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함백산 야생화축제'를 다녀와서..

박삿갓의 여행 이야기 2014. 8. 8. 20:41
‘2014 함백산 야생화축제’가 지난 7월 26일부터 9일간 만항재 일원에서 열려, 야생화 화분만들기, 함백산야생화 사진전,
함백산 전국등반대회, 숲속 작은 음악회, 숲해설가와 함께 떠나는 ‘산상의 화원’ 여행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항암 치료에 마음도 지치고 다리 힘은 빠졌지만.. 함백산야생화축제는 꼭 가고 싶어.. 배낭을 챙겨 고한으로 향한다.
여름 휴가철에다 '2014 영월 동강 축제'까지 겹쳐.. 평일인데도 영월역을 나서는 여행객들이 많이 보인다. ㅎ


플랫폼에서 잠시 기다리는 동안.. 오랜만에 반가운 분들도 만나고..


09:55 영월역 출발(영월→고한 기차요금; 2,800원, 소요 시간; 57분)


동해안으로 향하는 여행객들로 좌석은 만원, 입석까지.. 예약해 놓길 잘했다. ㅎ


오랜만의 열차 여행.. 차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더없이 좋다. 


10:57 고한역 도착.(약 5분 연착)
고원관광도시인 고한읍은 정선군 남동쪽 끝부분에 위치하고 있는 마을로 태백시와 경계를 이루고 있다.
고한(古汗)은 백두대간의 주능선인 함백산과 백운산 등으로 둘러싸인 백두대간 중심에 위치한 산중 고장으로,
태백산의 진산(鎭山)인 해발1,573m의 함백산자락 700~1,100m에 이르는 수려한 자연 속에 자리하고 있다.


고한역 아래쪽 농협앞 버스 정류장에서 약 10분간 셔틀버스를 기다린다.



11:14 행사 기간 중 하이원리조트에서 후원하는 셔틀버스를 타고 만항재로.. ㅎ 


정암사(淨巖寺)를 지날 즈음 한 차례 소니기가 쏟아진다.

1,500여 년 전 신라 자장법사께서 창건한 정암사에는 적멸보궁과 보물 410호인 수마노탑 등이 있으며,
정암사 경내의 청정계곡은 천연기념물 73호인, 열목어 서식지로 지정 보호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11:40 만항재 도착, 새로 만든 주차장 바로 앞으로 보이는 '산상의 화원'으로 들어선다.


올해는 함백산 등산로 입구 부분에 넓은 주차장을 신설하여 주차공간이 여유롭다. *^^
지난해까지는 만항재 정상 부근에 주차 공간이 부족하고, 특히 주말에는 혼잡한 편이였다.


'산상의 화원' 입구에 있는 '백두대간 만항재 야생화 탐방로' 표지석..




태백산맥의 목덜미 위치로 '늦은목이재'가 변하여 '능목재'가 되었다는 설명도 있고, 망향재가 만항재로 변했다는 설명도 있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늦은목이재'로 불리던 곳을, 한자화하여 늦을 만(晩), 목덜미 항(項)을 써서 만항(晩項)재가 된 것 같다.  
옛부터 비탈이 느린 산, 줄기가 늘어진 산의 가파르지 않고 느린 고갯길을 늘재(널재), 느린재, 늦은재(느진재) 로 불러왔다. 


야생화 탐방로를 들어서자마자.. '자주꽃방망이'가 꽃다발처럼 반겨준다.(꽃말; 천사)
색종이로 접은 종이꽃 같기도 하고.. 열 송이 정도가 모여 방망이처럼 생겼다.. 금 나와라 뚝딱~


'둥근이질풀'도 반가운 모습을 보인다. 쥐손이풀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이질을 치료하는데 쓰이는 약초라고 한다. (꽃말; 새색시)


낙엽송 우거진 쉼터에서 잠시 쉬면서.. 간식부터 먹고 간다. ㅎ 

오늘 아침 텃밭에서 따 온 방울토마토와 동강합창단 연습 때 얻어 온 홈메이드 카스테라 한 조각씩 먹고.. ㅎ


식후경으로.. 꼭 1 년 만에 다시 찾은 산상의 화원을 둘러본다.  


'숲속 작은 음악회' 무대에서 아름다운 악기 소리가 울려 퍼지니..


'동자꽃'도 귀를 기울이고..


'말나리'도 옆 친구와 말을 멈추고 음악을 듣는 듯 하다. *^^
하늘을 보고 피면 하늘나리, 땅을 보고 피면 땅나리, 이야기를 나누려 옆을 보면 말나리..? (꽃말; 존엄)


멀리 보이는 함백산의 들꽃들도 이 음악 소리를 듣고 있을까?


긴 가뭄에 만항재의 들꽃들도 예년보다 조금 덜 핀 것 같다. 


노루가 물을 마시러 왔다가 오줌을 싸고 간 자리에 핀다고 하는 분홍색의 '노루오줌'은 뿌리에서 나는 냄새가
노루오줌 같다고 붙여진 이름이니.. 노루가 예쁜 곳을 골라 오줌을 누고 갔나..? 이름과 달리 꽃말은 정열, 연정. 


낙엽송이 우거진  숲속에는 야생의 둥근이질풀이 무성하고, 동자꽃 등이 고운 빛갈로 숲을 장식한다. 



 갖가지 들꽃들이 예쁘게 피어 있는 푸른 숲 속을 걸으니.. 한결 힘이 솟는 듯하다.



나비들도 꽃 사이를 날아다니고..


'물레나물'도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붉은 꽃술에 노오란 꽃잎이 휘어 피어 있는 모습이
마치 실을 만드는 물레처럽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꽃말; 일편단심)


귀여운 동자승처럼 옹기종기 피어 있는 동자꽃! 오늘은 누구를 기다리고 있을까?


'산상의 화원'을 둘러보고.. '야생화 공원'으로 향한다. 여기서부터 야생화공원까지는 약 1Km 거리의 '만항숲길'로 이어진다. 


옛날 어느 암자에 노스님과 어린 동자승이 살고 있었는데, 어느 해 노스님이 겨울나기 준비를 하려고 마을로 떠난 사이에
눈이 많이 내려 길이 막히고, 봄이 되여서야 눈이 녹고 길이 뚫려 암자로 돌아가 보니 어린 동자승은 암자 옆에서 얼어죽고 말았고,
스님은 동자승을 양지 바른 곳에 묻어 주었는데, 그 이듬해 무덤가에서 어린 동자승의 얼굴을 닮은 붉은 꽃이 피었다,
그 이후 이 꽃을 '동자꽃'이라고 부른다는 슬픈 전설을 가진 꽃이다. (꽃말; 기다림, 정열) 


연보라빛이 고운 '모싯대' 영어로는 'Ladybell'이라는 이름을 가진 종처럼 생긴 꽃이다.(꽃말; 모성애, 영원한 사랑) 



표범나비가 앉은 '까치수염'은 꽃 모양이 까치 목덜미의 흰 부분을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꽃말; 잠든 별, 동심)


'은꿩의 다리'는 줄기의 모양이 꿩의 다리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수술이 황색인 '금꿩의 다리'가 조금 더 예쁘다는데.. 아직 못 만나보았다. 허긴, 은보다는 금이 더 귀한 거다. ㅎ 


터널처럼 우거진 '만항숲길'


'만항숲길'을 나서 야생화 공원으로 내려서는 길목에 있는 '개쉬땅나무'.. 꽃에 꿀이 많아.. 벌과 나비가 단체로 붙어있다. ㅎ


'긴산꼬리풀'에도 나비가 붙어 있고.. 꽃과 사랑에 빠진 나비 천지다. ㅎ (꽃말; 달성)


조금 멀리 '만항마을'이 보이고 '함백산 야생화 축제' 행사장이 바로 내려다 보인다.




'만항 야생화 전시관' 부터 들려 본다.





야생화도 식후경이다. 슬슬 먹거리장터를 둘러보다가..


찐빵과 꽈배기가 너무 맛있어 보여 '함백산 야생화 분식' 가게에 자리를 잡았는데.. 기름에 튀긴 음식은 못 먹는 처지라.. ㅠ,ㅠ


우선 잔치국수 한 양푼씩.. 생각보다 너무 맛있다. ㅎ 


메밀부침 한 장에 2,000원에.. 맛도 그만이라.. 한 접시 더 먹었더니.. 찐빵 들어갈 자리가 없어 배낭에 매달고 나왔다.
찐빵은 2개 1,000원인데, 달지 않고.. 어디 유명한 찐빵보다 더 나은 것 같으니.. 함백산의 야생화 향기가 배어서일까?


식사 후 행사장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다...



맑게 갠 푸른 하늘과 눈부신 햇살에 더워진다. 키페에 들려 냉커피 한 컵 사서 들고..


어린이 사생대회를 하고 있는 곳을 지나..


함백산 야생화 전시 체험장으로 들어선다.


입구 화단에.. 동자꽃과 함께 피어 있는 꽃양귀비의 자태도 아름답지만..


긴산꼬리풀, 맨드라미 등과 어우러진 토종 백도라지의 모습이 더 아름답다. ♡ 


정선바위솔 종류가 한 포트에 2,000원으로 비교적 저렴한 편이다.


함백산 야생화 책자 등도 판매하고 있어.. 큰맘먹고 한 권 구입,. (야생화 사진첩; 1만원, 시집; 5천원)


목부작, 석부착 작품들도 둘러보고..


함백산 야생화 포트와 씨앗도 몇 가지 구입하였다.(야생화 포트; 1,000원, 씨앗 한 봉;1,000원, 다섯 봉 사면 한 봉 덤)


소나기가 잠시 내리더니.. 하늘이 어두워져 서둘러 만항재로 다시 올라간다.



'산상에 화원'에 이르자 빗줄기가 굵어진다. 비닐우의를 입고.. 오랜만에 같이 한 장 찍고..


비를 피해 만항재 쉼터 처마 아래로 들어서니.. 말 그대로 억수 같이 쏟아진다.



고한읍과 태백시를 잇는 414번 지방도로가 정상으로 나있다. 만항재는 지리산 정령치(1,172m)난 강원도 운두령(1,089m)보다 높은 해발 1,330m로 우리나라에서 자동차가 오를 수 있는 포장도로 중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다. 이러한 지리적 요건 때문에 만항재는 1998년 강원랜드 카지노 호텔사업부지로 유력하게 거론되기도 하였다.

지금은 교통이 편해졌지만 옛날 고한 사람들이 이 재를 넘어 황지를 거쳐 춘양까지 가서 소금을 사오기도 했는데, 소금 한 가마를 지고 고한에 도착하면 소금이 녹아 반 가마도 채 남지 않았다고 한다.

만항재는 우리나라 최대 야생화 군락지로 만항재 주변과 함백산으로 이어지는 등산로는 시야가 넓고 완만해 야생화를 관찰하며 여유롭게 등반할 수 있다. 맑은 날에는 빛을 받아 한층 더 싱그러운 녹음을 뿜어내는 이 길에는 시호와 같은 약초와 참나물, 누리대, 취나물 등 산나물들이 탐방객들을 반긴다.

고한에서 태백시로 넘는 다른 언덕인 두문동재에 2004년 12월 터널이 둟리면서 만항재가 더욱 한가해진 데다가 한 여름에도 시원함을 느낄 수 있고 가을에는 높은 일교차에서 오는 화사한 빛깔을 단풍을 만끼할 수 있으면, 겨울에는 1300고지에서 펼쳐지는 설경은 탐방객들로 하여금 무아지경으로 빠져 들게 한다. 이 빼어난 명소로 널리 알려지면서 드라이브를 즐기는 여행객들이 일부러 찾는 길이기도 하다.
( 이상 만항재 소개 내용등은 정선군 홈페이지 참조) 


'해발 1330m 산상의 화원 만항재'라는 고한읍의 표지판 뒤로 '영월군 상동읍'이라는 초록색 교통표지판인 보인다.
만항재는 정선군 고한읍과 태백시의 경계이며 영월군 상동읍 구래리와도 경계를 이루는 지점이다. 


빗줄기가 조금 약해지는 것 같아.. '하늘숲 공원'으로 향한다.




오미자차 한 잔에.. 야생화 공원에서 사 온 찐빵을 곁들이니.. 행복감마저 느껴진다. ㅎ


갑자기 내린 비에..  숲속 도서관도.. 들꽃차 가게도 임시 휴업이다.



국내에서 가장 높은 고갯길.. 천상의 화원 만항재에서 펼쳐진 여름꽃 축제!
비가 그치고 나자.. 여기저기에 커다란 카메라로 사진 찍는 모습이 보인다.

만항재(1,330m)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포장도로로, 태백시와 영월군 상동읍, 정선군 고한읍의 경계이기도 하다.


상동읍 구래리 장산(해발 1,408m)으로 이어진 산줄기에 안개가 피어오르는 멋진 광경을 한참 지켜본다.


노란 마타리와 달맞이꽃이 어우러진 조망이 황홀할 정도다.


만항재에서 산상의 공원으로 내려서는 길.. 좌측 화절령 방향으로 '운탄길'이 이어지고, 여기서 야생화 공원까지는 1.5Km 거리다.


비에 젖은 둥근이질폴과 동자꽃.. 내년에 다시 만나길 마음으로 약속하고...



꽃쥐손이(털쥐손이)는 벌써 단풍이 붉게 물들어 있다.


이른 봄부터 피어나는 함백산의 들꽃들.. 새로 만들어 세워 놓은 안내판의 사진이지만.. 예쁜 모습들을 한꺼번에 만나본다.





짓궂은 소나기에 '숲속 작은 음악회'는 막을 내리고.. 피아노도 우의를 입었다.


16:00 우의를 입은 채로 서둘러 셔틀버스를 타고.. 만항재 출발~

 


고한역에 도착하니 그제야 비가 완전히 그치고 하늘이 맑게 갠다. ㅎ
17:05 정시보다 약 10분 늦게 고한역 출발(정시 16:55발) → 18:00 영월역 도착. (정시 17:52착)


정선(화암)연화, 둥근 사천, 포천바위솔 등 바위솔 종류들...
베란다 화분대 앞에 일렬로 쭉 세워 놓으니.. 제법 보기 좋다. ㅎ 


함백산 야생화 책자를 펼쳐보며.. 텃밭 화단에 씨를 뿌릴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내년 봄이 기다려진다 .*^^


고한 함백산 야생화축제는 매년 여름 만항재와 야생화마을에서 열리는 축제다.
특히 여름에 장관을 이루는 만항재의 야생화들은 야생화도감에서나 볼 수 있는 귀한 꽃들이다.
만항재에 서식하는 70여 종의 야생화 중 대부분이 여름에 만개하니, 축제 기간 동안 만항재는 그야말로 야생화 천국이다.

원시 숲이 그대로 보존된 탐방로를 걸으며 싱그러운 숲의 합창을 들으면 한여름 더위는 멀리 달아나고 온몸이 초록으로 물든다.
노루오줌, 둥근이질풀, 터리풀, 구릿대 등 여름을 기다려온 야생화들이 끊임없이 걸음을 멈추고 허리를 숙이게 만든다.
인간의 생각으로 멋을 부려 식재한 것이 아니라 자연이 절로 만들어낸 산상의 화원이다.

만항재 정상 숲에서 야생화를 만나며 산책을 하고, 야생화공원으로 내려가 다양한 체험 행사를 만나본다.
산속 족욕 체험, 야생화 페이스페인팅, 야생화분 만들기 등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이 기다리고 있다.
야생화가 피어난 산책로에는 원두막 등 쉼터가 조성되어 있어 가족과 함께 소풍 삼아 즐기기에 좋은 코스다.

주최/주관;  고한함백산야생화축제위원회 /지역내 각급 사회단체 Tel. 033-592-2810, 8486

※ 아래 행사장 안내도는 클릭하면 좀 더 큰 이미지로 볼 수 있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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