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텃밭 농사일지 (10월)

박삿갓의 텃밭 이야기 2023. 10. 21. 10:50

10월 1일(일) 오후 늦게 텃밭으로 나와보니.. 추석 연휴 동안 벌레를 못 잡아 배추가 엉망이다.

그동안 베어내지 못해 바랭이가 무성하던 잡초밭도.. 뽑아내기 시작했다. (*바랭이; 볏과의 한해살이풀)

10월 2일(월) 오전부터 일찍 나와.. 전날 다 못 잡은 배추벌레를 잡는데.. 몇 포기는 너무 파먹어 뽑아냈다.

하얗게 허물을 벗은 애벌레도 보이고.. 오늘도 몇십 마리 잡아냈다.

얼루룩얼루룩 검은 애벌레가.. 배춧속을 파먹고 있는 모습이.. 너무 징그럽다.

한동안 못 땄던 토종오이.. 축대 부근에 몇 개 달리고, 딸기밭 뒤쪽 밭두렁에도 몇 개 달렸다.
*10/2 현재 오이 수확 누계 : *토종 140+5= 145개  (*다다기 총 330개, *가시오이 총 390개)

10월 3일(화) 오전 8시경.. 밭두렁의 구절초(九節草)는 쓰러저도 다시 고개를 들고 꽃을 피운다.
구절초라는 이름은 아홉 번 꺾이는 풀, 또는 음력 9월 9일에 꺾는 풀이라는 뜻에서 유래하였다.

노란 소국이 제일 먼저 피었다. 노란 소국이 거의 만개할 즈음 빨간 소국이 피기 시작한다.

철 모르는 애기용담도 연분홍 꽃망울을 피우고 있다. 해가 지면 꽃도 졌다가 다시 피고, 개화기간이 길어 가을에도 핀다.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 묵밭이 되었던 부분.. 바랭이 뿌리가 억세어 뽑아내기가 보통일이 아니다. 

배추벌레를 잡는 며칠동안.. 잡초밭의 바랭이를 다 뽑아냈다.

잡초제거 작업을 어느 정도 해 놓으니.. 텃밭 분위기가 달라졌다. ㅎ

10월 4일(수) 오전 9시경.. . 배추, 무 등을 심어 놓은 김장밭도 호미로 한 번씩 긁어내었더니 깨끗해졌다.

아침 기온이 10℃ 이하로 선선해지면서.. 호박밭에 늙어가는 호박도 있고, 방울만한 호박알도 많이 맺혔다.

10월 6일(금) 오전 7시 30분경 텃밭으로나와.. 지난해 사용하고 남았던 천연살충제를 배추밭에 뿌려주었다.

밝게 떠오른 아침 햇빛에.. 쓰러지고 꺾여진 들국화들도 다시 일어선다.

아침 햇살을 맞이한 코스코스는..가을에 새아씨처럼 얼굴을 붉힌다.

아침해가 환히 비치자 용담도 꽃잎을 열고 있는데.. 붉으스레한 자주빛이 물들고 있다.
*용담(龍膽)은 뿌리를 약으로 쓰며, 쓴 맛이 강하여 웅담보다 더 써서 용담이라 부른다,

축대 옆이라.. 아침해가 비치지 않는 곳에 핀 아스타국화는 아침해가 더 그립다.

작고 못생긴 토종오이도 아침햇살을 만끽하는데.. 

가뭄과 폭염에 꽃송이가 말라 떨어진 백일홍 씨앗은 아침 햇살에 새 싹이 음튼다.

잘라버린 참취도 가느다란 새 줄기에 희고 가녀린 꽃을 피웠다.

몇 년 묵은 씨를 파종했던 황토청자무는 발아에 실패하고.. 그 자리에 다시 월동춘채를 파종했다.

오후에 다시 나가.. 딸기밭 사이 빈 자리에는 월동시금치를 파종(흩어뿌림)해 놓았다.

10월 8일(일) 오전.. 노란 소국이 만발하였다. 조금 더 있으면 빨간 소국도 피겠지..

10월 10일(화) 오전.. 아침부터 늦옥수수를 꺾으러 나왔다. 오후에 손주들에게 택배로 보낼 생각이다. 

늦게 심은 옥수수인데도.. 생각보다 잘 크고 잘 여물었다.

옥수수를 꺾는 동안 토종 딸기밭 정리.. 밭 통로까지 런너가 너무 뻗어 제거해 주었다.

딸기밭 옆 밭두렁에 심은 백일홍 울타리에는.. 아직 곱게 핀 붉은 꽃이 남아있다.

가뭄과 폭염으로 줄기가 말라버린 백일도 다 못 핀 백일홍.. 꽃잎이 마른 붉은 꽃은 다가올 봄을 위해 씨를 맺고있다. 

사진을 찍고 있는 동안.. 콩밭 옆에 심은 옥수수까지 부지런히 꺾고 있다.

큰 것만 선별해서 대충 세어보더니.. 한 접 반 정도라고 한다.

좋은 것만 골라 담아 한 자루에 약 80개 정도씩.. 모두 160개다.

*손주들에게 택배로 보낸 160개 외에 초리(못생기고 잔것)를 따로 쪄보니 한 솥 가득이다. (*늦옥수수 총 2접 정도 수확함)

10월 20일(금) 오후 늦게.. 밤부터 기온이 많이 내려가고 서리가 내릴 수 있다는 기상 예보에 가을걷이를 하러 나왔다.

서리를 맞으면 호박잎이 바로 물러 상하게 된다. 서리 오기 전 호박순을 따 달라고 부탁한 이웃에게 줄 생각이다.

연한 잎만 골라서 따는 걸 보니.. 저녁 반찬 메뉴는 호박잎쌈이다.

남아있던 늙은 호박 한 개와 늦옥수수 초리(가장 잔것)까지.. 토종오이, 애호박 등 딸 건 다 땄다.

*10/20 현재 오이 수확 누계 : *토종 145+5= 150개  (*다다기 총 330개, *가시오이 총 390개)
*올해 오이 수확 총계 : 150 + 330 + 390 = 총 870개  *내년에는 1,000개를 목표로 해야겠다. 

붉은 노을도 어두워지고.. 17:43 영월역 도착하는 무궁화 열차가 지나간다. 집에 간다. (*당일 영월지역 일몰 시각; 17:45)

핸드 드립 원두커피 한 잔에.. 좀 작지만 알이 잘 여문 늦옥수수 맛이 그만이다.

10월 22일(일) 오후 4시경.. 기온이 낮아지니 용담은 깊은 꽃 속에 따스한 햇살을 가득 담으려 한다.

늦었지만 더 추워지기 전에.. 쪽파밭 뒤쪽 빈자리에 내년에 종구(쪽파씨)로 쓸 월동용 쪽파를 더 심었다.

※ 쪽파씨(종구)는 가을에 파종하여 여름에 잎이 마른 후 뽑아 한 달 정도 휴면(여름잠) 시킨 다음 사용한다.

•봄 파종 시기(심는 시기) : 4월 상순 ~ 5월 중순
•가을 파종 시기 : 8월 (추석용), 9월 (김장용), 10월(월동 종자용)

10월 23일(월) 오전 9시경.. 주말 동안 새벽 추위에 살짝 얼어 호박잎은 더러 물렀지만, 잎에 가린 애호박은 멀쩡하다.

꽃잎이 한, 두 개 떨어진 구절초.. 가을을 보내기 싫어 붙잡고 있는 모습이 안쓰럽다.

따스한 아침 햇살에 봉래산의 안개는 걷히고.. 추위를 피해 배춧잎 속으로 파고든 파란 배추벌레 3마리 잡았다.

10월 26일(목) 오전.. 마늘밭을 파기 시작했다. 지난해 마늘을 심었다 캔 자리로 땅이 딱딱해져 로타리삽으로 파는데..

※ 아래는 2년 전에 마늘밭을 파기 위해 구입한 로타리삽. (*인터넷 쇼핑몰에서 약 10만 원) 

로타리삽 사용이 서툴러 더 불편한 것 같다며.. 옆에서 삽으로 파며 거든다. 

밤부터 비가 내린다는 기상예보가 있어.. 오후까지 다 파고 거름을 뿌려 두려고 부지런히 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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