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옆 공원에는..

박삿갓의 일상사 모음 2011. 7. 12. 12:57


 
아침 일찍 텃밭으로 가다보면.. 강 건너편으로 보이는 삼각산과 봉래산(蓬萊山) 1봉 위로 東江의 물안개가 멋지게 올라갑니다.

 


 
매일 한번 정도는 텃밭을 다녀오는데, 아파트에서 텃밭까지는 샛길로 걸어서 10분이 채 안 걸립니다.
 봉래산이 바라다 보이는 아파트 옆 공원에는 김삿갓 詩碑가 여러개 있는데.. 하나씩 보며 가면서 漢詩 공부도 합니다.



       四脚松盤粥一器    사각송반죽일기  
       天光雲影共排徊    천광운영공배회  
       主人莫道無顔色    주인막도무안색  
       吾愛靑山倒水來    오애청산도수래 

       네다리 소나무밥상에 주는 죽 한그릇에
       하늘 빛과 구름 그림자가 오락가락 하는구나
       주인 양반 무안해 하지 마시요
       나는 청산이 물에 비치는 것을 좋아한다오

      <無題> 죽  한 그릇   김삿갓(金笠) / 본명 김병연 金炳淵 1807∼1863) 

      ※ 김삿갓님의 詩에는.. 소나무, 하늘, 구름, 물, 그리고 청산(靑山)이 그대로 들어있습니다.
          방랑하는 신세에 굶주린 상황에서도 너무 묽어 둥둥 떠도는 구름이 비치는 멀건 죽 한 그릇을 받아놓고, 
          미안해 하는 주인에게 '나는 靑山이 물에 비치는 것을 좋아한다..'며, 이 詩 한 수를 읊습니다.



      一步二步三步立    일보이보삼보립
      山靑石白間間花    산청석백간간화
      若使畵工模此景    약사화공모차경
      其於林下鳥聲何    기여림하조성하

       한 걸음 한 걸음 세걸음 가다가 서니
       산 푸르고 바윗돌 흰데 틈틈히 꽃이 피였네
       화공으로 하여금 이 경치를 그리게 한다면
       숲 속의 새소리는 어떻게 하려나

      <상경(賞景> 경치를 즐기다. 김삿갓(金笠) / 본명 김병연(金炳淵 1807~1863) 

      竹詩 (金笠 詩)   

      此竹彼竹化去竹
          차죽피죽화거죽
      風打之竹浪打竹    풍타지죽낭타죽
      飯飯粥粥生此竹    반반죽죽생차죽
      是是非非付彼竹    시시비비부피죽
      賓客接待家勢竹    빈객접대가세죽
      市井賣買歲月竹    시정매매세월죽
      萬事不如吾心竹    만사불여오심죽
      然然然世過然竹    연연연세과연죽  

      대나무시 (김삿갓)

      이대로 저대로 되어가는 대로
      바람 부는대로 물결치는 대로
      밥이면 밥, 죽이면 죽 생기는 대로
      옳으면 옳고 그르면 그르대로
      손님 접대는 집안 형편대로

      시장에서 사고 팔기는 시세대로
      세상만사를 내 마음대로 안되니
      그렇고 그런 세상 그런 대로 살리라

      * 김삿갓님의 대나무시는 한자의 훈(訓)을 빌어 절묘한 표현을 하였습니다.

      此 이 차,  竹 대나무 죽  : 이대로
      彼 저 피,  竹                : 저대로
      化 화할 화(되다),  去 갈 거,  竹 : 되어 가는 대로
      風 바람 풍,  打 칠 타,  竹 : 바람치는 대로
      浪 물결 랑,  打           竹 : 물결치는 대로

       

      근데, 그냥 갈 수는 없잖아요.
      박삿갓 버전으로 한 구절 읊어 보았던 대학교시를 소개 합니다.  

      대학교시 (영월박삿갓)

      法竹醫竹 서울    법죽의죽서울죽
      心竹意竹不成竹    심죽의죽불성죽

      법대나 의대나 서울대라도,
      마음대로 뜻대로 아니 되는 대니.. 일류대(竹)만 너무 좋아하지 마시라고..  ㅎ 


 봉래산이 바라다 보이는 정자도 있고, 소나무 그늘 아래에 쉬어 갈 벤취도 있으니.. 잠시 기다렸다 같이 가도 되는데...


 
비가 고인 물에는 하늘 빛과 봉래산(蓬萊山)의 그림자가 비치고, 새소리도 들리는데... 관심 없는지 혼자 먼저 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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