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천왕봉 일출 산행 (2일차)

박삿갓의 산행일기 2016. 10. 30. 16:10

지리산 천왕봉 일출 산행 (2 일차)  [장터목대피소→ 천왕봉→ 치밭목대피소→ 유평]

 

지리산 천왕봉 일출은 3대에 걸쳐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던데.. 덕은 많이 못 쌓았지만..
이번에는 비가 내리다 개이고 나면 다음날 날씨가 좋을 거라는 기상예보에 기대가 컸다. ㅎ

 

지리산 천왕봉 (天王峰, 해발 1,915m)은 남한에서 한라산(해발 1,950m) 다음으로 높으며,

특히, 올해는 지리산국립공원 지정 50주년, 국립공원관리공단 창립 30주년이 되는 해이다.    

 

 ▶ 산행일시 : 2016. 10. 25(화) ~ 10. 26(수) 1박 2일  * 동행인원 : 5 名
 ▶ 산행경로 : 중산리 -5.3Km→ 장터목대피소 -1.7Km→ 천왕봉 -4.0Km→ 치밭목대피소

                    - 1.8Km→ 삼거리 -4.4Km→ 유평마을 (*총 산행거리: 17.2Km)
 ▶ 산행시간 : 1일차 : 4시간 10분(13:40 ~ 17:50), 2일차 : 6시간 40분(05:00~14:40) 

                    *실 산행시간 : 10시간 50분(대피소 체류 시간 제외, 일출 약 40분 및 식사시간 30분 포함) 
 ▶ 날씨 : 1일차 : 영월 출발 시 제법 내리던 비가 산청에 이르자 신기하게 맑게 갬 (산행기온 : 22℃~ 9℃) 
             2일차 : 밤새 별이 반짝이고.. 지리산 천왕봉 일출이 꿈같이 보이던 날 (산행기온 : 8℃~ 20℃)

 

 ▶ 산행일정 : 2016. 10. 26 00:00 밤하늘을 처다보니.. 별이 총총히 빛나고 은하수도 보인다. *^^

 

 

불 꺼진 매점 앞의 기상현황판.. 10 26 00:06 현재 남동풍 3.1㎧, 기온 11.7℃, 습도 11.6%, 

바람은 약하고, 습도는 더없이 낮으니.. 일출을 기대하기에 최적의 기상 상태다. *^^

 

 

04:00 대피소 내  전등이 켜지자 모두들 기상.. 영양떡 등으로 간단히 요기하고,

04:50 담요를 반납하고 실내를 정리한 뒤.. 배낭을 다시 챙겨 산행을 준비한다.  

 

 

10 26 04:47 현재 북북동풍 2.5㎧, 기온 8.1℃, 습도 32.7%, 전일 강수량 20㎜으로 기상 조건이 아주 좋다.

풍향이 바뀐 바람은 풍속이 낮고 기온도 낮으니 운해가 머무르고.. 일출도 틀림없이 볼 수 있을 것 같다. ㅎ 

 

 

05:00 천왕봉을 향해.. 2일차 산행을 시작한다.

 

 

지리산 천왕봉에 오르기는 이번이 세 번째이다. 4 년 전 겨울 산행시에도 천왕봉 일출을 기대했었는데, 

당시 장터목 붉은 노을에 다음 날도 좋으리라 생각했더니.. 밤 새 강한 바람이 눈보라와 혹한을 몰고 왔었다. 

 

 

부지런히 걷다보니 숨도 차고 오리털 패딩이 덥다. 고어재킷으로 갈아입고 잠시 쉬어간다.

 

 

05:47 통천문(通天門, 해발 1,814m) 도착.

 

 

통천문(通天門)은 '하늘을 오르는 문'이라는 뜻으로 노고단에서 천왕봉으로 오르는 마지막 관문이다.

통천문은 천연 암굴로 사다리를 타야 지날 수 있는데, 예로부터 부정한 사람은 출입할 수 없고

선인(신선)들도 반드시 이곳을 통과해야 정상에 오를 수 있었다고 한다.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는 사람들.. 걱정마시라.. 사다리 대신 튼튼한 철계단이 놓여져 있으니..

고성능 헤드 랜턴의 환한 불빛을 비추며.. 하늘로 통한다는.. 통천문(通天門)으로 들어선다. ㅎ

 

 

아직 발밑은 어둠이 깔려 있지만..

 

 

어두운 밤 하늘에 그믐달이 환하게 보이고, 새벽 별들이 반짝이는 모습이 너무 좋다.

그믐달(old moon)은 음력 27~28일경 새벽에 동쪽 하늘에서 볼 수 있는 눈썹 모양의 달로서

북반구에서는 왼쪽, 남반구에서는 오른쪽 부분이 눈썹 형태로 보인다. (*당일 음력 26일)

 

* 참고로 밝은 부분이 오른쪽이면 상현달, 밝은 부분이 왼쪽이면 하현달로 기억하면 쉽게 구분할 수 있다. ㅎ

 

 

06:00 동쪽으로 붉은빛을 띤 여명이 서서히 밝아온다. (*당일 산청군 시민박명 시각 : 06시 18분)

 

※ 박명(薄明, Twilight)이란 일출 전, 혹은 일몰 후에 빛이 남아있는 상태로,
   태양의 위치에 따라 시민박명,항해박명,천문박명으로 구분한다.

 

※ 시민박명 : 태양이 지평선(혹은 수평선)에서 나타나기 전이나 사라진 후부터 6° 아래에 위치할 때까지의 박명이다.
    이 시기에는 육안으로도 사물을 구분할 수 있으며, 조명 없이도 일상적인 야외활동이 가능하다.

 

 

바위로 이루어진 정상은 거대한 암괴(岩塊)가 하늘을 떠받치고 있는 형상을 하고 있으며,

서쪽 암벽에는 하늘을 받치는 기둥이라는 뜻의 '천주(天柱)'라는 음각 글자가 새겨져 있다.

 

 

06:05 일렬로 줄을 서서.. 경건한 마음으로 천왕봉을 오른다. 

 

 

천왕봉 비석은 1982년 도지사 등 500여 명의 도민들의 후원금으로 헬기를 동원하여 현재의 표지석이 세워지게 되었다.

'慶南人의 氣像 여기서 發源되다'로 새겨졌지만 후에 지역감정의 논란으로 '韓國人의 氣像 여기서 發源되다'로 수정되었다.

(*위 내용은 지리산국립공원사무소에서 배부한 '지리산 50년' 리플릿 참조함)  

 

 

 

06:10 지리산 천왕봉(智異山 天王峰, 해발 1,915m)에 서다. 

 

 

천왕봉은 항상 구름에 싸여 있어 3대에 걸쳐 선행을 쌓아야 일출을 볼 수 있다는데.. 오늘 착한 2대가 같이 서 있다. ㅎ

 

 

백두산에서 뻗어 내린 산줄기와 기운이 높디높은 지리산을 형성하였다. 우리나라의 끝에 지리산이 있고,

백두대간의 끝자락이 지리산이다. 신령스럽고 웅장하기 그지없는 산, 남쪽 하늘 아래 우뚝 솟은 산이 지리산인 것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白頭大幹의 끝자락, 智異山에 오르자]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한국학중앙연구원)

 

 

06:23 천왕봉이 많이 밝아졌다.

 

 

동쪽을 바라보며 해뜨기를 기다리는 사람들..

 

 

서쪽은 구름이 잠자고 있는 듯 머무르며..

 

 

마치 다도해를 보는 것 같은 광경을 연출한다.

 

 

동북쪽으로는 중봉이 우뚝하게 보인다. (*아래 파노라마 사진은 클릭하면 좀 더 크게 볼 수 있음) 

 

 

조금 춥게 느껴지지만.. 모두들 자리 잡고 앉거나 서서 해 뜰 때만 기다린다.

 

 

 

구름바다가 핑크빛으로 곱게 물들고 있다. *^^

 

 

조금 늦게 천왕봉으로 올라오고 있는 사람들은.. 일출을 보기 위해 서두른다.

 

 

06:40 동쪽이 환하게 밝아지니.. 대부분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꺼내 든다.

 

 

산청으로 내려가는 길이 환하게 밝아졌다.

 

 

구름 덥힌 산 아래 마을에서는 천왕봉이나 해 뜨는 모습이 보이지 않겠다. *^^

 

 

06:42 붉은 광채를 발하며 솟아오르는 해는 온 세상을 붉게 물들이고..

         (*아래 일출 장면은 클릭하면 좀 더 큰 사이즈로 볼 수 있음)

 

 

황금빛 밝은 해가 운해 위로 올라오는 모습이 분명하게 보인다. *^^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 이원규 詩, 안치환 노래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천왕봉 일출을 보러 오시라
삼대째 내리 적선한 사람만 볼 수 있으니
아무나 오시지 마시고

 

노고단 구름 바다에 빠지려면
원추리 꽃무리에 흑심을 품지 않는
이슬의 눈으로 오시라

 

행여 반야봉 저녁 노을을 품으려거든
여인의 둔부를 스치는 바람으로 오고
피아골의 단풍을 만나려면
먼저 온몸이 달아 오른 절정으로 오시라

 

굳이 지리산에 오시려 거든
불일 폭포의 물 방망이를 맞으러
벌 받는 아이처럼 등짝 시퍼렇게 오고

 

벽소령의 눈 시린 달빛을 받으려면
뼈마저 부스러지는 회한으로오시라

 

그래도 지리산에 오려거든
세석 평전의 철쭉꽃 길을 따라
온몸 불사르는 혁명의 이름으로 오고

 

최후의 처녀림 칠선 계곡에는
아무 죄도 없는 나무꾼으로 만 오시라

 

진실로 진실로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섬진강 푸른 산 그림자 속으로
백사장의 모래알 처럼 겸허하게 오고

 

연하봉의 벼랑과 고사목을 보려면
툭하면 자살을 꿈꾸는 이만 반성하러 오시라

 

그러나 굳이 지리산에 오고 싶다면
언제 어느 곳이든 아무렇게나 오시라

 

그대는 나날이 변덕 스럽지만
지리산은 변하면서도 언제나 첫 마음이니
행여 견딜만 하다면 제발 오지 마시라. 

 

그냥.. 아무렇게나 왔는데.. 이렇게 천왕봉에서 일출을 보게 되다니.. 감개무량이다. *^^

 

 

밝은 해가 비추니 온누리가 밝아진다.

 

 

지리산 10경 가운데 제1경이 천왕봉 일출이라고 할 만큼 아름답다. *^^

 

지리10경  (*지리산국립공원사무소 '지리산 50년' 리플릿 참조)

천왕봉일출 │벽소명월 │노고단운해 │ 섬진청류 │ 연하선경

피아골단풍 │세석철쭉 │ 칠선계곡 │ 반야봉낙조 │ 불일푹포 

 

 

해가 완전히 올라오자.. 춥고 배고픈지 일행이 서둘러 내려가는데.. 작은 플래카드가 펼쳐진다.

 

 

 

아빠와 아들이 함께하는 지리산 종주..

 

 

아들이 추울까.. 플래카드로 감싸준 모습이 보기 좋다. (*사전 초상권 사용 허락으로 포스팅)

 

 

06:50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천왕봉에서 내려선다.

 

 

아래로 희게 보이는 장면이.. 구름같기도 하고.. 호수 같기도 하다.

 

천왕봉 바위 봉우리를 내려가기 전 이정표 앞에.. 일행을 불러 세운다.

 

기념사진 한 번 더 찍고 가자고.

 

 

사진사를 바꾸어 한 번 더..

 

산속의 구름바다인가.. 구름바다에 있는 섬인가..

 

 

06:55 대원사 방향으로 하산.. (↙대원사 11.7Km, 장터목대피소 1.7Km→, 중산리 5.4Km↘)

 

중봉과 써리봉을 거쳐 치밭목 산장, 무재치기폭포를 따라가는 대원사(大源寺)코스..

만만치 않은 거리이지만, 지리산 종주산행의 진정한 맛을 안겨주는 매력이 있다. ㅎ 

 

 

중봉(해발 1,874m)이 바로 앞에 보이지만..

 

한참을 내려갔다 다시 올라가야 한다.

 

 

 

 

동쪽에 뜬 아침 해는 점점 밝아지고..

 

 

운해를 바라보며 내려가는 길.. 경치는 좋은데..

 

 

다시 산봉우리로 올라가자니.. 배도 고프고 힘이 빠진다. ㅠ,ㅠ

 

 

동쪽에 뜬 해는 조금씩 더워지지만..

 

 

구름바다(雲海)는 경이로운 모습.. 그대로이다. 

 

 

지리산은 금강산, 한라산과 더불어 삼신산(三神山)의 하나로 알려져 왔으며, 신라 5악중 남악으로

어리석은 사람(愚者)이 머물면 지혜로운 사람(智者)으로 달라진다 해서 '지리산(智異山)'이라 불려 왔다.

지리산은 백두산의 맥이 반도를 타고 내려와 이곳까지 이어졌다는 뜻에서 '두류산(頭流山)'이라고 불려지기도 하고,

불가(佛家)에서 깨달음을 얻은 높은 스님의 처소를 가리키는 '방장'의 의미를 빌려 '방장산(方丈山)'이라고도 하였다.

 

지리산 국립공원(智異山國立公園)은 1967년 12월 29일 우리나라 최초의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곳으로

경상남도 하동군, 산청군, 함양군, 전라남도 구례군, 전라북도 남원시 등 3개 도, 5개 시.군, 15개 읍.면에 걸쳐 있고

그 면적이 440.517㎢로 무려 면적이 1억 3천 평이 넘는다.

이는 계룡산 국립공원의 7배이고 여의도 면적의 52배 정도로 육지면적만으로는 20개 국립공원 가운데서 가장 넓다.

 

지리산은 남한에서 두 번째로 높은 봉우리인 천왕봉(天王峰 : 1,915.4m)을 비롯하여 제석봉(帝釋峰 : 1,806m),

반야봉(盤若峰 : 1,732m), 노고단(老姑壇 : 1,507m) 등 10여 개의 고산준봉이 줄지어 있고

천왕봉에서 노고단까지 이르는 주능선의 거리가 25.5㎞로서 60리가 넘고 지리산의 둘레는 320㎞로서 800리나 된다.
(* 이상 산청군청 문화관광 홈페이지 게시 자료 인용)

 

시야가 맑아.. 천왕봉에서 노고단에 이르는 25.5Km의 지리산 주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아래 파노라마 사진은 클릭하면 좀 더 큰 사이즈로 볼 수 있음)

 

 

07:36 중봉(해발 1,874m) 도착. (*아래  사진은 클릭하면 좀 더 크게 볼 수 있음)

 

 

 

뒤이어 올라오는 산행팀.. 구례 화엄사에서 산청 대원사까지 1박2일에 지리산 화대종주.. 와~ 빡세다..  

 

 

잠시 쉬고.. 중봉을 내려선다.

 

 

 

치밭목으로 가는 길이 많이 훼손된 상태로.. 헬기로 운반한 보완 자재와 공구를 표시한 붉은 리본 등이 자주 보인다.   

 

 

마른 나뭇가지 하나를 주워 들고는.. 봉황을 닮았다고 한다. ㅎ

 

 

08:12 바람이 구름을 흩날리는 모습이 보이는데..

 

 

산 아래 구름바다는 그대로 잔잔하다.

 

 

정말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섬에 있는 산을 오른 것 같다. *^^

 

 

바위를 오르다가 스마트폰을 꺼내 들고 사진을 찍고 있다.

 

소리쳐 부르니.. 손을 흔든다. *줌(Zoom) 촬영 

 

 

바위를 타고 이리저리 오르는 모습이 보인다. (* 아래 사진은 클릭하면 좀 더 크게 볼 수 있음)

 

 

푸른 하늘 아래.. 천왕봉에서 중봉으로 이어지는 모습이 웅장하다.

 

 

햇빛이 강해지자 자외선이 걱정되는지.. 선글라스를 꺼내 쓰고 폼을 잡는다. ㅎ

 

 

운해 [ 雲海 ]  
변종 구름의 한 가지. 높은 산 등으로부터 구름이 아래 방향으로 일면에 퍼져 보이는 경우가 있으며 운해라고 한다.

바람이 약하고 기온이 낮은 이른 아침에 층적운이 퍼져 있는 경우가 많고, 태양의 빛이 쬐면 사라진다.
[네이버 지식백과] 운해 [雲海] (과학용어사전, 2010. 4. 14., 뉴턴코리아)

 

08:42 아침 태양은 빛나지만.. 운해는 아직도 그 깊이가 깊다. (*아래 파노라마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음)

 

 

써리봉을 지나.. 써리봉은 산 아래서 보면.. 그 모습이 써레질 해 놓은 밭고랑 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09:23 이제 치밭목대피소까지 1Km 남았다. ㅎ

 

 

이정표 부근에 곰출현주의 현수막이 걸려있고 길도 험하니.. 기분이 이상하다.

 

 

09:48 치밭목대피소에 이르자.. 신축공사 중인 모습이 보인다.

 

 

중봉에서 만났던 지리산 종주팀이 조금 먼저 도착하여 쉬고 있다.

 

 

치맡목대피소(해발 1,425m)에서 아침 식사하고.. 유평마을까지 6.2Km를 더 내려가야 한다.

 

 

치밭목대피소는 현 대피소 뒤편에 내년 완공 목표로 17억 5000만원의 사업비를 들여 신축공사가 진행 중에 있다.

 

 

치밭목은 취나물이 많이 나던 곳이라는 뜻의 취밭목이 소리 나는 대로 굳어 치밭목이 되었다고 한다.

 

 

우선, 치밭샘의 물부터 마셔보는데.. 깨끗하고 차거운 샘물이 머리를 맑게 해준다.

 

 

10:00~10:30 우리는 라면을 먹을 수 없어.. 집에서 준비한 마른 누룽지를 삶아 아침밥 대신이다. *^^

 

 

위가 멀쩡한(?) 사람들은.. 라면을 끓이지만.. 어제저녁에 이어 또 라면이라.. 좀 그런 표정이다. ㅎ

 

 

10:35 배낭을 다시 챙겨.. 치밭목대피소에서 대원사 방향인 유평마을로 내려간다.

        식품을 넣어온 작은 배낭은 무게가 많이 줄었지만.. 큰 배낭은 여전히 무겁다. ㅠ,ㅠ

 

 

중산리로 내려가는 것보다 거리는 길지만.. 경사가 심하지 않아 힘들지 않을 거라더니.. 하산길이 엄청 험하다. ㅠ,ㅠ

 

 

정비되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너덜 바우돌길에.. 등산로도 확실히 구별되지 않으니.. 다리는 아프고.. ㅠ,ㅠ

 

 

차라리 가파른 계단이 편한 것 같다.

 

 

번식력이 강한 조릿대가 퍼져 무성하게 자라고 있어.. 다른 식물들은 근접도 못하겠지만.. 반달곰은 좋아하겠다. ㅎ

 

 

11:35 무재치기교를 건넌다. 나중에 생각해 보니.. 무재치기폭포를 생각도 못하고 지나쳤다.

 

 

맑은 물속에 잠겨 있는 단풍잎.. 그리고 물 위에 비친 나무의 그림자가 눈길을 잡는다.

자칭 영월 박삿갓의 자작시.. 고엽 (枯葉, Autumn leaves).. 한 구절을 아래에 소개한다. *^^

 

 枯葉紅色水中花   고엽홍색수중화     낙엽의 붉은 빛은 물속에 꽃을 피우지만,
 水上陰影枯凋木   수상음영고조목     물 위의 그림자는 시들어 가는 나무라네...

 

 

탐방로에서 멀리 덜어지지 않은 곳에.. 빨간색 '반달곰 활동지역 위험' 현수막이 보이니 으스스하다. ㅠ,ㅠ

 

 

반달가슴곰 신호등  *곰 목격신고(종복원기술원)  061)783-9120  www.bear.or.kr

지리산국립공원 주요 탐방로 및 곰 활동지역에 단계적 위험을 알리는 안내깃발을 설치 운영하고 있다,

 

반달가슴곰 신호등인 곰출현주의 현수막은 법정 탐방로에는 흰색의 현수막을 설치하고 있으며,
인적이 드문 비법정 탐방로 샛길 초입에는 노란색 배경의 현수막을 설치하고 있다.
샛길 중에서도 반달가슴곰과 만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곳에는 빨간색으로 만든 현수막을 부착한다.

신호등처럼 흰색-노란색-빨간색으로 경고의 수위를 높인 것이다. 국립공원에서 샛길 탐방은 금지되어 있다.

 

                 법정 탐방로                                     비법정 탐방로(샛길)                                 곰 활동지역 

 

지리산국립공원 깃대종 반달가슴곰

깃대종이란 ?
-특정지역의 생태·지리·문화적 특성을 반영하는 상징적인 야생 동·식물
-생태계의 여러 종 가운데 사람들이 중요하다고 인식하는 종

 

반달가슴곰 Ursus thibetanus ussuricus (멸종위기 야생생물Ⅰ급. 국제적 멸종위기종Ⅰ(CITES). 천연기념물 제329호)

영문명   Asiatic Black Bear

사는곳   설악산과 지리산에서 관찰된 기록이 있음.

생김새 특징   몸은 검정색이며, 가슴에 V자 모양이 있는 것이 특징임

생태적 특징   몸무게는 80`~250kg. 수명은 야생에서 약 25년 정도 사는 것으로 알려짐. 겨울잠을 자며

                   바위굴이나 나무구멍을 이용함.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곰 종류는 반달가슴 곰과 불곰이 있는데, 

                   불곰은 북한에만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음.

먹이   도토리, 열매, 산나물, 가재, 꿀 등

 

반달가슴곰 복원사업은..

우리나라 멸종위기종 복원사업의 시초로 먹이사슬 최상위 단계에 있는 종을 복원함으로써

지리산 자연생태계의 건강성을 유지, 증진시키는 동시에 더 나아가 백두대간을 주축으로 하는

우리나라 자연생태계의 안정화에 기여할 것입니다.

※ 위 이미지 및 자료 출처 : 탐방안내소 배부 리플릿 및 국립공원관리공단 홈페이지 

 

11:53 삼거리 도착. (←유평리 4.4Km, ↖새재 3.0Km, 치밭목대피소 1.8Km →) 

        

 

간간이 보이는 고운 단풍에 잠시 발걸음을 멈춘다.

 

 

 

뭐.. 이런 길이 다 있어.. 계속되는 너덜바위 길에 모두들 투덜투덜 지친다. ㅠ,ㅠ

 

 

빨간 단풍도 눈에 안 들어오나 보다..

 

 

계곡 아래쪽이 예쁜데..  바라보지도 않고 그냥들 지나간다.

 

 

누군가.. 바위틈에 흐르는 물을 받을 수 있도록.. 조릿대 잎으로 깔대기를 만들어 놓았다. 센스쟁이다. *^^

 

 

길게 내려가는 계단.. 내려가다 말고 모두들 털썩 주저앉는다.

 

 

계곡 아래로 단풍이 곱게 물들고 있지만..

 

 

저절로 눈이 감기고.. 하품까지 한다. ㅎ

 

 

올려다 보이는 모습도 일품이다. 힘들게 내려온 계곡으로 폭포도 보이고..  

 

 

올라서기 힘든 바윗길에서는 손까지 잡아주지만..

 

 

돌바우 넘어 다니기에 그만 지쳤다. ㅠ,ㅠ

 

 

가파른 계단이 더 반갑다. 

 

 

이름 모르는 하얀 들꽃 한 포기를 발견.. 사진에 담으며 잠시 피로를 잊고.. 너 참 예쁘다. *^^  

 

 

계곡을 따라 내려오다가.. 좌측으로 산대숲 우거진 작은 고개를 올라서니.. 이정표가 보인다.

 

 

여기서부터 유평까지는 길이 좀 나아지겠지.. 했는데.. (↙유평 2.6Km, 치밭목대피소 3.6Km→)

 

 

한판골로 내려가는 길이.. 결코 만만하지 않다. ㅠ,ㅠ

 

 

 

작은 다리가 있는 곳까지 계속 경사가 심하다. (←유평마을 2.0Km, 대원사 3.5Km, 치밭목대피소 4.2Km↗)

 

 

가을 엽서 - 안도현 詩

 

한 잎 두 잎 나뭇잎이
낮은 곳으로
자꾸 내려앉습니다
세상에 나누어줄 것이 많다는 듯이

 

나도 그대에게 무엇을 좀 나눠주고 싶습니다

 

내가 가진 게 너무 없다 할지라도
그대여
가을 저녁 한때
낙엽이 지거든 물어보십시오
사랑은 왜
낮은 곳에 있는지를

 

이제 등산로가 좀 나아진다. 차거운 계곡물에 손을 담그니.. 그나마 정신이 좀 든다. *^^

 

 

계곡물이 보기 드물 정도로 정말 맑다. ㅎ

 

 

초록빛.. 연둣빛.. 주황.. 주홍.. 붉은빛으로 물들고 있는 젊은(?) 단풍이다. *^^

 

 

발길이 드문 등산로라 갈잎이 쌓인다.

 

 

14:40 유평마을로 산행 완료.. 평상에 앉아 쉬면서 콜택시를 기다린다. (택시요금; 유평→대원사→중산리 45,000원)

 

 

14:50 택시로 대원사(大源寺) 도착..

 

 

대웅전 부처님께 참배부터 하고.. 경내를 잠시 둘러본다.

 

 

대원사 [大源寺]

지리산의 동쪽 기슭에 있으며, 대한불교조계종 제12교구 본사인 해인사(海印寺)의 말사이다.

1685년(숙종 12)에 창건하여 대원암(大源庵)이라 하였고, 1890년(고종 27)에 중건하여 대원사라 하였다.

1955년 중창하여 비구니 선원을 개설하였다. 이 절의 선원은 석남사(石南寺), 견성암(見性庵)과 함께

한국의 대표적인 참선 도량으로 꼽힌다. 건물로는 대웅전·원통보전·응향각·산왕각·봉익루 등이 있고,

절 뒤쪽의 사리전(舍利殿)에는 비구니들이 기거한다. 절 입구에 부도와 방광비(放光碑)가 있고,

선비들의 수학처인 거연정(居然亭) 등이 있다. 또 보물 제1112호인 대원사다층석탑이 유명하다.

[네이버 지식백과] 대원사 [大源寺] (두산백과)

 

 

15:30 다시 택시를 타고.. 중산리탐방안내소 주차장 도착, 천왕봉을 올려다보며.. 멋진 산행에 감사한다. *^^

 

18:30 초정약수 원탕에서 피로를 씻고.. 20:30 충주 굴요리 전문점에서 굴보쌈, 굴전 등으로 저녁식사.. 22:30 영월 도착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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