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설레는 청산도
가슴 설레는 섬여행 2010. 12. 2. 10:30하늘 높이 솟구친 산도, 섬을 둘러싼 바다도, 섬을 감싸안은 하늘마저도 푸르다는
남해의 섬 청산도(靑山島)로 향하여... 친구들과 함께 가슴 설레는 청산도로 향한다.
완도 다도해 일출공원에서 바라본 여객선 터미날 부근의 완도항 야경부터 가슴을 설레이게 한다.
다음날, 완도항을 벗어나며 잔잔한 바다에 물거품을 남기며, 청산도를 향하니, 갈매기도 뱃꼬리를 따라온다.
잔잔한 바다를 미끄러지듯 50여분... 청산도 도청항에 입항하는 뱃길에는, 예쁜 등대가 마주 서서 반겨준다.
선창에서 오른쪽 길로 조금 지나자, 유채밭에서 일하는 모습과 아름다운 어촌 풍경은 마치 한 폭의 그림 같다.
슬로시티 '청산도' 라는 안내판이 보인다.
안내판 뒤로 보이는 당리 마을은 옛마을의 모습이 그대로 잘 보존된 곳으로
자연석을 층층히 쌓아 만든 담장과 골목길이 시골마을의 단아함을 보여주며 옛 초가집이 아직도 남아있다.
슬로시티 '청산도'
슬로시티 Slow Clty
슬로시티는 과거와 현대의 조화를 통한 '느리지만 멋진 삶을 추구합니다.
슬로시티로 지정되기 위해서는 인구 5만명 이하, 전통적인 수공업과 조리법 보존,
고유의 문화유산을 지키고, 자연친화적인 농법을 사용해야 합니다.
현재 영국, 독일, 호주, 이탈리아등 전 세계 16개구 116개 도시가 가입되었으며,
아시아에서는 유일하게 대한민국의 완도 청산도와 함께
담양군 청평면, 신한군 증도면, 장흥군 유치,장편면이 선정되었습니다.
청산도 Cheongsando Island
하늘, 바다, 산 모두가 푸르다고해서 붙여진 이름 '청산도'는
자연경관이 아름다워 옛날부터 청산여수(靑山麗水)라 불리웠으며,
누렁소가 밭을 가는 구들장 논과 무공해 청정해변이 꿈틀거리는 아름다운 섬이며,
또한 문화재로 등록된 상서마을의 돌담길에서는
소담스러운 마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이상 안내게시판 내용 -
지난 2007년 신안 증도, 장흥 장평·유치면, 담양 창평면 등과 함께
아시아 최초의 슬로시티(Slow City)로 인증된 청산도에서 느끼는
느림의 여유를 보는 것 같아 무척 자연스럽다.
슬로시티는 이탈리아어로 “유유자적한 도시 또는 풍요로운 마을”이라는 의미인
칫따슬로(cittaslow)의 영어식 표현으로
전통보존, 지역민중심, 생태주의 등 느림의 철학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커뮤니티를 의미한다.
서편제의 <진도아리랑> 장면을 찍은 아담한 오솔길은
선창에 내려 오른쪽으로 걸어서 15분 정도의 가까운 거리에 있다.
서편제 돌담길을 그냥 지나, 바닷가부터 돌아보자며 제일 먼저 들린 화랑포 갯돌밭.
맑고 푸른 바다, 그리고 동글돌글한 몽돌만 예뻐하니... 갑자기 밀려온 파도가 심술을 부린다.
화랑포 전망대. 이 곳에서는 일출과 일몰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다고 한다.
화랑포 해안을 한바퀴 돌아서 다시 서편제 촬영지에서.. 날씨도 포근하고 즐겁기만 하다.
서편제 초가집 앞 동백꽃은 유난히 붉고, 동백나무 잎새 사이로 보이는 어촌 모습은 더 없이 평화롭다.
서편제 촬영지에서 마주 보이는 '봄의 왈츠' 세트장.
돌담길을 따라 유채꽃과 청보리밭에 둘러쌓인 하얀 팬션과 빨간 우체통,
세트장 주변으로 구경온 사람들 중에는 다정한 연인들의 모습이 많이 보인다.
마침 걸려온 큰 딸 전화에 여기 너무 예쁘다고 자랑하며 한참을 통화한다.
범바위 남쪽 해안의 갯바위 낚시터, 바위 위로 사람들도 보이고... 절경이다.
권덕리 바다정원으로 이어지는 송림속 해안 슬로길을 따라 가 보았으면 했는데... 멀리서 보기만 해도 좋다.
권덕리 남쪽 해안선에 있는 바위 봉우리를 올라서며 보이는...푸른 바다의 풍경이 정말 아름답다.
바위 봉우리에서 동쪽 방향으로 보이는 장기미 해변.
한 친구가.. 해변 저 멀리 보이는 큰기미의 모습이 자라를 꼭 닮았다고...
범바위 아래 남쪽 바다에 외로운 섬 하나, 아주 작은 섬 '말섬'
오후에 들린 백련암에서 15년 정진중인 비구니 스님이 '범을 피해 바다로 뛰어 든 말의 형상'이라고 알려준다.
넓은 바다에 자그마한 '말섬'을 홀로 두고 오기가 그런지.. 한번 더 뒤 돌아보고는 바위봉우리를 내려선다.
범바위. 산아래에서 보면 앞에 있는 작은 범바위를 보며 울부짖는 범의 형상이라고 한다.
맑은 날에는 이곳 범바위 위에서 제주도 한라산이 보이며,
범바위에서의 일몰은 환상적인 장관을 연출한다고 하는데,
날씨가 흐려 일몰은 포기하고, 다음날은 날씨가 좋아진다는 일기예보에,
대신 멋진 일출을 보자며, 법바위 인근 산속에서 야영으로 지새며 일출을 기다리기로 한다.
그리 높지 않은 곳이라고 배낭도 안 매고 등산장갑도 없이 맨손으로 범바위를 올라서다가...
넓은 바다에 외로운 작은섬 '말섬'을 달래는 듯, 진달래 꽃봉오리는 말섬을 향해 피어나고...
범바위 서쪽 아래 권덕리 마을은 진달래 꽃에 가려지고, 마을 앞 바다는 더 없이 푸르다.
범바위 북쪽으로 솟아있는 보적산을 올라가 바라보니, 남쪽 바다는 흐려지고,
범바위를 끌어안으려는 듯 붉은 진달래는 더 없이 선명하다.
점심을 먹으려 장기미 해변으로 내려서자 바닷바람이 세차다.
여기저기 바람을 피하여 커다란 바위벽 옆에 붙어 점심을 준비하는데,
항상 식사는 각자 해결이지만, 특별히 준비해 간 민물고기 조림을 나누어 준다.
대부분 햇반 아니면 라면에 김치, 계란등이지만, 멋진 바닷가에서의 식사를 행복으로 만끽한다.
점심을 준비하는 동안 바다 풍경에 빠져 사진을 찍다가...
그만 갯돌에 발이 걸려 비틀거리다 디카가 돌밭에 떨어저 굴렀다.
디카 걱정보다는 .. 이곳 까지 와서 사진을 못 찍어 가면..
괜히 팔에 힘이 빠져 슬그머니 디카를 한번 동작 시켜보니 이상이 없다.
(참고로 밝히면, 산행시 사용하고 있는 디카 기종은 SONY DSC-W7, 720만화소 소형 디카임)
다행히 디카가 돌에 떨어질 때 든든한 모서리 부분을 먼저 부딛쳐 망가지지 않았다.
숨을 돌리고 남쪽바다를 바라보니 잔잔한 파도 속의 말섬이 그림같이 아름답다. 조심조심 사진을 찍어 본다.
점심을 먹고는 차로 섬을 돌면서 해 뜨는 마을이라는 진산리 해수욕장 갯돌밭, 지리 청송(소나무)해변을 돌아,
산행지 입구인 청산중교 뒤로 갔으나,
도청리에서 신음약수터→대성산→대봉산으로 이어지는 등산로는 인적이 쉽게 보이지 않는다.
백련암쪽에서 대봉산으로 올라가기로 하고 차로 섬을 다시 돌아가 백련암을 거쳐 대봉산 (해발 379m)을 오른다.
백련암에서 바라다 보이는 남쪽바다의 풍경, 여기서도 맑은 날이면 제주도까지 보인다고,
산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부흥리 마을의 구들장 논은 청산사람들의 한이 서린 곳이라고 하는데,
구들장 논이란 구들을 깔듯 논 바닥에 돌을 깔고 그 위에 흙을 쌓아 만든 논으로,
바다가 좋아 어족자원은 풍부했으나, 논이 없어 쌀리 귀했던 시절
흙이 귀한 섬마을 사람들이 한 줌 흙마저 아껴 농사를 지어야 햇던 생존 방식이다.
에전의 사람들에겐 가난과 배고픔을 이기려는 삶의 지혜였지만 우리들 눈에는 아름답기만한 풍경이다.
백련암 뒤로 난 등산로는 인적이 없어 찾을 수 없어 망서리던 중,
비구니 스님이 길을 안내해 준다. 백련암은 300년이 지난 절인데, 절 건물은 없어져 다시 지은 것이지만
절 앞의 굵은 동백나무 숲은 300년의 세월을 간직하고 있다고...
'스님도 동백나무처럼 300년 정진하십시요'하고 인사를 하니, 잠시 기다리라며 약초로 끓인 차를 대접해 준다.
한 친구가 법당을 그냥 지나칠 수 없는지, 혼자 대웅전으로 가서 절을 올리고 온다.
백련암에서 보이는 풍경은 암공룡과 숫공룡 두마리가 마주보는 산세에 둘러 쌓인 명당이라며,
범바위와 말섬의 설명도.. 그리고 이곳에 사진작가들이 많이와 사진을 찍어 간다 라는 말에 다시 한번 셔터를 누르자,
처음에는 안 보이던 두마리 공룡이 마주 보고 있다는 산세가 완연히 보인다.
청산도가 명당자리인지 섬 마을 양지바른 곳 여기저기에 손질이 잘된 묘소가 유달리 많은 편이다.
화랑포 갯돌밭이 있는 곳에서 동쪽 해안선을 따라 슬로길로 접어든다.
바닷가로 난 바위길에 방목염소도 몇마리 보이고,
부지런히 걸어 봄의 향기 세트장이 보이는 앞개포구 입구까지 갔다가 다시 화랑포 쪽으로 돌아오니 약 50분이 걸렸다.
해는 서쪽으로 기울고 화랑포 너머 동쪽 해안으로 자리 잡으니 저녁빛이 어스름하다.
그래도 모두들 아름다운 저녁 바다 경치에 취해 박수치고 노래하며 기분 최고다.
햇반에 라면으로 저녁식사를 간단히 마치자 당리 앞바다에는 어둠이 깔린다.
다음날 일출을 보기위해 낮에 보아둔 범바위 부근 숲속으로 되돌아오니 많이 어둡다.
헤드랜턴 불빛에 야영준비를 하고, 특별히 가져간 머루주로 한잔씩하고, 1~2인용 텐트로 들어간다.
밤이 깊어지자 조금씩 추워진다. 해발 300m정도지만, 산 꼭대기에 바닷바람까지..
기온은 영하에 가깝고, 깊히 잠이 들지 않는지, 여기저기서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한 밤중 달빛에 밖으로 나와보니, 둥그런 달은 선명하고, 깜깜한 밤 하늘에 별이 총총하다.
오랫만에 보는북두칠성, 북극성, 카시오페아 별자리를 찿아보며 추운줄도 모르고,
이렇게 밤하늘이 맑으면, 내일은 멋진 일출을 보겠다고 생각하니 밤바람도 그리 차지 않다.
동녘은 밝아오지만 산그늘은 어둡다. 기상신호에 일어나서는 모두들 춥다고..
앏아진 오리털 침낭으로는 새벽녘엔 너무 추워 등산화 까지 신고 앉아서 보냈다고..
텐트안에서 수시로 가스버너를 피워가며 밤을 새웠다고..
그래도 모두들 고생을 해야 기억에 남는 거라며... 추위를 이겨 내는 모습이다.
부지런히 야영장비 챙겨 깨끗히 정리하고 일출을 보기위해 작은 범바위 쪽으로 올라선다.
야영한 곳에서 범바위 까지는 약 300m 거리이다. 그런데 날이 새면서 부터 맑았던 하늘에 구름이 몰리기 시작한다.
작은 범바위를 지나 바라다보니, 범바위는 밤의 어두움을 바다의 푸른 빛으로 바꾸고 있고,
조금 전 산을 올라 온 3명의 등산객은 일출의 붉은 빛과 바다의 푸른 빛을 찾아 범바위 위로 올라선다.
이곳 범바위에서 발생되는 자기(磁氣)는 지구보다 강하기 때문에 나침판도 방향을 잃는 곳이라고 한다.
말섬은 수평선 멀리 밝은 빛에 조금 일찍 어두움에서 깨어나 바다의 푸른 빛으로 단장을 하고 있다.
서쪽 화랑포 해변도 점점 밝아지고,, 산 아래 권덕리 마을은 서서히 산그늘에서 벗어난다.
작은 범바위와 범바위 사이에 짓고 있는 전망대에서 일출을 기다리지만..
떠오르는 해는 잠시 손톱만큼 붉은 얼굴을 보여주다가, 검은 구름 속으로 숨어 버린다.
구름위로 올라오는 해라도 보려고 조금 더 기다리디가.. 가만히 잇으면 추워서 그러는 건지,
나이 먹으면 이런 운동을 자주 해야 치매에 안 걸린다며 양팔 벌리고 한 발 들고 중심잡기를 한다.
검은 구름이 더 밀려오니 모두들 그냥 아래 넓은 길로 내려 가는데..
그래도 아쉬워 작은 범바위 쪽으로 다시 올라서다가 보니 검은 구름 아래로 하늘 빛이 조금 붉어진다.
작은 범바위를 넘어서자... 태양은 검은 구름을 벗어나며 하늘위로 밝은 빛을 맘껏 발한다.
범바위 아래 동쪽 해안선인 장기미해변이나, 화랑포 갯돌밭에서 푸른 수평선을 보려다... 고인돌(하마비)를 지나..
(하마비는 자연석에 부처를 새겼는데 아무리 지체 높은 사람도 이 앞을 지날 때에는 말에서 내려 걸어 갔다고 한다.)
당리마을 입구인 당재에서 도락리 해변의 소나무 숲이 보고는 저기서 아침을 먹자며 마을로 내려간다.
도락리 마을로 내려와 돌담장길을 빠져 나가다가 차가 골목에 끼일뻔 했지만, 워낙 베테랑 운전솜씨다.
내려와 보니 정작 소나무 숲으로 가는 길이 없어 도락리 어촌 선착장 끄트머리에 자리 잡자,
동쪽 봄의 왈츠 세트장 하늘 위로 솟구친 밝은 태양이 바다까지 황금 빛으로 물들이고 있다.
동쪽 바다는 황금빛으로 빛나지만, 저 멀리 남쪽 끝으로 보이는 수평선은 푸른색이 더욱 선명하다,
사발면과 계란등으로 아침식사를 준비하는 동안에도 바다를 바라본다.
아름다운 섬 靑山島를 떠나기 전 도청항에서...
모두들 할머니가 팔고 있는 자연산 미역과 다시마를 잔뜩 사왔다.
(청산도 미역은 집에 와서 먹어보니 정말 맛 있다.)
우리가 탄 카훼리호는 도청항을 벗어나고, 완도에서 온 카훼리호는 도청항으로 들어가고 있다.
청산도는 점점 멀어지고...
동쪽으로 보이는 잔잔한 바다는 은빛으로 빛난다.
완도항으로 입항하며... 머리 보이는 섬들은 구름속에 시야가 흐리다.
완도항에 정박하니,, 갈매기가 다시 반겨준다.
주말에는 임시 배편이 있어 계획보다 일찍 완도로 돌아와 해수탕에 피로를 풀고...
땅끝 해남마을 전망대에 올라가 남해바다를 보아도 청산도는 보이지 않고,
두륜산 케이블 카를 타고 두륜산 고계봉에 올라가 남해바다를 바라본다.
두륜산 고계봉(해발 638m)에서...
두륜산에서도 맑은 날이면 제주도 한라산 까지 볼 수 있다고 하는데..
흐려진 시야에 남해바다는 보이지 않지만.. 청산도가 있는 바다쪽을 한번 더 바라다 본다.
두륜산을 내려와 해남에서 큰 맘 먹고 전복 코스요리까지..
2박 3일간의 남도 여행을 마치고.. 영월로 돌아 온 시각은 밤 12시가 다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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