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조개가 웃는구나

박삿갓의 漢詩 모음 2010. 12. 25. 20:35


예전에 어느 양반집 대감이 직접 돌아다니며 며느릿감을 구하러 다니던중...
한 마을의 우물가를 지나치다 보니 한 처녀가 물을 긷고 있었다.
차림새는 비록 남루 하지만 용모가 뛰어나고 관상도 복스럽게 생긴 훌륭한 규수였다. 
     
뒤를 따라가 보니 상민(常民)의 집 딸이었으나 신분과 관계없이 자청해 며느리로 삼기로 했다.
그러나 아들은 상민의 딸을 신부감으로 맞아들이는데 대해 불만이 많았다.

그리하여 첫날밤에 소박을 놓아 쫓아 낼 작정으로 신부에게 시 한 수를 써 주며 적절한 댓구로
화답하지 않으면 잠자리를 같이 할 수 없다고 말하고
신랑이 이렇게 썼다,,, 


"청포대하(靑袍袋下)에 자신노(紫腎怒)이니,
<푸른 도포의 허리띠 아래 붉은 양물이 성을 내니>
      
   
그러자 신부가 기다렸다는 듯이 붓을 받아 들고는..

"홍상고의(紅裳袴衣)에 백합소(白蛤笑)라..
<붉은 치마 고쟁이 속에서는 흰 조개가 웃는구나>
하고 써서 화답하니,,,


신랑은 신부의 학문에 놀라 소박은 커녕 신부를 덥석 끌어안고
운우지정(雲雨之情)을 나누며 첫날밤을 질탕하게 새웠다는 이/야/기. 

 


운우지정(雲雨之情)의 뜻을 박삿갓 영한시 버전으로 풀이 해 보았다. ㅎ

如愛伊  雲雨之情이니 紅裳袴衣 白蛤雨也..
여애이니  운우지정이니 홍삼고의 백합우야..

如愛伊  여애이니  같을如 like, 사랑愛 love, 어조사伊 for, 너 you.
雲雨之情  운우지정  구름雲 clud, 비雨 rain, 의之 of, 정情 love.
紅裳袴衣  홍상고의  붉을紅 red, 아랫도리옷裳 skirt, 고쟁이袴 pants, 옷衣 dress
白蛤雨也 
백합우야  힌白 white, 조개蛤 shell, 비雨 rain.


Like my love for you,           그대를 향한 나의 사랑은,
A love of Clud and Rain,        구름과 비와 나누는 정과 같으니,

Pink pants in the red skirt,    붉은 치마 연분홍 고쟁이 속에서,
It rains of the white shell.    흰 조개의 빗물이 흘러 내린다네. ㅎ 

 

  -  寧越의 박삿갓 지음 -  

    

*운우지정 (雲雨之情) 
 구름 또는 비와 나누는 정이라는 뜻으로, 남녀의 정교(情交)를 이르는 말. 중국 초나라의 회왕(懷王)이

 꿈속에서 어떤 부인과 잠자리를 같이했는데, 그 부인이 떠나면서 자기는 아침에는 구름이 되고

 저녁에는 비가 되어 양대(陽臺) 아래에 있겠다고 했다는 고사에서 유래한다. (*네이버 국어사전 참조)

 

雲雨之情(情事) 운우지정(정사) 김삿갓

爲爲不厭更爲爲  위위불염경위위  해도 해도 싫지 않아 다시 하고 또 하고,
不爲不爲更爲爲  불위불위경위위  안한다 안한다 하면서도 다시 하고 또 하고,

 

'박삿갓의 漢詩 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설중송(雪中松)  (0) 2010.12.28
삿갓 버전 결혼 축하 漢詩 한 수..  (0) 2010.12.26
黃眞伊의 漢詩 한 수를 보고나서...  (0) 2010.12.25
東江에 봄이 오면..  (0) 2010.12.24
東江에 겨울이 오면..  (0) 2010.12.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