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텃밭 농사일지
박삿갓의 텃밭 이야기 2024. 10. 28. 11:2010월 1일(화) 오전.. 텃밭 화단 뒤편 밭두렁에 핀 구절초(九節草)는 가을을 반기는데..
연보랏빛 꽃잎이 시드는 벌개미취는 지난여름이 그립다.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 별개미취라고도 한다.
*참고로 구절초는 보통 흰색 혹은 옅은 분홍색이지만 쑥부쟁이 벌개미취는 보라색 꽃잎이라 구분이 쉽다.
올해도 서너 포기의 과꽃이 자줏빛 붉은 꽃잎을 피우고 있다. 꽃은 7-9월에 줄기와 가지 끝에서 머리모양꽃이 1개씩 달린다.
머리모양꽃은 가장자리에 혀모양꽃이 자주색이고, 가운데 있는 관모양꽃은 노란색이다. 혀모양꽃은 암술만 있는 암꽃이다.
지난달 딸기밭 한쪽에 파종했던 상추가.. 청축면 종자만 몇 개 발아되어.. 다시 씨를 흩어뿌림하고 물을 충분히 주었다.
바랭이는 이삭이 누렇게 되고 깨알같이 씨가 떨어지고 있어, 매일 조금씩 베어내고 있지만.. 이제는 힘이 부친다.
7월 초에 서너 줄기를 잘라, 삽목(꺾꽂이)한 페어리스타(fairy star).. 석 달 정도 되었는데 아직 꽃이 핀다.
*페어리스타(fairy star)는 개화 기간이 짧지만, 일일초를 개량한 것이라 피고 지는 것을 반복하는 꽃이다.
10월 3일(목) 오전.. 화단 뒤편 밭두렁 빈자리에.. 백작약(산작약) 씨를 파종하였다.
※ 아래 추가 사진은.. 산 아래 이웃집 나무 그늘에 자생하고 있는 산작약(백작약) 씨를 채취한 모습 (2020년 9월 하순)
① 여물기 전의 씨방을 따서 말리고 있는 모습 ② 씨방이 벌어지면 덜 자란 붉은 씨와 다 여문 검은 씨가 드러난다.
며칠 만에 배추벌레 잡기.. 이제 벌레는 안 보이고, 메뚜기만 한 마리 잡았다.
미니장미는.. 새로 나온 연한 잎을 벌레가 다 갉아먹어.. '벌레 먹은 장미'가 되었다.
토종딸기밭은 폭염과 벌레에도 튼실한 모습이다.
09:57 영월역에 도착하는.. itx마음 열차 지나가는 소리를 신호로.. 오전 밭일을 마치고 철수다 (*기관차가 뒤에도 달렸다.)
10월 4일(금) 오전.. 전날 오후에 내린 비에.. 몇 개 남은 방울토마토에도 빗방울이 맺혔다.
벌레가 조금 먹었지만.. 배추도 비를 맞고 그런대로 싱싱해졌다.
김장용 쪽파와 부추도 오랜만에 내린 비를 맞고 잘 자라고 있다.
10월 7일(월) 오전.. 가야산 칠불능선 산행 다녀오느라, 이틀 만에 나왔더니.. 애호박이 많이 달렸다.
지난 7/30일 파종한.. 늦옥수수(2차)를 20개 꺾어 삶아보니.. 아직 조금 덜 여물었다.
10월 8일(화) 오전.. 가야산 산행으로.. 며칠 만에 배추벌레 잡기다.
배추벌레는 한 마리 잡았는데..
배춧잎 속에 아기 도마뱀이 숨어있어.. 기겁을 하고 소리를 지른다.
공룡을 좋아하는 손자 녀석이나, 봉화 손녀가 보면 엄청 좋아할 텐데..
멀리 도망가서 잘 살라고.. 잡지 않고 그냥 두었다.
진보라 도라지꽃은 사계국화와 어울려 피고..
아침 햇살을 받은 용담은 연자주색 꽃잎을 열고 있다.
흰 도라지꽃 봉오리에는 연한 설레임이 담겨 있다.
바랭이 풀밭을 베어내어 훤해진 모습이다.
10월 9일(수) 오후.. 용담(龍膽)이 꽃을 피웠다. *뿌리가 용(龍)의 쓸개(膽囊, 담낭)처럼 쓰다고 하며, 약으로 쓰인다.
벌레가 다 갉아먹었던 미니장미는 연초록 새 잎이 다시 나고 있다.
김장무도 이제 굵어지기 시작한다.
오후 5시 50분경.. 일몰시각이 되니 서쪽 하늘에 황혼빛이 가득하다.
황혼(黃昏 / Dusk, Twilight)은 해가 지고 밤이 찾아오는 무렵을 나타내는 단어이다.
햇빛이 옅게 보이는 것을 통틀어서는 박명(薄明 / Twilight)이라고 하고,
황혼은 저녁 박명 즉 박모(薄暮 / Dusk)를 뜻한다. 아침 박명을 여명(黎明)이라고 부른다.
사람의 인생이나 나이가 고비를 지나 황혼처럼 아름답다는 표현으로도 쓰이고 있다.
10월 10일(목) 오전.. 월동용 쪽파를 심을 자리의 제초 작업을 시작한다.
줄기 끝에 작은 꽃이삭이 뭉쳐 모여 나는 것에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는데.. 방동사니대가리란 이름이 좀 상스럽다
*세계 최악의 잡초 5위 왕바랭이(Eleusine indica)
왕바랭이는 바랭이와 비슷하지만 크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실제로 왕바랭이의 이삭은 우산살 모양처럼 생겨서 바랭이와 비슷하다.
.손으로 뽑는 건 거의 불가능하고, 호미로 캐기도 힘든다. 쇠심줄같이 뿌리가 질기다.
흰색 꽃이 늦여름에 피기 시작하여 가을까지 피는 참취꽃은.. 이제 가을을 떠나려 한다.
10월 12일(토) 오전.. 폭염에 시달리던 백일홍도.. 가을을 보내려 한다.
백일도 못 피고.. 흐려지는 붉은 빛이 아쉬움을 더한다.
구절초는 가을이 좋아서.. 서로 얼굴 자랑을 하는 것 같다.
구절초 옆자리에 몇 송이 피어있는.. 쑥부쟁이도 가을이를 좋아하는 것 같다.
오후 5시 20분경.. 서쪽에서 비치는 노을을 꽃 속에 담은 용담이 매력적이다.
17:43 영월역에 도착하는 무궁화 열차가 붉은 노을을 향해 달려간다.
*태양이 뜨거나 질 무렵에 하늘이 붉게 보이는 것을 노을이라고 한다.
10월 14일(월) 오전 9시경.. 지난 휴일 김삿갓 문화제에 한국무용 공연으로 시간이 없어.. 며칠만에 배추벌레 잡기다.
모래알 같은 까만 분비물이 있는 배춧잎을 들추어보면.. 아주 작은 벌레가 녹색이라 구분하기도 힘든데.. 19마리나 잡았다.
배추벌레 잡는 동안.. 사진 담당은 꽃 사진 찍기.. 백일홍은 남은 열정을 다 태우듯 붉어졌다.
로벨리아 (Lobelia erinus)는 내한성식물로 6~7월에 꽃을 피우는 초롱꽃과의 한해살이풀인데.. 아직 꽃을 피우고 있다.
호박 덩굴은 시들었지만.. 애호박은 잘 달리고 있다. 두 개 따서 손에 들고.. 저기 또 보인다고 알려준다.
그것참! 신통하다.
애호박 따가지고 오다가.. 배춧잎에 숨어있는 메뚜기 한 마리를 더 잡았다.
10월 16일(수) 오전.. 이틀 전부터 비가 조금씩 내리고 나서.. 사계국화가 꽃도 더 피고 예뻐졌다.
영월역에 08:08 도착하는 무궁화 열차.. 여름에는 이 시간이면 집에 갈 시간인데.. 요즘은 이제 일을 시작한다.
오늘은 지난 7월 31일 한여름에 파종한 늦옥수수(2차)를 다 꺾었다.
7/16일 파종한 1차분은 두 달 만에 꺾었는데.. 7/31 파종한 2차분은 두 달 반 만에 다 여물었다.
박스와 자루에 각 50통 정도.. 지난번 28통까지 128통 꺾었다. 처제 수녀님에게 택배로 보내고, 친구도 나눠줌.
※ 7/16 파종한 1차 늦옥수수 수확(9/19) 132통에, 7/31일 파종한 2차 늦옥수수 수확(10/16) 128통 총 260통임.
10월 18일(금) 오전 8시경.. 텃밭으로 가는 길목.. 아파트 옆 공원에도 가을이 물들기 시작한다.
배추벌레 잡기.. 오후부터 비 예보가 있어 샅샅이 잡아낸다.
전날 20마리, 오늘 아침에 19마리.. 이틀 동안 39마리나 잡아냈다.
배추벌레를 잡는 동안.. 배추밭 앞쪽 토마토 지지대 철거한 자리에.. 월동춘채를 파종(흩어뿌림)하였다.
배추벌레를 잡고, 애호박 3개 더 따고 나서.. 오전 09:57 영월역 도착하는 Itx마음 열차가 지나간 후 철수하였다.
10월 19일(토) 전날 호우주의보에 비가 많이 내렸다. 비 그친 뒤 오전 8시경 나가보니.. 텃밭에 물이 고인 곳은 없다.
비를 맞은 배추는 조금 싱싱해진 것 같기도 하다
김장무도 비가 오고 나서 많이 큰 것 같다.
호박꽃도 꽃이다. 황금색 꽃이 탐스럽고 예쁘기만 하다.
호박 덩굴은 시들었지만.. 호박꽃이 튼실하게 피니, 애호박도 꾸준히 잘 달리고 있다.
벌레가 잎을 다 갉아먹었던 미니장미도.. 새 잎이 새로 나고, 연 핑크빛 꽃봉오리를 열고 있다.
10월 20일(일) 오전.. 날씨가 차거워지면서.. 가을이를 좋아하던 쑥부쟁이 조금 시들해졌다.
9/8일 파종한 청상추 몇 포기는 먹을 수 있을 만큼 컸는데.. 발아가 안되어 10/1 추가 파종한 상추는 이제 싹이 자라고 있다.
청축면상추는 내한성이 좋아, 겨울 동안 비닐만 한 장 덮어 놓으면 추위를 견디어내어 다음해 봄 일찍 상추를 먹을 수 있다.
늦옥수수를 다 베어내고.. 파종 후 발아가 안된 자리에 몇 알 추가로 늦게 파종한 옥수수대만 뒤쪽으로 몇 개 남아 있다.
오전 9시경 일을 마치고 철수하면서 바라본 텃밭 전경.. 비도 그치고 완연한 가을 하늘이다.
10월 24일(목) 오전.. 차거워진 날씨에 가을비가 내리더니, 전날 23일 오전에는 강풍주의보까지 발령되었다.
오랜만에 아침에 밭에 나와, 지난 8월 중순경 파종 후 발아가 안되어 추가로 씨를 넣었던 옥수수를 다 꺽었다.
오후 햇빛을 가득 담은 용담은.. 깊은 꽃 속을 파고든 곤충들의 따뜻한 보금자리다.
10월 25일(금) 오후.. 무리 지어 활짝 핀 용담 꽃에.. 벌 같은 곤충이 여러 마리 날아들었다.
배추는 겉잎이 조금 누렇게 되었지만, 벌레도 덜하고 잘 크고 있다. 올해는 다른 밭 배추들도 누렇게 병이 많이 났다.
딸기밭 사이에 심은 청갓.. 일찍 심어 웃자람할 것도 같은데 튼실하다.
지난번 비가 오고 나서.. 오늘은 하루 종일 햋빛도 좋고, 땅도 어느 정도 말라.. 내년에 종자로 쓸 월동용 쪽파를 심었다.
텃밭 이웃 할머니가 한 단 나누어 준.. 쪽파씨 닮은 파 씨도 한쪽 편으로 같이 심었다.
아직 덜 큰 김장무를 생채해서 먹어 본다고.. 세 개를 뽑아가지고 왔는데, 제법 무겁다.
10월 28일(월) 오전.. 이틀 만에 텃밭에 나와 배추벌레 6마리 잡았다.
애호박은 꾸준히 달리고 있어.. 오늘도 3개나 땄다.
빨간 미니장미가 꽃봉오리를 달았다. 서리가 오기 전에 꽃을 피우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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