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위봉 철쭉산행

박삿갓의 산행일기 2012. 6. 3. 12:05

두위봉(斗圍峰, 해발 1,466m))은 영월군 중동면과, 정선군 신동읍.사북읍이 경계를 이루는 곳에 위치한 산으로,
산이 두리뭉실하다 하여 두리봉으로도 부른다. 특이한 것은 정상이 주능선의 1Km 거리에 두 개가 있다.

▶ 산행일시 : 2012. 5. 28 (월요일)  * 산행인원 : 5 名
▶ 산행경로 : 단곡계곡 - 4.1Km→ 철쭉비, 신동정상 - 0.5Km→ 헬기장 → 0.5Km→ 신동정상 - 4.1Km→ 단곡계곡 
                   (산행거리 : 약 9.2 Km 원점회귀)
▶ 산행시간 : 5 시간 30 분 (09:40 ~ 15:20 )  
▶ 날씨 : 연무로 시야가 조금 흐리고, 그리 덥지 않은 초여름 날씨 (산행기온 약 25℃) 
▶ 산행일정 : 09:00 영월 출발.. 정선군 신동읍 안경다리 지나.. 09:30 함백 단곡계곡 도착.

09:40 단곡계곡 제 2주차장에서 산행 시작, 이곳에서부터 예전 광산에서 석탄을 운반하던 찻길을 따라 올라간다.

막내아들과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다정하게 앞서가는 모습이 보기 좋다.

10:00  차가 다니던 길을 따라 오다 등산로로 들어서는데.. (두위봉 2.75Km↑)  턴전지대라 검은빛 흙이 보인다.

차가 다니던 길을 질러서 올라가는 등산로는 좀 가파르지만 거리가 많이 단축된다.

지름길로 올라서 운탄로를 따라 가다가..

다시 지름길로 올라서는데.. 아들 배낭이 무겁다며 오렌지를 꺼내어 한 개씩 나누어 준다.

10:50 두위봉을 오르는 길목 중간쯤에 있는 감로수샘터( 두위봉 정상 1.56Km ↑), 감로수 한 병을 담는다.

11:15 감로수 샘터를 지나 '아라리고개'라고 하는 깔딱고개.. 노오란  괴불주머니가 한창이다.(현호색과의 두해살이풀)
         오색의 비단 헝겁으로 수를 놓아 만든 노리개를 괴불주머니라고 하는데, 꽃모양이 괴불주머니를 닮아 붙혀진 이름이다.

고갯길 나무에 걸려 있던 팻말이 길 옆에 떨어져 있다. '아라리고개'라 써 있던 글자도 퇴색되어 잘 보이지 않는다.

광부들의 설움과 한이 서려 있는 '아라리고개'  가파른 깔딱고개에 모두들 숨이 차다.

11:30 아라리고개를 올라와 산마루길 도착.

산마루길에는 벌깨덩굴과 광대수염 등 들꽃이 한창인데.. 꽃을 찍다 벌에 손목을 살짝 쏘여 초점을 놓쳤다.
(대신 몇 년전 두위봉 산행시 찍었던 벌깨덩굴의 사진을 올림.)

산마루길 안부에서 치즈빵과 포도등을 나누어 먹으며 잠시 쉬어간다.

철쭉의 연분홍 고운 빛이 보이기 시작한다.

철쭉군락지 길옆으로 아직 꽃이 다 지지않고 남아있던 '노랑무늬붓꽃' 한 송이가 살며시 모습을 드러내 보인다.
한국 특산종으로 개체수가 적은 희귀식물이다. 주위를 살펴보니 몇년전 보다 개체수가 많이 늘어 있어 흐믓하다.

12:00 철쭉비가 있는 정상에서 10여분 거리인 이 부근에 사람 키보다 조금 작은 철쭉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두위봉 장군바위로 오르는 산등성 수만평에 철쭉이 군락을 이루지만, 올해는 꽃이 그리 많지 않다.
왼쪽 '철쭉군락지' 안내판도 퇴색되고.. 가파른 아라리고개에 지친 발걸음은 꽃 볼 틈도 없다.
모처럼 아빠를 따라 산행길에 오른 친구의 아들.. 올 해 초등학교 6학년인데  덩치가 중학생 같다.
아빠가 좋아.. 엄마가 좋아 하고 슬며시 물어보니.. 아빠가 좋아요 하는 얼굴 표정이 초등학생 맞다.  ㅎ

갈림길에서.. 예쁜 철쭉도 만나고.. 반가운 사람도 만나는데.. 오늘따라 두위봉에서 영월사람들을 많이 만난다. *^^*

두리뭉실 두리봉에 연분홍 물결이 일렁인다.

이제 '두위봉철쭉비'가 있는 능선으로 거의 다 올라왔다.

12:10  철쭉비가 있는 바위봉우리 (1.448m), 조금 더 가 헬기장을 지나 삼각점이 있는 봉우리가 정상인데,
         '두위봉철쭉비'가 세워진 바위봉우리가 경관이 더 좋아 99년도에 이 곳에 기념비를 세웠다고 한다.

여기서 동쪽 능선을 따라 계속 가다가 도사곡코스로 내려가면 국내에서 제일 오래된 수령 1천8백년의 주목나무를 만날 수 있다.

동쪽 주능선으로 이어지는 경관이 멋지다.

이렇게 멋진 경관에 전속모델이 빠질 수 없다.

바위에 드러누우니.. 세상 만사가 편하다..


    斗圍峯 철쭉碑
    철쭉, 작은 사랑을 위해 /  詩 진용선

    막 피어나는 사랑
    꽃샘바람에 움추리다가
    살랑이듯
    작은 몸짓으로 부르면

    가까이와
    수줍은 햇살이 되고
    설렙이 된다.

    두리뭉실 두리봉에
    연분홍 물결
    짱짱한 몸짓이 된다.


기념비 뒷면에는..

백두대간 함백에서 올곧게 뻗어내린 산세가 불끈 솟아올라 형성된 두위봉은
... (중략)...
철쭉축제를 계기로 온 산이 철쭉으로 물결치는 두위봉에 기념비를 세운다.
비록 이곳이 정상은 아니지만 우뚝 봉우리로 솟아 산자락으로 아득한 계곡으로
이어지는 철쭉과 이에 감동해 산의 품에 든 이들을 오래도록 기리기 위함이다.        
                                                               1999년 5월 30일

함백청년회의소에서 세운 이 기념비에는 신동에 살던 고교 동창 친구의 이름도 새겨져 있다.

철쭉비가 있는 곳에서 능선을 따라 5분정도 조금 더 가면 이정표가 보이고..

약 10m쯤 숲길로 들어서면 앞이 환해지며 산림청의 표지석이 보인다.

12:30 [斗圍峰 국유림, 산림청 1,465m]라는 표지석이 있는 정상이다. 두위봉에는 신동정상, 사북정상  정상이 두개가 있다고 하는데,
         지도를 보면 1464m, 1465m, 1465.9m  세 개의 봉우리가 연이어 있고, 높이도 그만그만하여 어디가 정상인지 구분하기 힘들다.

동쪽으로 보이는 주 능선을 따라  헬기장 두 곳을 지나야 삼각점이 있는 두위봉 정상이다. (내려다 보이는 곳이 첫번째 헬기장)

서쪽으로는 철쭉비가 있는 바위봉우리가 보이는데  이 부근 바위를 장군바위라 하는 것 같다.

첫번째 헬기장으로 내려가 철쭉 그늘에서 점심 먹자며.. 산림청 표지석을 뒤로하고 10m 숲길을 다시 나온다.

동쪽으로 내려서며 보이는 첫번째 헬기장..

내려다 보이는 첫번째 헬기장에서 다시 100여 미터 정도를 더 가면 두번째 헬기장이 있고,
두번째 헬기징에서 주능선을 따라 5분 정도 더 가면 삼각점이 있는 곳이 사북정상이라고 한다.
여기서부터 도사곡으로 가는.. 주능선에 헬기장이 6개가 있으며 헬기장 주위에도 철쭉이 있다.

먼저 헬기장으로 내려와.. 탐스런 철쭉을 담고있는 작가 선배님은.. 한국사진협회 위원이며 두루미 작가로 알려진 분으로 
강원도 도화(道花)인 철쭉사진을 제작하기 위해 동행하였는데, 젊은 시절에는 마라톤 대표선수로 활약하던 분이라 
우리보다 십년 위 연배이니 칠십을 넘은 연세이지만 가파른 산을 앞서 올라가는 체력으로 사진에 대한 열정도 대단하다. 

자칭 아마츄어 작가도 한번 흉내내어 찍어 보는데.. 철쭉이 도리어 부끄러워 연한 빛으로 물든다. ㅎ

이 부근 철쭉의 색감이 조금 더 짙은 것 같다.

헬기장에서 올려다 보이는 경관이 그만이다. *^^

13:00 첫번째 헬기장 옆 철쭉나무 숲에서 점심식사

오늘 식단은 아침에 텃밭에서 뜯어온 곰치, 상치등 쌈밥이다.

점식식사후 헬기장에서 되돌아 정상부위로 올라가며 보이는 풍경

13:30 다시 산림청표지석이 있는 정상부위를 지나..

아름다운 철쭉 터널로...

13:50 다시 주목군락지 갈림길, 옆으로 보이는 길은 영월군 중동면 직동리로 내려가는 코스다.

철쭉군락지를 내려서기 전에.. 수줍어 하는 연분홍 철쭉을 다시 한번 담아 본다. 오늘에서야 안 사실이지만..
높은 산 키가 크고 연한 철쭉이 '산철쭉'이고, 산 아래에서 많이 보던 진한 철쭉이 그냥 '철쭉'인 줄 알았더니..
그 반대였다. 지금 보는 것이 '산철쭉'이 아닌 '철쭉'으로 잎이 둥근 편이며 진달래와 달리 잎과 꽃이 함께 핀다.

철쭉 숲 아래에서 털쥐손이가 어떻게 철쭉만 찍고 가냐며  앙증스런 모습으로 눈길을 잡는다.
높은 산 초원등에서 자라는 털쥐손이는 쥐손이풀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연한 자주색 꽃이 핀다.
하나하나의 꽃은 감자꽃 같기도 하고 고양이 얼굴 같기도 한 털쥐손이는 수술대 밑에 긴 털이 있고
잎이 쥐손처럼  생겨 붙여진 이름이다. 꽃이 지고 나면 털이 보송보송 난 까만 씨방이 달린다.

아라리고개를 다시 내려서며.. 뒤로 가면 아픈 다리가 풀린다며 줄을 잡고 뒤로 내려간다. ㅎ

15:00 단곡계곡에 거의 다 내려왔다. 계곡 물소리가 시원하게 들리는 낙엽송 숲을 걷는 초등학생 폼이 수행자의 모습같다.

15:20 단곡계곡 제 2주차장으로 하산을 완료하고, 석항에서 수라리재를 넘고.. 
        김삿갓 계곡을 지나.. 단양군 영춘면 의풍리로.. 백두대간 마구령을 넘어.. 

영주 시가지를 지날 때.. 부처님 탄신을 봉축하는 행렬을 만난다. 부처님 오신날에  단비도 내리고...

17:30 예천온천, 온천 없는 산행은 앙꼬 없는 진빵이다. 온천후.. 풍기 I,C → 남제천 I,C
20:00 제천와서.. 늦었지만 닭갈비 뷔페로 푸짐하게 먹고.. 22:00 영월 도착, 산행일정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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