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금도 그림산의 일출

가슴 설레는 섬여행 2011. 4. 9. 22:59

 도초도 화도선착장 인근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이른 새벽부터 산행을 서두른다.
 목포로 돌아가는 배편은 오전 10:00, 16:00  대흥페리호와 오후 1:30 비금농협  철부선이 있지만 
 농협배는 화물차외엔 승용차나 승객은 절대 승선 시키지 않는다고 하니, 오전 10시 배를 타려면 바쁘다. 
 다음 배편인 오후 4시 대흥페리호는 목포 입항이 오후 6시가 넘으니 영월까지 가기엔 너무 늦은 시각이다.

 비금도 2일차, 섬에서의 일출이라.. 그림같은 풍경을 보려 그림산을 오른다.
 
  ▶ 산행일자 : 2011. 4. 4 (월요일)  * 동행인원 6 명
  ▶ 산행경로 : 상암 등산로 입구 - 1.7Km→ 그림산 정상(해발 226m) - 0.35Km→ 한산갈림길 - 2 km→ 상암 원점회귀
                      (총산행거리: 약 4Km)
  ▶ 산행시간 : 2시간 50분 (05:50 ~ 08:40 )
  ▶ 산행일정 : 05:00 기상, 05:30 집합하여, 도초도에서 서남문 대교를 건너 다시 비금도로..
                      05:50 상암마을에서 산행시작, 
                      등산로 입구 주차장에는 등산안내도와 간이화장실, 벤치, 수도시설과 운동기구등이 있다.   
                      아직 날은 어둡고 근처 민가에도 불빛이 보이지 않고.. 흐릿한 가로등이 산길을 비추어 준다. 

산행 시작 5분쯤 구릉위에 올라서 보니.. 염전에도 아직 어두움이 담겨져 있다.

06:00 날이 밝아오며 그림산의 그림 같은 암릉이 보이기 시작한다.

산을 오르면서도 언제쯤 해가 올라오나 궁금하여 자주 뒤돌아 동쪽하늘을 바라본다.

06:15 떠오르기 시작한 빛은 동쪽하늘을 붉게 물들이고..

06:20 웅장한 바위산이 모습을 드러내는데..커다란 사자가 잠이 깨여 웅크리고 있는 듯 하다.

06:25 그림산 정상부위.. 모두들 동쪽하늘을 바라보며 해가 올라온다고 소리친다.

06:27 멀리 동쪽하늘 위로 황금빛 둥근 태양이 솟아 오르며 온 세상을 밝히니..

밤새 어두움을 담았던 염전도 다시 붉은 빛을 담으려 한다.

06:30 그림산 정상(해발 226m). 여자분들은 오른쪽 우회로인 쉬운길로 올라가고.. 왼쪽 바윗길은 가파른 계단이며,
         철계단과 난간에 이슬이 맺혀 미끄럽다. 조심 조심 올라서니 친구들이 달아놓은 붉은 빛 리본에도 아침해가 비친다.

오늘도 제일 꼴찌로.. 철계단을 올라서며 뒤돌아 보니 황금 빛 둥근 둘레가 붉은 빛으로 이글거린다.

먼 남쪽의 섬 비금도에서.. 떠 오르는 태양과 함께 그림같은 아침을 맞는다.

산 아래로 보이는 제1상수원지와 임리 마을, 섬초밭은 안개가 가리우고.. 저 멀리 하누넘해변은 산과 구름속에 숨어있다.

붉은 일출의 기운은 하늘과 땅에 가득 차서 만물(萬物)이 자라는 힘의 근원(根源)이라... 기상(氣像) 또한 드높다.

비스듬히 쓰러져 있는 정상표지목을 다시 세우고.. 배낭위에다 디카를 올려 놓고는 그림산 정상(해발 226m)에 함께 선다.

둥근 황금빛은 바다까지 반사되고, 네모난 염전에는 붉은빛이 어린다.

06:40 그림산 정상에서 선왕산쪽 북서능선으로 내려서 다음 봉우리로 향한다.

하누넘 해변 언덕에서 바라볼 때는 나즈막한 작은 산처럼 보였는데, 산을 올라와 보니 우람한 산세가 큰 산처럼 느껴진다.

해가 좀 더 올라오자 하늘에는 환한 빛이 가득 퍼지고 바다에는 작고 둥근 해가 보인다.

사진을 찍다보니 선두는 벌써 저기.. 다음 봉우리에 가 있는데..

선왕산(仙王山)이 건너다 보이는 멋진 경치에 발걸음을 또 멈추고 신선 눈에만 보인다는(?) 선경(仙景)을 담는다. 

되돌아 보니 정상 부위의 바위 봉우리가 마치 사나운 짐승이 입을 벌리고 표호하는 형상 같이 솟아있다.

 그림산 능선을 거의 다 지나와  한산마을이 내려다 보이는 암릉에서 잠시 쉬며..

저기 보이는 바위 끝까지만 갔다가 되돌아 오기로 하나,  눈 앞에 펼쳐진 능선길을 따라 선왕산을 가고 싶은 마음에 못내 아쉽다.

비금초등학교가 있는 죽치마을.. 이제서야 잠이 깨는 듯 안개속에서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데..

07:00 발걸음을 돌려 되돌아 가는 길... 아쉬운 마음에 불러 세운다.

되돌아 가며 보이는 소금밭 염전(鹽田)에 황금빛이 가득한데.. 예전 소금이 한창 비쌀 때는 소금마저 금처럼 보였을 것 같다.

가시덤불 우거진 숲에는 빨간 열매와 간간히 피어있는 진달래 꽃이 아침해를 맞는다.

올 때는 잘 몰랐는데 돌아서려니 길이 더 험해진 것 같다.

하늘은 눈이 부실 정도로 환해지고 남은 어둠마저 산그늘 속으로 사라진다.

거대한 암벽도 황금색으로 물들고..

같은 계단길이라도 올라올 때보다 내려갈 때가 더 가파른 것 같아 더욱 조심스럽다.

07:15 산아래로 조금씩 남아 있던 안개가 갑자기 피어 오르며 환하게 비치던 태양이 달처럼 흐려진다.

안개가 짙어지며 조금 앞서 가는 일행도 안개 때문에 잘 보이지 않을 정도다.

07:20 그림산의 웅장한 암벽도 안개에 감싸이며 모습을 감춘다.

07:30 이제 짙어진 안개로 산 아래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어쩌면 선왕산 까지 가지 않고, 그림산에서 산행길을 돌린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07:40 그림산을 거이 다 내려서 맨 아래 구릉에 있는 쉼터에 이른다.

둥근 테이블과 벤치에 멋지게 마련된 안개속 원탁은 라면과 찬밥, 김치 뿐이지만 고급 레스토랑이 부럽지 않다. 

08:20 아침식사를 마치고 내려서는 길.. 안개로 가린 하늘은 마치 환한 보름달이 뜬 밤하늘 같다. 

안개속에서 수줍어 하듯 숨어 있던 진달래가 고운 연분홍빛을 살짝 보여주니... 

진달래 꽃 봄동산에서 봄맞이 사진도 같이 찍고.. 

쓰레기야 등에 매달고 내려가면 되지만, 발걸음 붙잡는 예쁜 진달래를 그냥 두고 가기 섭섭하여.. 

눈과 마음 속에 연분홍 고운 모습을 가득 담아 왔다.

08:40 이른 새벽 산을 올랐던, 상암마을 등산로 입구 주차장으로 다시 돌아와 하산을 완료한다.

산을 내려와 염전을 돌아보며 바닷물 담아놓은 소금밭도 구경하고, 소금 실어 나르는 개량 소금수레인 염차(鹽車 ?)도 보고, 

09:10경 염전위의 안개가 걷히고  잠시 하늘이 맑아진다. 
            비금도 가산선착장 인근에 있는 떡메산(해발 74m) 동남쪽 방향으로 드넓게 조성되어 있는 대동염전은
            1948년 비금도의 450세대 주민들이 힘을 합쳐 조성한 염전으로 표제염전이 없어진 경기, 인천 염전을 제외하고는
            조성당시 국내 최대규모 1백만㎥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등록문화재 제 362호)

09:20 비금 가산 여객선 터미날에 도착하니 안개로 사방이 흐릿하고..  짙은 안개로 오전 배편은 결항이라고 한다. 

오후 1시 30분 비금농협배가 있지만 화물차만 실어주고 승객과 승용차등은 승선 시키지 않는다.
답답하고 지루한  마음에 대형 트럭에 실려진 시금치(섬초) 박스를 세어 보며 시간을 보낸다.
가로 세로 박스 숫자를 계산해 보니 약 1,000박스에, 한 박스당 10KG, 약 10톤 물량이 넘는 것 같다.

썰물때라 물이 빠진 갯벌의 작은 어선도 안개가 걷히고 배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으나..
이제 목포로 돌아 갈 차도선 배편은 오후 4시 대흥페리호 뿐이니.. 지금 부터 6시간 후면..
어쩔 수 없이 남는 시간 동안에 다시 선왕산을 산행할 수 있다 생각하니 힘이 솟는다. 야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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