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릉계곡 겨울 산행

박삿갓의 산행일기 2011. 2. 23. 19:25

무릉계곡은 1977년 국민관광지 제 1호로, 2008년에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 37호로 지정된 곳으로,
"물이 맑고 경치가 아름다워 중국의 무릉도원과 같다"하며, '한국의 그랜드캐니언'이라고도 불리운다. 
청옥산에서 발원하여 용추폭포로 흘러내린 물과, 두타산과 청옥산이 사이에서 발원하여 흘러내린 물이
쌍폭포에서 만나 무릉계의 큰 물줄기를 형성하여 무릉계곡을 따라 흐르게 된다. 
지난 동해안 지역 큰 눈으로 산과 계곡이 하얗게 빛날 무릉도원의 설경을 보고자 용오름길로 들어선다.

용오름 길은 삼화동 초입에서 시작하여 용추폭포에 이르는 길이 6Km 의 무릉계곡을 말한다. 
삼화사(三和寺) 창건 당시 약사삼불 삼형제가 서역에서 동해로 용을 타고 왔다는 전설이 있는데,
약사삼불(藥師三佛)을 싣고 용이 두타산을 오르던 길이라고 한다, 

▶ 산행일시 : 2011. 2. 20 (일요일),   동행인원: 5 명 
▶ 산행경로 : 삼화사 → 관음암 → 하늘문 → 쌍폭포 → 용추폭포 → 삼화사 (총산행거리 : 약 7 Km)
▶ 산행시간 : 4 시간 10분 (11:50 ~ 16:00)
▶ 날씨 : 우수(雨水)도 하루 지나.. 한파와 폭설도 물러가고 봄기운을 느끼던 날 (산행기온 : 0℃ ~ 8℃)
▶ 산행일정 : 09:30 영월 출발, 11:40  동해시 삼화동 무릉계곡 입구 주차장 도착.  
    11:50 송림 우거진 무릉계곡을 따라 산행을 시작한다. 



초입에서 만나는 금란정(金蘭亭), 지붕에 수북히 쌓여던 눈이 부분부분 떨어져 조금씩 녹아내리고 있다.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향교기 폐강되었고, 이를 분개한 유생들이 울분을 달래기 위해
금란계라는 모임을 만들고 그 뜻을 이어가고자 정각을 건립하려 하였으나 일본의 방해로 중단되었다.
1945년 서생계원과 자손들이 선인의 뜻을 받들어 처음 북평동 단봉 석경지의 계남 심지황 생가 근처에 건립한 정자로,
1958년 무릉계곡으로 이전 하였다고 한다.



금란정에서 조금만 더 가면 삼화사 일주문을 지나게 된다.  



삼화사로 건너가는 다리에도 눈이 수북히 쌓여있다.
 


11:00 삼화사 경내로 들어가는 천왕문(天王門)이다. 일주문을 지나면 천왕문을 거쳐야 사찰 경내로 들어서게 되는데,
        천왕문은 사찰을 지키고 악귀를 내쫓아 청정도량()을 만들고 사람들의 마음을 엄숙하게 하여,
       사찰이 신성한 곳이라는 생각을 갖게 하기 위하여 세워졌다. 
       그러나 가장 큰 의미는 수행자의 마음 속에 깃든 번뇌와 좌절을 없애고 정진할 것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한다. 



삼화사 왼편 산기슭에 기도도량인 듯.. 눈길을 밟으며 올라가는 스님들의 모습이 경건해 보인다. 



12:10 관음암 갈림길. 여기서 관음암 까지는 약 1.1Km, 암자로 올라가는 산길은 눈을 치운 데에 남향이라  많이 녹았다.
        질퍽대는 눈길을 밟으며 15분쯤 올라가니. 두타산과 청옥산이 이어지는 멋진 설경이 구름속에서 모습을 들어낸다.        





13:10 관음암(觀音庵)에 도착한다. 觀音이라, 소리를 본다면.. 어찌해야 소리를 볼 수 있을지 잠시 생각해 보았으나... 
        중생인 내가 세상의 소리를 보는 것이 아니다, 세상의 소리를 듣는.. 관음(觀音)은 관세음 보살의 준말이며, 
        관세음 보살은 괴로울 때 그의 이름을 정성으로 외면 음성을 듣고 구제하여 주신다는 보살님이라고 한다.   
        삼화사에서 서쪽으로 약 1.4Km 지점에 위치한 관음암은 예전에는 지조암(指祖庵)이라 했으며,
        일설에는 산쥐들이 길을 안내하여 지은 암자라 하여 쥐조암이라고도 불려 졌다고 한다.
        옛날 어느 스님이  땔감을 하려고 나무를 베었는데, 어디선가 나타난 쥐가  그 나무에서 나온 톱밥을 물고 사라졌는데,
        이를 이상히 여긴 스님이 쥐를 따라 갔다가  톱밥을 한군데에 모아둔 것을 보고 이곳이 암자를 지을 장소인가 여겨   
        그곳에다 암자를 지었고, 이 암자가 바로 지조암이라는 전설이 있다.



관음암에서는 두타산의 우람한 모습이 마주 보인다.



여러 층으로 쌓아 올린 탑(塔)에는 속세의 번뇌에 흐려지지 아니하고자 하는 마음도 층층이 쌓인 듯 하다. 



일행 몇 명이 예를 올리려 암자 안으로 들어간 사이.. 앞 마당의 눈이라도 치우려는 마음은 하얀 눈 위에 쌓인다. 



관음암을 지나 하늘문으로 가는 비탈진 산허리길.. 그늘이 지는 곳이라 눈이 많이 남아 있다.



13:30~14:00 산 중턱 바윗등에 자리 잡고 점심.. 밥 먹는 자세부터 벌써 수년간 숙달된 모습들이다.



식사는 항상 따로 따로라, 옆집은 무얼 싸 왔나 넘겨다 본다.



오늘은 혼자 온 터라.. 간단하게 김치뽁음밥 한 그릇에 숟가락 하나 뿐이지만... 



멋진 설경을 바라보며 먹는 밥 한 끼에 마음까지 넉넉해 진다.



식사후 바로 내려가는 눈 쌓인 바윗길.. 더욱 조심스럽다.



14:20 하늘문을 내려선다. 보통 아래에서 위로 하늘문을 오르곤 했는데, 내려서려니 더 가파른 것 같다.





되돌아 올려다 본 하늘문, 거의 수직에 가까운 경사에 300여개가 넘는 계단이 급하게 이어진다.
철계단 아래 쪽의 피마름골은 임진왜란 때 전사자들의 피가 많이 흘렀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14:40 지난 겨울 한파에 얼어붙은 선녀탕은 맑은 물에 비추이던 선녀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고..



쌍푹포 쪽으로 내려서는 길은 아무도 다니지 않아 무릅까지 눈에 빠진다.



미끄러질까봐 아예 앉아서 발로 눈을 치우며 길을 만든다. 



14:50 쌍폭포는얼어 붙었다. 폭포 아래 얼음판에는 짐승이 지나 간 듯한 발자국이 보이고..



아래로 내려오기가 그리 만만하지 않다.



15:00 용추폭포도 꽁꽁 얼어 붙었다. 춘삼월은 되어야 녹을 듯 보이고..



용추폭포 철다리에서 건너다 보이는 바위 봉우리 꼭대기에는 발바닥을 닮은 '발바닥바위'가 있다.



15:20 우수(雨水)가 하루 지났는데.. 하산길에서 본 계곡의 눈과 얼음은 힘을 잃어 가고..
        흰 눈 속에 서 있는 소나무들은 봄기운이 오르는 듯 푸른 솔잎이 더 파랗게 보인다..



15:50  천왕문을 거쳐 삼화사 경내로 들어선다.



감로수(甘露水) 한 모금 마시니 머릿속까지 시원해 지는 것 같다.





삼화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4교구 본사인 월정사(月精寺)의 말사이다. 642년(선덕여왕 11) 신라시대 자장(慈藏)이 당(唐)나라에서 귀국하여 이 곳에 절을 짓고 흑련대(黑蓮臺)라 하였다. 864년 범일국사(梵日國師)가 절을 다시 지어 삼공암(三公庵)이라 하였다가, 고려 태조 때 삼화사라고 개칭하였으며, 많은 부속 암자를 지었다.

1369년 절을 크게 확장하였는데, 임진왜란으로 소실되어 중건하였으며, 1905년 의병(義兵)이 이곳을 근거지로 활약하다가 1907년 왜병의 공격으로 또다시 소실된 것을 이듬해 중건하였다. 1977년 이 일대가 시멘트 공장의 채광지로 들어가자 중대사(中臺寺) 옛터인 무릉계곡의 현위치로 이건하였다. 경내에는 대웅전·약사전(藥師殿)을 비롯하여, 문화재로 신라시대의 철불(鐵佛), 3층석탑 및 대사들의 비(碑)와 부도(浮屠)가 있다.



눈 녹은 물이 봄기운을 담아 흘러내리니.. 무릉계곡의 봄은 그리 멀지 않은 듯 하다.



16:00 금란정을 뒤로 하고 무릉계곡을 떠나려 하자.. 누군가 길가에 만들어 놓은 눈사람이 아쉽다 인사를 한다.



17:00 겨울 바다의 흰 파도에 설경의 미련을 실려 보내고.. 보양온천의 따뜻함으로 산행의 피로를 달랜다.
        온천에는 일반온천, 요양온천, 보양온천이 있는데, 보양온천은 그 중에서 가장 뛰어난 온천으로
        행정안전부에서 지정해 주는 온천이라 하며, 이 곳은 여섯번 째로 보양온천으로 지정되었다.
        우리나라에는 약 400개의 온천이 있으나 보양온천으로 지정된 곳은 전국에 6개소가 있으며,
        강원도에서는 속초 설악 워터피아에 이어 두 번째로  보양온천으로 지정 승인되었다고 한다. 



18:30 묵호항 인근 까막바위 해변길에 조금은 허름하지만 부담없는 집에서.. 
       오랫만에 친구들과.. 자연산 바다회에 맥주도 한 잔씩 권하니 더 없이 좋다.


'박삿갓의 산행일기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슬산(琵瑟山) 참꽃산행  (0) 2011.04.20
태백산 문수봉  (1) 2011.03.30
태백산 여명(黎明) 산행기  (0) 2011.02.19
태백산 설국(雪國)으로..  (0) 2011.02.13
태백산 일출 산행기  (2) 2011.01.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