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갯속의 태백산 천제단

박삿갓의 산행일기 2017. 5. 14. 10:20

안갯속의 태백산 천제단.. 미세먼지가 사라지기만 기다리다가.. 모처럼 태백산을 찾았는데.. 안갯속이다.

 

 ▶ 산행일시 : 2017. 5. 10 (수요일)  * 산행인원 : 2 名

 ▶ 산행경로 : 당골광장 -2.4km→ 반재 - 2.0Km→ 천제단 -4.4Km→ 당골광장 (총 산행거리 :8.8km)

 ▶ 산행시간 : 5시간 (12:10 ~ 17:15) * 점심 식사시간 30분 포함

 ▶ 날씨 : 모처럼 대기오염 지수가 좋음 수준을 보이던 날 (산행 기온; 당골 12℃, 천제단 정상 6℃)

 ▶ 산행일정 : 09:55 영월역 출발 → 11:08 태백역 도착. (열차 요금; 3,800원, 경로 2,700원)

 

 

 11:30 태백터미날에서 시내버스 이용(요금 1.200원) → 11:55 당골 주차장 도착. 

 

 

12:10 산행 시작.  *태백산국립공원 지정(2016, 8, 22) 이후 입장료 무료 

*무료도 좋지만.. 입장료를 내고 더 좋은 공원을 만드는데 쓰면 좋겠다. *^^

 

 

당골광장(해발 870m).. 당시 기온 12℃, 태백산 능선은 안개에 가려 있다.  

 

 

태백산국립공원이 되고 멧돼지들도 더 많이 놀러 오나?  멧돼지 출몰지역 현수막이 보인다. *^^  

 

 

 

멧돼지가 나타날까 겁먹은 건 아닌데.. 좀 그렇다 ㅎ

 

 

봄가뭄이라 당골계곡에 흐르는 물도 수량이 적어졌다. 

 

 

올라가는 길목.. 돌무더기 바위에 애추 崖錐, Talus 라고 새로 새겨 놓았다. (崖; 언덕 애, 錐 : 송곳 추)

 

애추 [ 崖錐 , talus ]  
산지사면을 따라 설형(舌型)으로 발달하는 암설의 퇴적지형을 말한다. 암설이 퇴적되어 있는

사면의 상층부에는 기반암으로 이루어진 급애면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암설들은 바로 이 급애를 이루는 기반암석이 기계적 풍화에 의해서 붕괴‧형성되어

중력작용으로 사면 아래쪽으로 이동하여 퇴적된 것이다. 암설들은 주로 각력으로 되어 있고,

애추사면을 따라서어느 정도 분급이 이루어져서 급애로부터 멀어질수록 그 크기가 커진다.

애추사면은 암설들이 위치할 수 있을 정도의 안식각을 유지하면서 발달하게 된다.

대체로 애추사면에는 식물이 생장하지 않는다. 만약 식물이 생장하게 되면 더 이상 암설의 공급이

안되는 것으로서 발달이 중지된 형태를 나타내는 것이다. 우리말로는 돌서렁이라고도 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애추 [崖錐, talus] (자연지리학사전, 2006. 5. 25., 한울아카데미)

 

너덜은 순 우리말로 '너덜겅' 또는 '너덜강'이라 하며, 암괴류 또는 애추(talus)로 분류된다.

 

 

숲 속은 풋내와 같이 싱그러운 연초록빛 신록이 가득하다. *^^

 

 

반재로 오르는 계단길.. 국립공원 지정 후 EBS '하나뿐인 지구' 제작진과 같이 탐방 산행하던 생각이 난다.

 

 

피나물의 노오란 꽃 몽우리가 마치 튤립처럼 피어나며 촉촉이 젖은 모습이 예쁘다.

줄기를 자르면 붉은색의 액이 나오는데, 그 액이 꼭 피 같다고 하여 얻은 이름이다.

나물이라고는 하지만 양귀비과의 여러해살이풀로 독성이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

 

 

반재에 이를 즈음.. 비가 내리며 안개가 짙어진다. ㅠ,ㅠ

 

 

13:30 반재 도착 (↖천제단 2.0Km, 당골광장 2.4Km↓, 백단사주차장 1.7Km↘) 다행히 비는 그치고..

 

 

테이블은 어둡고 축축하여.. 조금 덜 젖은 벤치에 비닐 우의를 깔고.. 식사 준비 중이다. ㅎ

 

 

아침 먹던 그대로.. 귀리 잡곡밥에 총각김치, 재래김, 두부, 생양파&브로콜리 등이다. ㅎ

 

 

14:00 점심 식사를 마치고 망경대로 향한다.

 

 

비에 젖은 보랏빛 얼레지.. 오늘따라 더 측은해 보인다. 

 

얼레지에 얽힌 전설은 예전에 부모 없는 아이를 동네 아이들이 얼레리 꼴레리 하며 놀렸는데,

그 아이가 죽자 묘 주위에 얼룩덜룩하게 더러워진 얼굴을 연상하듯 얼레지가 피었다고 한다. ㅠ,ㅠ

 

얼레지는 잎이 한 장일 때는 절대로 꽃이 피지 않고 두 장일 때만 개화를 한다고 하며,

뿌리를 굉장히 깊게 내리고 살기 때문에 꽃대도 굉장히 길게 땅을 뚫고 올라오게 된다.

 

얼레지의 씨방이 터지면 개미가 그 씨를 물고 식량으로 쓰기 위해 땅속 깊숙이 저장해 두는데,

그중의 일부가 발아되어 새로운 개체가 되기 때문에 뿌리도 땅속 깊숙이 내리게 된다고 한다.

 

 

흰 꽃잎이 큰 걸 보니.. 태백제비꽃 같다. *^^.

 

 

비에 젖은 홀아비바람꽃.. 꽃이 하나씩 핀다고 붙여진 이름에.. 혼꽃이라 처량해 보인다. ㅠ,ㅠ

 

 

철쭉은 연분홍 꽃순을 피우고 있다. 2 주 정도면 다 필 것 같은데.. 그때 한 번 더 와 볼까?

 

 

가는 봄이 아쉬운 듯.. 진달래는 분홍빛 꽃잎을 떨구지 못하고 있다.

 

 

14:50 망경대 직전에 이를 즈음.. 앞이 잘 안 보일 정도로 안개가 짙어진다.

 

 

 

대웅전 앞 부처님이 안갯속에서 인자한 모습으로 반긴다. *^^

 

 

15:00 망경대를 지나.. 천제단으로 오르는 계단길.. (←반재 1.7Km, 천제단 0.3Km↗)

 

 

안갯속으로 보이는 단종비각(端宗碑閣).. 마치 산신령이 나타날 것 같은 신비한 분위기다.

 

태백산 자락인 봉화군 석포면 대현리에는 태백산신이 된 단종의 전설이 전해내려온다.

이 지역 사람들은 수양대군에게 왕위를 찬탈당한 단종을 무척 동정해왔다.

세조 3년 가을 어느 저녁 무렵, 이 마을 주민들은 영월의 관아에 일이 있어 가던 길에 누각 앞에서

흰 말을 타고 오는 단종을 만나게 되었다. 주민들이 길가에 엎드려 인사를 하고

어디로 가는지 물어보았더니 단종은 말을 탄 채 태백산에 놀러 간다고 하였다.

영월에 도착한 마을 주민들은 그날 낮에 이미 단종이 죽임을 당하였다는 사실을 듣고,

조금 전에 길에서 만난 단종이 그의 영혼이며, 죽은 단종이 태백산에 입산한 것이라 믿게 되었다.

그 후 태백산에는 단종의 영혼이 있다는 얘기가 전해지게 되었고, 지금도 무속 신앙을 믿는 사람들은

태백산 정상 부근과 태백산 아래 춘양면 석벽리 등지에 단종의 비각 또는 화폭을 걸어놓고 단종의 신령을 섬긴다. 

[네이버 지식백과] 천제를 지내던 태백산 (신정일의 새로 쓰는 택리지 9 : 우리 산하, 2012. 10. 5., 다음생각)

 

 

15:15 태백산 천제단(天祭壇, 天王壇. 해발 1,560.6m)에 이른다.

 

 

안갯속이지만.. 우선 인증 샷..

 

 

주위를 식별하기 힘들 정도로 짙은 안개..  아무도 안 보이고.. 차거운 바람 소리만 들린다.. 

 

 

천제단 앞.. 하늘도 안개에 모습을 보이지 못한다.

 

 

천제단 앞 삼각점이 있는 넓은 터.. 주위를 살펴보지만.. 모든 것이 안갯속에 묻혀있다.

 

 

항상 여기에 서면 하늘에 올라와 있는 것 같아 좋았는데..  *태백산 삼각점 (태백 309,  2004 재설)

 

 

천제단 주변으로.. 서너 명 사람들이 보인다.  

 

 

국가지정 중요민속자료 제228호인 천제단은 옛사람들이 하늘에 제사를 지내기 위해

태백산 정상에 설치한 제단으로, 국내에서 산꼭대기에 제단이 있는 곳은 이곳뿐이다.

 

천제를 지내던 태백산

태백산은 오랫동안 ‘천(天)ㆍ지(地)ㆍ인(人)’, 곧 하늘과 땅과 조상을 숭배해온 고대 신앙의 성지였다.

『삼국사기』에는 139년 신라 7대 임금인 일성왕(逸聖王) 때 10월 상달을 맞아 임금이 북쪽으로 나가

 ‘태백’에 제사를 올렸다고 기록되어 있는데, 그 태백이 바로 태백산이다.

이 산은 토함산ㆍ계룡산ㆍ지리산ㆍ팔공산과 함께 신라 오악에 들던, 서라벌의 북쪽 산이다.

 

『동국여지승람』에 따르면 이 산 꼭대기에는 천옥당이라는 사당이 있었는데, 강원도와 경상도에 걸친

이 산기슭의 주민들이 봄과 가을에 소를 잡아 그곳에서 제사를 지냈다고 한다.

태백산 정상에는 예로부터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천제단(天祭壇)이 있어 매년 개천절에 태백제를 열고 천제를 지낸다.

[네이버 지식백과] 천제를 지내던 태백산 (신정일의 새로 쓰는 택리지 9 : 우리 산하, 2012. 10. 5., 다음생각)

 

 

안개 속에서 / 헤르만 헤세

 

안개 속을 헤매는 것은 이상하다.

덤불과 돌은 모두 외롭고

나무들도 서로가 보이지 않는다.

모두가 다 혼자이다.


나의 삶이 아직 밝았을 때는

세상은 친구로 가득 차 있었지만

그러나 이제 안개 내리니

누구 한 사람 보이지 않는다.


모든 것에서, 어쩔 수 없이

사람을 조용히 떼어 놓는

어둠을 전혀 모르는 사람은

정말 현명하다 할 수가 없다.


안개 속을 헤매는 것은 이상하다.

살아 있다는 것은 고독하다는 것.

사람들은 서로를 알지 못한다.

모두가 다 혼자이다.

 (헤르만 헤세 · 독일 시인, 1877-1962)

 

 

천제단 제단.. 한배검이라 새겨져 있는 붉은 글씨도 안개에 흐려져 보인다.

 

천왕단(天王壇) 제단에는 대종교에서 단군을 모신 장소로 성역화하는 과정에서 세운 것으로 알려진 비석이 있다.

*비석에는 붉은 글씨로 '한배검'이라 새겨져 있으며, '한배검' 은 대종교에서 '단군' 을 높여서 부르는 표현이다.

 

 

15:20 바람도 차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며.. 서둘러 바로 하산을 시작한다.

 

 

반재를 내려가는 길목에 군락을 이룬 피나물.. 올해도 멋진 화원을 만들었다. *^^

 

 

17:15 하산 완료. 당골광장의 기온은 올라갈 때와 똑같이 12℃를 가리키고 있다.

 

 

17:25 당골발 시내버스(좌석 요금; 1,500원).. 17:50 태백역 도착.. 그제야 태백산 쪽 하늘에 예쁜 뭉게구름이 피어난다. 

 

 

18:24 태백역 출발 → 19:41 영월역 도착. (열차 요금; 3,800원, 경로; 2,7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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