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등산로와 감자콘서트

박삿갓의 일상사 모음 2016. 4. 30. 22:15

각시붓꽃이 피는 시기는 조금 지났지만.. 흰각시붓꽃을 만나고 싶어 오랜만에  웰빙등산로를 찾았다. 

지난 주말에 손주들이 놀러 왔을 때 곤충박물관을 가보니 그때 각시붓꽃이 한창이라 벼르고 있었다.

 

비가 오고 나서 미세먼지도 사라지고, 신록이 물드는 봄날에 평일 오후의 조용한 산길을 걷고 나면,

저녁 7시에는 영월문화예술회관에서 감자콘서트(2016 CLASSIC GAMJA CONCERT)가 열릴 예정이다. ㅎ


▶ 산행 일시 : 2016. 4. 28 (목요일)  * 산행 인원 : 2 名
▶ 산행 경로 : 금몽암 입구-0.51Km→ 두목고개 -0.45Km→ 돌탑쉼터 -0.45Km→ 노송쉼터

                  -0.76Km→ 한골 -0.33Km→ 엄흥도기념관 -약 0.5Km → 장릉 입구 (총 3Km)

▶ 산행 시간 : 3시간 10 분(14:35~17:45 )  * 휴식 시간 포함
▶ 날씨 : 약간 흐린 날이지만 상쾌한 바람에 시야가 좋던 날 (산행 기온 : 약 20 ℃)
▶ 산행 일정 : 14:35 금몽암 아래 100m 지점에 있는 웰빙등산로 들머리로 산행 시작. 

 

 

시기가 조금 늦었지만.. 등산로 옆으로 많이 보이던 각시붓꽃이 하고현상(夏枯現象)인지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

 

각시붓꽃은 하고현상(夏枯現象)으로 여름이 되면 생장이 쇠퇴하거나 정지하여 꽃과 잎이 땅 위에서 모두 말라

없어져 버리는 식물이다. 참고로, 이른 봄. 눈 속에 피는 노란 복수초도 하고현상이 있는 식물이다.

 

 

각시붓꽃 대신 보랏빛 구슬붕이가 반겨준다. 구슬붕이는 용담과의 두해살이풀로,

조그만 용담 모양의 꽃이 용담의 축소판 같다고 소용담(小龍膽)이라고도 부른다. *^^

 

 

무슨 꽃인가..?  방울 같은 작은 꽃망울이 달려있는 모습이 귀엽다 ㅎ.

 

 

기대했던 각시붓꽃은 보이지 않고.. 등산로 옆을 두리번거리며 올라간다.

 

 

15:20 두목고개 도착.

 

 

두목고개에서는 마차 시루산으로도 등산로가 이어진다. (시루산 3.6Km →)

 

 

쉼터 한 쪽 소나무에 두목고개를 설명하는 안내판이 걸려있다. 두목고개(두목재)는 능말 절골에 있는 금몽암에서
두목으로 넘어가는 고개이다. 두목(杜牧)은  목마른 소가 물을 먹는 형국의 명당터가 있다는 얘기가 전해지고 있으므로
이 소(牛)를 보호하기 위하여 마을 사람들이 '막을 두(杜)'자와 '칠 목(牧)' 자를 써서 마을 이름을 두목(杜牧)이라 하였다.
소나기재가 개통되기 전에는 많은 사람들이 이 고개를 이용하여 두목으로 넘나들며 삼거리와 문곡으로 질러갔다고 한다.

 

 

두목고개 쉼터에서 잠시 쉬며.. 맛있는 대저짭잘이 토마토 한 통 씩... ㅎ 

 

 

토마토도 한 통 먹었고.. 많이 걷는 습관 때문에.. 그리 힘들지는 않다.  ㅎ

 

 

올봄도 초여름 날씨 탓인가.. 벌써 각시붓꽃은 대부분 꽃이 지거나 마르고.. 예년에 비해 개체수도 많이 줄었다. ㅠ,ㅠ
봄철 날씨가 너무 더우면 하고현상(여름이 되면 꽃과 잎이 땅에서 모두 없어지는 현상)이 빨리 일어나 없어지고 만다.

 

하고현상 [ 夏枯現象 , summer depression ]   
내한성(耐寒性)이 강하여 월동(越冬)하는 다년생인 북방형목초(北方型牧草, northern grass)는 여름철에 생장이

쇠퇴하거나 정지하고, 심하면 황화, 고사하여 여름의 목초생산량을 몹시 감소시키는 현상을 하고현상이라고 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하고현상 [夏枯現象] (약과 먹거리로 쓰이는 우리나라 자원식물, 2012. 4. 20., 한국학술정보(주))

 

 

16:00 돌탑쉼터에 이른다. 누가 쌓아 놓았는지.. 정말 잘 쌓은 돌탑이다.

         (* 아래 사진은 클릭하면 좀 더 큰 사이즈로 볼 수 있음)

 

 

돌탑쉼터 벤치에서 간식 타임.. 밥통이 없으니.. 자주 먹어야 산다. ㅎ

 

 

수 천 년 땅 속 바위는.. 소나무 뿌리가 얼키설키 끌어안고..

 

 

백 년이 더 된 것 같은 아름드리 소나무는.. 우리가 두 팔로 끌어안아준다. ㅎ

 

 

웰빙등산로에는 거북이 등 같은 껍질을 가진 오래된 건강한 소나무가 많아 정말 좋다.

 

 

가는 봄이 아쉬워.. 못 다 진 진달래꽃.. 내년 봄에 다시 만나자.   *^^ 

 

진달래꽃 / 이은상  

수줍어 수줍어서 다못타는 연분홍이
부끄러 부끄러워 바위틈에 숨어 피다
그나마 남이 볼새라 고대 지고 말더라

 

 

어디를 다녀 보아도 영월 웰빙등산로 소나무가 제일 멋있다. *^^

 

 

어~ 산행길 옆으로 보이는 흰 꽃잎.. 하얗게 보이는 모습에 혹시 흰각시붓꽃은 아닐까 했더니..

분명 흰각시붓꽃이다. 흥분한 나머지 사진 초점을 흐리고 말았지만.. 생각지도 않은 행운이다. ㅎ 

 

각시붓꽃은 여러해살이풀로 대부분 보라색의 꽃이 피는데, 흰각시붓꽃은 그 개체수가 흔하지 않은 소중한 꽃이다.
흰각시붓꽃은 개화기간도 짧아 이틀 정도면 꽃이 져버려 발견하기도 어렵다고 하며, 멸종위기식물이라고 한다.

 

 

※ 참고로 아래는 3 년 전 2013년 봄에 웰빙등산로에서 처음 만났던 흰각시붓꽃으로 3 년 만에 다시 보았다. *^^

 

 

16:40 노송나무 숲속쉼터 도착. 

 

 

연리지(連理枝)처럼 소나무가 가지가 붙은 것 같다며.. 유심히 살펴본다. *^^*

 

 

노송나무 숲속쉼터

송림이 울창한 이곳은 60년 이상의 노송들이 군락을 이루며

나무 하부에는 사람들이 송진을 채취한 흔적이 있음.

 

송림 숲속은 피톤치드를 방출하며, 그 향기를 마시거나 피부에

접촉하면 심신안정과 기관지 천식, 폐결핵 치료에 도움을 줌

 

저기~ 송진 채취 흔적이 있는 소나무가 있다며 손으로 가르킨다.

 

 

송진을 채취한 흔적에서 조금 배어 나온 송진이 햇빛에 반사되어 호박색(琥珀色, amber) 보석 같은 빛을 반짝인다. 

 

 

쉼터 주위에 송진 채취 흔적이 있는 소나무가 여러 그루 보이는데.. 오랜 세월 상처를 아물고 건강하게 버텨왔다.

 

 

"숲은 우리의 보이지 않는 생명이다"라는 말이 마음에 와 닿는다. 

 

 

이게 웬일인가..? 2 주 전쯤 강하게 불었던 태풍급(?) 봄바람에 나무가 뒤틀렸나..??  

 (* 아래 사진은 클릭하면 좀 더 큰 사이즈로 볼 수 있음)

 

 

서로 다정하게 붙어 있어 부부송(夫婦松)이라며 특히 좋아하던 소나무인데.. 어찌 이런 일이.. ㅠ,ㅠ

 

 

짙어진 속살에서 눈물 같은 송진이 흐른다. 더 이상 아프지 말고.. 상처를 치유했으면 하는 마음뿐이다.

 

 

바람에 흔들리는 연녹색 잎들이 보며 마음을 달랜다.

 

 

신록의 새잎이 마치 하늘을 날고파 날개를 펄럭이는 것 같다.

 

 

새 잎이 난 넝쿨은 소나무만큼 높이 올라가고 싶고..

 

 

울창한 송림 속으로 소나기재 건너편에 있는 삿갓봉이 보인다. 

 

 

한골(大谷, 장릉 생명의 숲)으로 내려서..

 

 

충의공 엄흥도 기념관(忠毅公 嚴興道 記念館)을 지나.. 

충의공 엄흥도(忠毅公 嚴興道)는 영월 호장으로 있을 때 조선 6대왕인 단종이 유배와 승하하자 가족들과 몰래 시신을 수습해
현재 장릉에 안치한 후 뿔뿔이 흩어져 숨어살았다. 후세에서 그의 충절을 인정해 영조 34년(1759년) 공조판서로 추봉된 후,
순조 33년(1833년) 공조판서로 추증되고, 고종 13년(1876년)에 충의공(忠毅公)의 시호를 내렸다.

 

 

17:45 장릉 입구로 산행을 마친다.

 

 

 

 

 영월에서  오감만족 감성자극 감자콘서트!

 2016 CLASSIC GAMJA CONCERT가 열렸다.

 

 일시 : 2016년 4월 28일 저녁 7시

 장소 : 영월문화에술화관 3층 대공연장 

 

 

웰빙등산로 산행을 마치고, 영월문화예술회관 인근 식당에서 저녁 식사 후 감자콘서트 장소로 향한다.

 

 

19:00 감자콘서트의 막이 오르고.. 강릉시립교향악단의 연주와 테너 윤병길님, 소프라노 박인실님의 솔로 무대가 이어진다.  

 

 

강원도립국악관현악단과의 협연.. 대금, 해금, 가야금 소리와 관현악이 어우러진 아리랑 환상곡.. 자랑스러운 우리의 소리다.

개인적으로는 아리랑 환상곡이 제일 좋았다. 사실 교향곡은 잘 모르고 클래식(?)한 가곡도 어려우니 그럴 수밖에 없다 ㅎ

 

 

존 윌리엄스의 영화음악... 배경 화면을 보며.. 스타워즈, 죠스, 해리 포터, 인디아나 존스, 슈퍼맨, E.T 등 신났다. ㅎ

감자콘서트는 클래식 연주에 화려한 조명과 레이저 등의 특수 효과로 공연의 재미를 더한 클래식 공연이다. *^^

 

 

베르디-오페라 라트라비아타 中 '축배의 노래'는 여러 번 들어 본 곡이라 축배를 들고 싶을 정도다. ㅎ

 

 

지휘자님이 차이콥스키의 운명 같은 일생을 간단히 소개하면서.. 가장 어려울 때 가장 멋진 작품이 나온다며..

차이콥스키-교향곡 4번 4악장.. 최상의 연주를 들려준다. 영월에서 대규모 관현악단의 연주는 좀처럼 듣기 어렵다. 

 

 

앙코르! 앙코르! 클래식 연주에 손뼉 치며.. 와~ 환호하는 곳은 영월이 처음이라며 힘이 난다는 지휘자님..

 

 

앙코르곡으로 라틴팝의 명곡이라는.. 엘 쿰바체로(El-Cumba Celo).. 리듬이 흥겹다. ㅎ

 

 

오케스트라 연주와 화려한 조명 등 공연장은 뜨거운 열기가 가득하다.

 

 

앙코르 연주가 끝나자.. 이번에는 모두들 기립 박수.. 가히 열광적이다. ㅎ

 

 

군수님과 군민들이 함께 일어나 기립 박수 치는 것도 처음이라며.. 두 번째 앙코르곡으로 헝가리 만세 폴카!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마주르카 리듬을 살린 폴카! 무도회장에서 왈츠를 추는 듯한 멋진 상상을 해본다. ㅎ

 

 

20:40 감자콘서트를 모두 마치고.. 객석 맨 앞에 영월군수님이 힘차게 손뼉을 치는 모습이 보인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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