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망상해변에서..
박삿갓의 여행 이야기 2018. 8. 21. 15:20유난히도 무더운 올여름.. 영동지방은 비가 내리고 난 뒤에 많이 시원해졌다.
말복도 이틀 전 지나고.. 시원한 바다... 망상해변으로 가는 야간열차를 탄다. *^^
망상해변은.. 5년 전에 가보고.. 그 해 12월.. 건강검진에서 위암으로 판정받고..
위전절제술과 이어진 항암 치료로 다시 가기 힘들 거라 생각했는데.. 다시 간다. ㅎ
2018. 8. 18(토) 01:44 영월역 출발 (영월→망상해변 열차요금; 8,600원, 경로 6,000원)
04:20경 차장 밖으로 보이는.. 묵호항 인근 불빛에.. 괜스레 마음부터 설렌다. *^^
04:28 망상해수욕장역 도착.. 승강장에서 내려서자마자.. 망상해수욕장 상가 불빛이 보여.. 잠시 어리둥절이다.. ?
5년 전에는 망상역에서 내려.. 열차 진행 방향으로 망상해변까지 약 500m.. 10분 가까이 걸어갔었는데.. ?
하여간.. 망상해수욕장역을 나서면.. 바로 망상해변 상가 입구다. 그제서야.. 아~ 해변으로 역을 다시 만들었구나.. 좋다. ㅎ
04:35 파도 소리 세차게 들리고.. 아무도 없는 어두운 밤바다.. 막상 들어서기가.. 좀 그런가 보다.
망상해변의 시계탑 바늘은.. 새벽 4시 45분을 가리키고 있다. *^^
망상해변 상가는 밤새 불을 밝히고.. 모래밭을 야릇한 빛깔로 물들이고 있다. *^^
05:10 시민박명 시각이 가까워지자.. 먼동이 트고 여명이 밝아온다. (*당일 망상해변 좌표의 시민박명 시각 : 05:13 )
*시민박명(市民薄明, civil twilight); 태양이 수평선 밑으로 6도가 될 때는 신문을 읽을 수 있는데, 이 시간대의 밝기를 말함.
*여명 (黎明,dawn); 1. 희미하게 날이 밝아 오는 빛. 또는 그런 무렵. 2. 희망의 빛 (*국어사전 참조)
배낭과 쿨러백을 모래밭에 내려놓고..
05:25 동쪽 하늘은 점점 밝아오고.. 동쪽 바다(東海)에서 밀려드는 파도는 모래밭을 적신다. *^^
남쪽 방향.. 묵호 대진항 쪽으로 보이는 모습.. 백사장에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
북쪽 방향.. 옥계항, 금진항 쪽으로 보이는 모습.. 멀리 해안단구는 금진온천이 있던 곳이다.
해안단구는 해안 연변을 따라 분포하는.. 대지상(臺地狀) 또는 계단상(階段狀)의 지형으로,
대체로 표면이 평탄하고 주위가 급사면이나 절벽으로 끊긴 계단의 형태로 발달하게 된다. *^^
05:35 파도 소리 들리는 한적한 모래밭에서.. 동쪽만 바라보고 있다. *^^
05:40 동해시 현재.. 기온 20℃, 미세먼지 농도 20.. 가시거리 20Km.. 일출 오전 5:42.. (*망상해변은 05:41)
아쉽게도.. 수평선에서 해가 떠오르는 모습은 구름에 가려지고..
05:41 당일 망상해변 좌표로 계산된 일출 시각인.. 아침 5시 41분이다. (*한국천문연구원 자료 참조 )
해야.. 솟아라! 구름아.. 조금만 비켜다오..
붉은 태양은.. 구름도 가리지 못하고.. 파도는 힘차게 솟구친다. *^^
검푸른 바다는.. 황금빛이 반사되어 물결친다.
갈매기는 날아오르고.. 구름에 가린 태양은.. 뜨거운 열정을.. 드넓은 바다로 빛내림하고 있다.
구름 사이로 비추는 한줄기 빛.. 흔히 빛내림이라 부르고, 전문용어로는 틴들현상(Tyndall effect)이라고 한다.
틴들 현상(Tyndall effect)은 빛이 개방된 곳이 아닌 제한된 곳을 지날 때 빛의 줄기가 나타나는 현상으로,
구름의 입자들에 부딪힌 햇빛이 빛줄기를 만들어.. 황금빛이 커튼처럼 펼쳐진 멋진 장면이 연출되고 있다. *^^
바다의 시샘인 양.. 파도가 모래밭까지 밀려오니.. 서둘러 피한다.
바닷가를 걷는.. 연인들의 모습.. 젊은 날이 그립다.
간식거리 등 짐을 챙겨 놓고..
8월의 아침 태양은.. 눈부심을 더한다. *^^
밀려드는 파도는.. 모래밭에 흰 물거품을 남기고..
부서지는 파도는.. 눈부신 포말을 일으킨다.
06:15 야간열차를 타고 온 터라.. 잠시 자리에 누워.. 눈 좀 붙이겠다고 하더니..
눈부신 햇살에 5분도 안되어 일어나.. 선선한 바닷가 아침.. 무릅담요를 덮고.. 앉아서 존다. ㅎ
바닷가 아침이면.. 갈매기도 떼를 지어 날아오른다.. *^^*
할 일도 없고.. 손녀들에게 주려고.. 예쁜 조개껍질만 골라.. 한 움큼 주워 담았다. *^^
임시 양산으로 쿨러백을 가려 놓고.. 간식 타임..
심심하지 않게.. 갈매기가 바로 앞에.. 앉아.. 두 발로 서있다.
가까이 가면 도망갈까.. 줌 촬영.. 잘 생긴 갈매다. ㅎ
거센 파도를 넘어.. 넓은 바다로 높이 날아가고 싶은 폼이다. *^^
갈매기들은 떼를 지어 날아다니며.. 해변의 아침을 즐긴다.
07:30 맑은 하늘에 흰 구름.. 시원한 수평선.. 드넓은 백사장.. 망상해변은 사람들을 불러 모으기 시작한다.
망상해변은 묵호항에서 북쪽으로 3km쯤 떨어져 있으며, 연장 2Km에 달하는 드넓은 백사장과 청정 해수,
얕은 수심(경사도 2~4도, 평균 물 깊이 0.5~1.5m) 등 동해안 해수욕장 중 가장 넓고 쾌적한 해수욕장으로,
주차장, 야영장, 샤워장, 공중화장실 등 각종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해변상가도 이용하기에 편리하다.
조금 거세어진.. 파도는 백사장 위까지 넘보는데..
해변 상가 편의점에 가서.. 사발면 한 개를 사 가지고 온다.
파도를 두려워하지 않는 소년은..
그만.. 파도에 휩싸였지만.. 재미있어 하는 모습이다. ㅎ
07:40 아침 식사 준비..
집에서 싸 온 김밥 한 줄씩에.. 사발면 한 그릇이다. ㅎ
간단하게 아침 식사를 마치고..
08:00경 바닷가에 앉아 있는 남매의 모습이.. 너무 보기 좋다. (*사전에 아빠의 양해를 얻고 촬영)
망상해변에는.. 파도를 두려워 하지 않는 아이들이 많은가 보다 *^^
바닷가를 걸어 보겠다고 나서더니..
금새 파도에 발목을 잡힌다. ㅎ
슬슬 더워지는 기온은.. 25℃로 올라가고.. 아침부터 냉커피다. ㅎ
08:50 힘찬 군가 소리에 맞쳐.. 동해시 수상인명구조대가 출동하고 있다..
망상해변의.. 안전은 내가 지킨다는.. 늠름한 모습이다. *^^
09:20 파라솔 그늘 아래에 자리를 잡았는데.. (*파라솔 대여료 10,000원+보증금 10,000원, 반환시 보증금은 환불)
하필 앉아 있던 자리에만 파도가 밀려 와.. 엉덩이가 젖고.. 짐도 바닥 부분이 다 젖었다. ㅠ,ㅠ
왼쪽 첫번째 파라솔로 자리를 옮기고.. 팔걸이가 망가진 의자지만.. 대여소의 친절한 젊은 직원이 빌려주었다.
근데.. 이번엔.. 하필.. 첫 번째 파라솔에만.. 파도가 또 밀려와.. 자리에 놓아둔 짐이.. 또 젖었다. ㅠ,ㅠ
자리 앞에다.. 모래성을 쌓아 놓던지..
대형 그늘막 아래에.. 자리를 잡던지.. 나 원 참~
핑계 김에.. 시원한 캔맥주 하나 사오고.. 텃밭에서 따 온 방울토마토를 안주 삼아.. 심기를 달래본다.
자외선이 강하여.. 새로 산 선글라스에.. 얼룩무늬 모자를 쓰고.. 여름 해변에서 마시는 시원한 맥주라.. ㅋ
바닷물에 들어가고 싶지만.. 파도가 말린다. (*당일 기상청 예보 : 망상해변 파고; 0.5~1m, 수온 25.7℃)
나침판을 놓고 보니.. 정동과 해안선이 거의 90°인.. 동쪽바다(東海)의 아름다운 해변이다.
오후 1시경 파라솔 그늘 아래.. 바닷바람이 불어오는 곳이.. 30℃로 올라가 더워진다. 김밥 한 줄씩으로.. 간단하게 점심 식사..
Tip! 나중에 안 일이지만.. 자리 가장자리를 모래턱으로 조금 높여 놓으면.. 파도가 밀려와도 괜찮다. *^^
13:30 바다로 들어가 튜브를 타고 싶지만.. 구조대원이 지키고 있으니..
수영을 못하게 해도.. 아이들은.. 바다가 그냥.. 좋은가 보다. ㅎ
바다에 들어갈 수 없으니.. 열차시간 알아보고.. 일찍 집에 갈까 하고.. 망상해수욕장역으로 가본다.
망상해수욕장역.. 정동진역 다음으로 바닷가와 가깝고.. 전국에서 가장 작은 정차역인 것 같다.
이 역은 망상해수욕장과 약 30m 거리에 있으며.. 하루 20회 무궁화호 열차가 운행되고 있다. *^^
망상해수욕장역(望祥海水浴場驛)은 동해시 망상동에 위치한 영동선의 임시승강장이다.
망상해수욕장을 지나는 영동선 철길에 망상해수욕장 정문 입구에 설치한 묵호역 관리의
임시승강장으로 망상해수욕장을 이용하는 고객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설치되었다.
2000년 1월 1일 : 임시승강장으로 개업
2008년 1월 1일 : 여객취급 중지
2014년 7월 4일 : 위치 이전(영주 기점 161.2km→161.5km)
2014년 7월 11일 : 여객 취급 재개.
망상해수욕장역은 단순하게 1면 1선 구조로.. 역무원도 한 사람.. 여름 휴가철에 한 달 만 임시 운영되는 작은 역이다.
올해는 지난 7월 20일부터 8월 19일까지 31일간 운영한다고 하니.. 20일(월) 모레부터는 아쉽게도 문을 닫아야 한다.
열차가 출발하고 나면.. 역무원이 다시 대합실 문을 열어주고..
좁은 역무실에서.. 차표도 끊어 주고.. 안내도 하고.. 역무원 한 명이 다 한다. *^^
열차시간표를 보니.. 조금 뒤인.. 14:41 출발 열차가 있기는 한데.. 두 시간 일찍 집에 가면 뭘 해? 파도 소리나 더 듣고 가자..
심심하니.. 또 간식 타임이다. 텃밭에서 재배한 유기농 옥수수에.. 포도, 아오리 사과..
친구가 운영하는 제천 우리농원에서 생산된.. 단호장 품종의 특등급 황도 복숭아 등.. ㅎ
* 참고로 단호장 황도는 7월 말. 8월 초에 나오는.. 딱딱한 황도.. 복숭아로,
실온에서도 쉽게 무르지 않으며, 후숙을 시키면 단맛이 더욱 좋아진다. *^^
구조 대원의 호루라기 소리.. 웃통까지 벗고.. 그을린 피부로 땀을 흘리며.. 열심히.. 못 들어가게 한다. ㅠ,ㅠ
아.. 들어가고 싶은데.. 모래밭에 털썩 주저앉자.. 파도가 시원하게 밀려온다.
내가.. 바다에 들어간 게 아니고.. 바다가 온 거라구요.. ㅎ
옥신각신.. 누구는 바다에 들어가고..
아마도 구조 대원들의 훈련인 것 같은데... 부러운 마음에.. 잠시 눈으로 수영을 즐기고.. 내년 여름을 기약한다.
해변 상가 앞 쉼터에서.. 아메리카노 커피 한 잔 마시며.. 잠시 휴식..
한 손에는 쿨러백.. 한 손에는 쓰레기 봉지 들고.. 망상해수욕장역으로 간다. *^^
망상해수욕장역.. 또 오고 싶은 곳.. 맘에 드는 역이다. ㅎ
16:55 망상해수욕장역 출발..
19:46 영월역 도착.. 만 5년 만에.. 망상해변에서 하루.. 해수욕은 못 했지만.. 잘 다녀왔다. *^^
※ 당일 망상해변 일기 예보 자료 출처 : 기상청 홈페이지 > 해수욕장 예보 화면 캡처
※ 당일 망상해변 일출일몰 자료 출처 : 한국천문연구원 > 생활천문관 > 일출일몰시각계산 캡처
※ 박명(薄明, Twilight)이란 일출 전, 혹은 일몰 후에 빛이 남아있는 상태로,
태양의 위치에 따라 시민박명, 항해박명, 천문박명으로 구분합니다.
※ 시민박명은 태양이 지평선(수평선)에서 나타나기 전, 사라진 후 6° 아래에 위치할 때까지의 박명으로,
이 시기에는 육안으로도 사물을 구분할 수 있으며, 조명 없이도 일상적인 야외활동이 가능합니다.
※ 항해박명은 태양이 지평선(혹은 수평선)에서부터 6°~12° 아래에 위치할 때까지의 박명입니다.
이 시기에는 잘 알려진 별들이 보이기 시작하고, 수평선도 구분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이용하여
항해시 현재의 위치를 알아내는 데 사용하였습니다. 사물의 윤곽은 알아볼 수 있으나
정상적인 야외활동은 불가능합니다. (*박명 [薄明, twilight ] | 위키백과 자료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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