

 

 

영월읍내의 아파트가 보이고, 저 멀리 태화산(해발 1,027m)은 꼭대기가 구름에 가려 있다.

 

 

등산로 옆 숲에 '분꽃나무'의 화사한 꽃이 눈길을 끈다. '분꽃나무'는 인동과의 낙엽성 관목으로 꽃은 가지끝에 한송이가 달린다.

꽃이 지면 열매가 달리는데,   녹색에서 붉은색으로 변하다가 검게 익는다. 씨앗에는 세로로 줄이 그어져 있는 특징이 있다.

 

 

솔잎과 갈잎 틈새로 함초롬하게 꽃을 피운 '각시붓꽃" 새각시를 닮은 모습처럼 예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각시'라는 이름의 꽃은 작고 여린 꽃이라는 의미를 지니며, 꽃봉오리가 마치 먹물을 머금은 붓과 같다는 고운 우리말 이름이다.

 

 

앞에 보이는 능선으로 올라서면 돌탑이 있는 쉼터가 있다.

 

 

잎에 얼룩무뉘가 있어 '알록오랑캐'라고도 하는 '알록제비꽃'은 지난 주 발산 양지쪽에서 본 것보다 음지라 보라빛이 흐리다.

제비꽃은 종류만도 30여종이 넘는다고 한다. 노랑제비꽃, 흰제비꽃, 분홍제비꽃등이 잇고 흔히 보이는 것은 보라색이다.

일명 오랑캐꽃이라고도 하는 이유는 제비꽃이 필 때면 오랑캐가 처들어와 노략질을 했기 때문이라니 슬픈 사연을 간직한 꽃 이름이다. 

꽃말도 꽃색갈에 따라 달라 보라색은 정절, 흰색은 순진무구한 사랑, 노랑색은 농촌의 행복, 하늘색은 성실과 정결을 나타낸다.

 

 

그늘 아래 숨어 핀 진달래꽃도 햇빛을 그리는 듯 연한 빛깔이다. 어릴 적 진달래꽃을 참꽃이라고 따먹으러 산에 다니던 생각이 난다.

 

 

송림사이로는 영월읍의 모습이 아련하게 보인다.

 

 

비가 올 듯한 날이라 산을 찾은 사람들이 보이지 않더니.. 그래도  아이들과 같이 온 가족팀 3명이 뒤딸아 올라와 저만치 앞서가고 있다.

 

 

15:10 돌탑이 있는 쉼터에 이른다.

 

 

올라오면서 만났던 가족팀 3명이 돌탑쉼터에서 쉬다가 금몽암 방향으로 가고.. 아무도 보이지 않는 산에 간간히 새소리만 들린다. 

 

 

돌탑쉼터에서 10분쯤 쉬다보니 차거워진 날씨에 바람마저 세차고 많이 춥다. 조끼를 더 껴입고 엄흥도 기념관쪽으로 향한다.

 

 

장릉 웰빙등산로는 500년이 넘은 소나무가 이어지는 등 거의 소나무 숲으로 형성된 오솔길이다.

음이온이 많아 건강에 좋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찾는 이들이 많이 늘어 났으며, '산소길 걷기' 행사등도 하고 있다.

 

 

 

15:45 노송나무 숲속 쉼터 도착. 이곳에도 돌탑을 쌓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노송나무 숲속쉼터에서 조금 올라오면 오른쪽 옆으로 석회암 자연동굴이 있는데.. 수직동굴로 위험하여 접근이 금지된 곳이다.

 

 

소나무 우거진 숲은 신록이 돋아나며 싱그러운 기운을 가득 담고있다.

 

 

등산로 바로 옆까지 여기저기 멧돼지가 파놓은 흔적.. 채 마르지 않은 제법 굵은 짐승 배설물도 보이고.. 또 겁 먹었다.

조심조심 주위를 살피면서 머뭇거리며 가다가.. 다행히 반대쪽에서 중년부부 2명이 오는 모습을 보고 그제서야 마음을 놓는다.

 

 

산돼지 걱정을 덜고 나니.. 멋진 바위의 모습도 눈에 들어 온다.

 

 

16:10 어제부터 갑자기 추워진 날씨와 세찬 비바람에 떨어진 진달래 꽃잎을 가벼운 마음으로.. 살며시 즈려 밟으며.. 산을 내려간다.   

 

 

16:30 산을 내려서 '한골(大谷)'에 이른다. 

 

 

'한골'은 '물무리골' 서쪽 바로 옆에 있는 골이다. '한'이란 '크다'라는 뜻으로 골짜기가 크고 넓으므로 '한골'이라 하는데,

'단종장릉 생명의 숲'으로 새로 단장하기 위하여 탐방로를 우드칩으로 깔고 야생화 단지등을 조성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우드칩 탐방로를 한바퀴 돌아보는데 비가 내린다. 하지만 오늘은 고어자켓에 배낭카바까지 준비했으니 이정도 보슬비쯤은 아무 문제없다.

 

 

전나무 숲길을 지나 물무리골에 이른다. 우측으로 엄흥도 기념관이 보이며, 좌측으로 물무리골  탐방로 테크가 보인다.

예전 전나무숲의 잡풀, 잡목등을 깨끗이 제거하고 우드칩으로 길을 깔고 평상도 만들어 놓았지만.. 뭔가 아쉬운 마음이 든다.

 

 

16:50 탐방로 데크를 따라 물무리골로 들어선다.

 

장릉 서쪽, 육상습지의 원형을 그대로 유지한 영월 장릉 '물무리골'에 '생태학습원'이 조성돼 탐방객들을 맞고 있다.

물무리골 7만5,617㎡에 조성된 생태학습원은 석회암지대이고 배수가 잘 되는 곳에 형성된 습지로 백부자, 산작약, 갈기조팝나무,

거센털개지치, 닭의난초, 병아리꽃나무, 잠자리 난초, 좀개미취, 진퍼리잔대, 참작약, 털댕강나무 등 희귀식물종이 다양하게 자라고 있다.
원목통나무의자, 포토존 등 쉼터가 들어서고 자연훼손이 없이 안전한 관람을 위해 1,112㎡에 달하는 관람로 데크가 설치되어 있다.

 (* 위 내용은 모 지방지에 게재되었던  기사내용 참조)

 

 

물무리골 탐방로 주변에 잠자리, 벌레, 나비등 여러가지 모형을 여기저기 많이 만들어 놓았는데.. 보기가 좀 그렇다.  

 

 

잡풀이 가득한 모습이 더 자연스럽고 좋아 보이니.. 눈이 흐려진 탓일까?

 

 

늡지 도랑도 돌로 축대를 쌓지 않고 예전 모습대로 그냥 두었더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이 모습은 예전 물무리골 그대로라.. 참 좋다.

 

 

물무리골 탐방로 데크를 한바퀴 돌아..

 

 

물무리골을 나서면.. 입구쪽에 '영월장릉물무리골 생태학습원' 안내도가 보인다.

 

 

 

17:20 충의공 엄흥도 기념관(忠毅公 嚴興道 記念館)에 이른다. (앞에  보이는 글귀는 기념관건립 취지문) 

 

 

충의공 엄흥도(忠毅公 嚴興道)는 영월 호장으로 있을 때 조선 6대왕인 단종이 유배와 승하하자 가족들과 몰래 시신을 수습해

현재 장릉에 안치한 후 뿔뿔이 흩어져 숨어살았다. 후세에서 그의 충절을 인정해 영조 34년(1759년) 공조판서로 추봉된 후,

순조 33년(1833년) 공조판서로 추증되고, 고종 13년(1876년)에 충의공(忠毅公)의 시호를 내렸다.

 

 

엄흥도 기념관을 둘러보고 나오는 길에서 보이는 장릉 경내의 모습.  

 

 

 담장 옆으로 난 길을 따라 장릉 입구쪽으로 향한다.

 

 

장릉은 조선시대 왕릉이 궁궐로부터 4㎞밖, 40㎞이내에 위치하도록 한 왕실 법도를 벗어나 지방에 위치한 유일한 왕릉이다.

어린나이에 왕위를 빼앗기고 유배된 후 사약을 받고 꽃다운 나이에 생을 마감했고, 이후 복위됐기 때문에 장릉은 영월에 자리 잡았다.


2009년 6월 제33차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위원회에서 영월 장릉을 포함한 조선왕릉 40기가 세계문화유산 등재됨에 따라,

장릉은 유네스코 협약에 따라 항상 보호를 받게 됐고 자연재해나 재난 때 유네스코로부터 기술및 재정 등을 지원받는다.

 

 

17:40 장릉(莊陵) 입구쪽 주차장 도착.

 

 

장릉이 바라다 보이는 전망이 좋은 집에서 오랫만에 오붓하게 돈까스도 먹고... 산행을 마무리한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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