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역 투구봉

박삿갓의 산행일기 2013. 5. 26. 20:25

승부역(承富驛)은 봉화군 석포면 승부리에 있는 영동선의 역이다. 태백 황지연에서 발원된 낙동강이 감돌아 흐르며

하늘도 세평이요, 꽃밭도 세평이요.. 첩첩산중의 오지라는 승부역은 1999년 환상선 눈꽃열차가 운행되기 시작하면서 
대한민국 최고의 오지 간이역이라는 장소로 인기를 끌어 신호장에서 다시 보통역으로 승격된 역이다.

승부역 인근의 투구봉은 임진왜란 당시 치열한 전투 도중 위장병과 옻이 올라 패전 상태에 있던 우리 의병들이
투구를 벗어놓고 약수를 마신 뒤 힘을 얻어 승리를 거두었다는 전설에 따라 투구를 벗어놓은 산을 투구봉으로,
그곳에서 나오는 그 물을 투구봉약수라 부른다.

 ▶ 산행일시 : 2013. 5. 24 (금요일)  * 산행인원 : 2 名
 ▶ 산행경로 : 승부역 → 영암선 개통 기념비 시작점 -1.5Km→ 정상 -1,0Km→  투구봉 약수터 -0.5Km→ 종점 
                    (투구봉 산책로 약 3Km 코스)  
 ▶ 산행시간 : 산행 약 1시간(15:00 ~16:00) + 트레킹 약 50분(16:00~16:50) 
 ▶ 날씨 : 올 들어 제일 무더운 날씨라는데 산간 오지라 그리 덥지 않고 약간 흐린 날 (산행기온 : 약 25~26℃) 
 ▶ 산행일정 : 한동안 봉화에 머물다가 오랜만에 영월로 가는 길에 승부역 투구봉을 돌아본다.

13:51 봉화역 출발 (봉화 → 승부 무궁화호 요금 3,400원)


춘양, 현동을 지나 분천역에 이르니.. 태극기와 스위스 국기가 분천역 구내 곳곳에 다정하게 걸려있다. 

한국-스위스 수교 50주년을 기념해 한국 분천역과 스위스 체르마트역이 23일 자매결연을 맺었다.
이 두 역은 각각 백두대간과 알프스 협곡을 달리는 특별한 관광열차가 운행되는 기착지다.

분천역(경상북도 봉화군 소천면 분천리)은 철암역과 함께 최근 개통한 백두대간협곡열차 브이트레인(V-train)의 기착지다.
청량산, 태백산, 배바위산, 월암산으로 첩첩이 둘러싸여 있는 오지마을에 위치하며, 옛 모습이 살아있는 기차역과 맞이방,
고즈넉한 마을 풍경이 향수를 자극한다. 브이트레인 운행 이후 최근에는 주말마다 1000명의 관광객이 찾고 있다.
백두대간 협곡, 낙동강변 등 트레킹 코스의 출발점으로도 새롭게 떠오를 전망이다.

스위스 체르마트역은 알프스 명산 마테호른(Matterhorn)을 오르기 위한 시작점으로
협곡을 다니는 파노라마 관광열차 빙하특급(Glacier Express)가 운행된다. 자동차 진입을 금지해
오직 기차로만 닿을 수 있는 알프스의 청정지역으로, 마을 전체가 스위스 전통 목조가옥 모습이 그대로 보존돼 있다.


14:51 승부역에 도착한다.


잠시후, 1번 플랫홈으로 철암역에서 온 협곡열차 브이트레인(V-train)이 도착하고.. 우리가 내린 2번 플랫홈 무궁화호는 철암으로 향한다.


하얀색 기관차와 분홍색 객차 3량으로 구성된 백두대간 협곡열차는 기관차 외관이 아기호랑이를 닮아 '아기백호'란 애칭을 얻었다.
백두대간 협곡열차(V-train)는 분천~양원~승부~철암간 27.7Km 구간을 왕복운행하며 시속 30Km로 달리는 관광전망 열차이다.


역사 아래쪽으로 조금 내려가자 선로반 사무소 뒤편으로  '영암선 개통 기념비'가 보인다.


협곡열차는 철교를 건너 터널로 들어간다.


선로반 사무소 뒤편 이승만 전대통령 친필기념비도 최근에서야 유명해졌다. 영암선 개통을 기념해 세운 비석이지만
이 전대통령의 친필임이 확인되면서 승부역의 명물로 등장한 기념비의 앞면은‘영암선개통기념’이라는 한자 행서 7자가,
옆면에는 ‘단기 4282년 4월8일 기공, 4288년 12월3일 준공, 교통부 철도건설국’이라는 내용이 음각돼 있다.


 

영암선 건설 당시 승부역 구간은 험준한 계곡과 암반으로 들어찬 산이 첩첩이 막아서 가장 난공사였고,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이 때문에 철길을 완성한 ‘무명 산업전사’들을 위로하기 위해

이승만 대통령의 친필이 새겨진 영암선 개통 기념비가 이곳 승부역에 세워졌다고 한다.

 


15:00 기념비 바로 옆, 마을 어귀에 있는 투구봉 산책로 출발점에서 산행시작 ( ↖ 투구봉 약수터 2.5Km, 종점 약 3Km)


몇 집 안되는 작은 역마을을 지나 능선길로 올라서면 강 건너편으로 우뚝 선 용관바위가 보인다.
용관(龍冠)바위와 용관바위 앞의 굴통소(窟筒沼), 뒷산 용등재 등은 전주이씨 7대조인 절충(節忠)장군의 전설이 어린 곳이다.

※ 용관바위는 석포면 승부리 승부역 맞은편에 있는 바위이며 전주 이씨 7대조인 절충장군이 이조 때 간신들의 모함으로
    산세가 험한 이곳 승부로 귀향오게 되어 재를 넘으려고 할 때 전둥과 번개가 심하여 주막에서 밤을 세우게 되었다.
    꿈에 용이 나타나 "나는 이곳 굴퉁소에 살고 있는 용이니라, 이 재는 나의 등이고 재넘어 바위는 나의 갓이니
    감히 이 재를 넘어 바위를 만지고 지나가는 자는 살아가지 못할 것이니 재를 넘지 말고 낙동강으로 돌아서 가라"고 하자
    무사했다고 한다.  그후 절충장군은 이바위를 용관바위(용의 갓)라 칭하고 매년 제를 올려 자자손손 큰복을 받았다고 함.
    그 이후로 어려움이 있을 때 용관바위를 향하여 소원을 빌면 소원이 이루어 진다는 전설이 구전으로 전해지고 있다.


철교와 터널도 내려다 보인다.


투구봉 능선으로 오르는 길..


어쩌다가 등산로 옆으로 고사리가 한, 두개 보이니..


가던 길을 멈추고.. 여기저기 고사리를 찾아 두리번 거린다.


산행을 온 건지.. 고사리를 꺽으로 온 건지 모르겠다. ㅎ



한 움큼 고사리를 꺾고 들고 나서야.. 정상 쪽으로 올라간다.  


능선위로 올라서자 하늘이 열리고 승부마을이 보이는데..생각보다 너른 옥토가 있는 마을이다.
승부(承富)라는 지명 유래는 대대로 부를 이어온 사람들이 많아서 생겨난 지명이라고 하니.. 산골부자가 많았나 보다.


한 손에는 고사리.. 한손으로는 밧줄을 잡고 올라서자...


앞 봉우리가 더 높아 보여 저기가 정상인가 했더니.. 이쪽이 정상이다.


15:30 정상 도착.



정상에서 바로 하산..


산골 마을과 낙동강 줄기가 내려다 보이는 하산길..


하산길은 조금 가파른 편으로 계속 밧줄이 매어져 있다.


거의 다 내려오면 골짜기로..  한 손에 고사리를 들고 오느라 오늘은 스틱도 안 짚고 저런다.  


골짜기를 따라 조금 내려오면 숲길 앞으로 콘크리트 농로가 보이는데.. 오른쪽으로 농로를 따라가면 마을로 가는 길이고,


농로에서 왼쪽.. 소나무 숲길로 들어선다.


투구봉 약수터 도착..


안내판에서 저쪽으로 약수터가 보인다. 


투구봉 약수는 임진왜란 당시 의병들이 치열한 전투 도중 위장병과 옻이 올라 패전상태에 있었으나
한 장수가 이 약수를 발견하여 병사들에게 알려주자 의병들이 갑옷과 투구를 벗어놓고 약수를 먹고 바르자
곧 병이 나아서 전쟁에 사기를 얻어 승리를 거두었다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그후 이 약수를 투구봉 약수라 하였으며 특히, 이 약수는 위장병에 특효인 것으로 전해 내려오고 있다.


약수터에서 우거진 숲길을 약 3분정도 내려가면..


16:00 승부건널목 조금 위쪽의 철로변 종점에 도착한다.


투구봉 약수는 특히 위장병·피부병에 좋다고 한다. ㅎ


종점에서 좌측으로 피암터널과 승부건널목, 승부교가 보인다. 



승부교에서 상류쪽으로 보이는 모습..


다리를 건너 하류쪽으로 승부길을 따라 걷다보면..


저 아래에 승부현수교가 보인다.


그냥 갈 수 없다며.. 잠시 강가로 내려선다.


강가에서 투구봉쪽으로 보이는 모습.. 하늘도 개이고 하얀 구름이 피어 오른다.


낙동강에 손을 담그어 보는데.. 물가에 올챙이가 많이 보인다.


현수교를 건너가면 바로 승부역이다.



승부현수교를 지나면서 내려다 본 모습..


16:20 승부역으로 되돌아 오니.. 플랫폼 사이에 있는 하얀색 한 평 대합실 등.. 역 구내에 아무도 보이지 않고 한적하기만 하다.


승부역 역사 앞 바위에 쓰인 ‘승부역은 하늘도 세평이요, 꽃밭도 세평이나..’ 라는 글귀가 보인다.
말 그대로 사방이 태백산맥 산봉우리에 둘러싸여 있어서 하늘이 '세 평'밖에 보이지 않을 정도이니..
63년부터 20년 동안 승부역에서만 근무한 김찬빈씨가 65년 하늘만 보이는 승부역의 전경과
철도공무원의 자부심(?)을 표현한 이 글귀는 환상선 눈꽃열차가 운행되면서 일반에 알려졌다.

승부역은
하늘도 세평이요
꽃밭도 세평이나
영동의 심장이요
수송의 동맥이다


세 평 꽃밭(?)부터 한바퀴 돌아보는데.. 사랑하는 사람에게 엽서 한 장을 보낼 수 있다는 빨간 우체통이 보인다.


승부역 유물인 핸드카(Hand Car)는 궤도재료 및 보선작업용 공,기구를 운반하기 위해 사용된 인력 장비로,
개통 초기부터 열차운행이 적은 선로에 사용되었으며, 현재 운행하지 않고 유일하게 승부역에 보존되어 있다.


트레킹 코스로 승부역에서 참밭골로 배바위재와 배바위산을 거쳐 비동승강장까지 연결하는 6.5Km(3시간) 구간의 '고요숲길'트레일과
승부역에서 낙동강을 따라 양원역까지 걷는 5.6Km 구간 길이의 '낙동강비경길(6월말 개통)'이 있다.

양원역에는 비동승강장까지 2.2Km(1시간) 구간 '가호 가는 길'과 양원역에서 구암사를 거쳐 무주암까지 걷는 2.3Km(1시간) 구간의
'수채화 길' 등 트레킹 코스가 조성되어 있다.  * 비동승강장은 양원역과 분천역 사이의 임시승강장임.



순환열차를 기다리는 동안 시간이 남아.. 잠수교를 건너 참밭골로 배바위재를 넘는 코스로 가본다.


'눈꽃마을 승부'라는 표지석이 보이고.. 뒤쪽 나무 판자로 된 집안에는 예전 가재도구들과 낡은 풍금 등이 보인다.
이처럼 산골에서 풍금(올갠)을 연주하며 살았으니.. 승부(承富) 마을에는 정말 부자(富者)가 많이 살았나 보다. *^^


줄이어 늘어선 가게들은 문을 다 닫았다. 환상선 눈꽃열차가 다니면 먹을거리가 많다던데.. 오늘은 아무도 없다. ㅠ,ㅠ


배바위재로 넘어가는 등산로는 새로 다리도 놓고.. 조성중인 것 같다.


승부역에서 배바위재를 넘어 비동마을을 거쳐 분천역으로 가는 트레킹 코스.. 언젠가 한번 가 보기로 하고 발길을 돌린다.


다시 잠수교를 건너 오는데.. 백두대간 협곡열차가 터널을 빠져나와 철교를 건너 승부역으로 진입하고 있다.


협곡열차가 승부역 구내에 정차하고 있는 동안 잠시 올라가 열차안을 구경해 본다. 
밖이 환히 보이는 열차안에는 복고풍 난로도 있고.. 천정에는 구형 선풍기가 달려 있다. ㅎ


협곡열차(V-train)는 떠나고.. 한 평짜리 대합실에 둘이 들어 앉아 다음 열차인 순환열차(O-train)를 기다린다. 

승부역은 이승만 전 대통령이 세운 영암선 개통비가 있으며 '열차가 아니면 갈 수 없는 곳'으로
대한민국 오지 중의 오지로써 원시적 아름다움을 갖고 있습니다. (* 안내판 오른쪽 위에 있는 내용)


역사 담벼락에 걸려있는 안내문에는  '영암선 개통의 애환이 서려있는 곳, 승부역'이라 적혀 있다.


17:09 승부역 출발(승부 → 영월 순환열차 요금 12,100원)..  열차에 타자 배가 고파 깨찰빵과 커피, 과일 등 우선 먹고 본다. ㅎ 


철암, 태백을 지나 추전역에 잠시 머무르니.. 산이 높아 해는 벌써 서쪽으로 기울고 순환열차에는 붉은 빛이 어린다.. 19:15 영월역 도착.


※ 아래 안내도는 클릭하면 좀 더 큰 사이즈로 볼 수 있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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