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언저리의 들꽃들

박삿갓의 꽃 이야기 2011. 5. 5. 21:59

며칠 전 비가 오고 난 뒤로 요 며칠 따뜻하더니, 텃밭 언저리에 들꽃들이 예쁘게 피었습니다.
지난 겨울이 너무 추워서인지 예년보다 개화가 조금 늦은 듯 하며, 꽃송이도 적은 편입니다.
100평도 안되는 작은 텃밭이지만 삽으로 파려니 힘이 들어 쉬는 척 하고 디카 들고 다니다가,
고추도 심어야 하는데.. 언제 땅을 다 파느냐고.. 잔소리 들어가며 찍은 들꽃들을 소개합니다.     

금낭화는 꽃이 덩굴에 매달린 주머니 모양을 하고 있어 금낭화(錦囊花, 비단주머니)라 부릅니다.
어린 소녀가 머리를  양갈래로 따고 수줍은 듯 웃는 모습이 "말괄량이 삐삐"를 꼭 닮았습니다.


꽃이 지면을 덮어 '지면패랭이' 또는 '땅패랭이'라고 하며, 보통 '꽃잔디' 라고 부르며, 분홍, 흰색, 빨간색등 종류가 다양합니다.  


머루, 다래와 함께 산 속 과일중의 하나로 '한국바나나'라고 불리기도 하는 으름덩굴의 꽃입니다.
먹어보면 씨앗이 씹히면서 차가운 느낌이 전해져 얼음 같은 느낌이 난다고 해서 "으름"으로 불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으름덩굴은 다른 나무를 감고 오르면서 자라는데, 어린순은 나물로 먹기도 하며, 한 나무에서 암꽃과 수꽃이 따로 따로 핍니다. 
 


흰제비꽃 입니다. 보통 제비꽃은 보라색으로 알고 있는데, 노랑제비꽃, 흰제비꽃, 분홍색제비꽃등 그 종류만도 30여종이 넘습니다.
어릴적에는 오랑캐꽃이라고도 했는데,  그 이유가 제비꽃이 필 때면 오랑캐가 쳐들어왔기 때문이라고 하니 슬픈 이름입니다.


제비꽃은 피어있는 모습이 한마리 날쌘 제비를 닮았다 하여 제비꽃이라고 하며,
꽃 두개를 합쳐서 보면 씨름하는 자세 같다고 하여 "씨름꽃"이라고도 합니다. 



길 가나 풀숲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애기똥풀은 꺽어보면 노란색의 액이 나오는데, 애기똥과 비슷하다고 하여 붙혀진 이름입니다.

애기똥풀의 전설

​눈을 뜨지 못하는 새끼 제비가 있었는데 엄마 제비는 이를 낫게 하려는 맘으로 약초를 구하던 차
'애기똥풀의 노란 액을 눈에 발라주면 눈이 낫는다'는 말을 듣게 됩니다.​ 하지만 애기똥풀은 뱀이 지키고 있어
이를 구할 수 없게 되자 엄마 제비는 뱀과의 힘겨운 사투를 벌이게 됩니다. 결국은 엄마 제비가 애기똥풀을 구해
새끼의 눈은 뜨게 했으나 엄마 제비는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는 안타까운 전설입니다.​
그래서 꽃말이 '엄마의 지극한 사랑' 또는 '몰래 주는 사랑'이 되었다"고 하네요.



긴병꽃풀입니다. 어린 순은 먹기도 하는데 향이 제법 좋습니다. (실제 눈으로 보면 아주 작은 꽃입니다.)



봄맞이꽃은 작은 꽃이 무더기로 피어난 모습이 마치 안개꽃 같은데, 땅바닥에 작은 꽃잎이 뿌려진 듯 보여서 "점지매" 라고도 합니다.


 
민들레꽃은 그 전체가 하나의 꽃이 아니라 200여개의 낱 꽃이 모여 이루어진 것 입니다.
그리고 하나의 낱 꽃은 꽃받침, 꽃잎, 수술 등 모두 가지고 있는 갖춘 꽃입니다.



민들레는 흰색꽃이 피는 종과 노란색꽃이 피는 종이 있습니다. 요즈음은 흰민들레를 보기 힘든데,
서양 민들레가 토종 민들레보다 적응력이 강하여 몇 남지 않은 토종을 밀어 낸다고 합니다.
서양 민들레는 1년동안 여러번 꽃을 피우지만 토종민들레는 봄에 한 번만 수정된다고 합니다.
노랫말처럼 일편단심 민들레는 우리의 토종 민들레이며, 약재로 쓰이는 것도 흰민들레라고 합니다.



꽃잎 뒤쪽에 있는 "꽃뿔"이라고 하는 꿀주머니가 매의 발톱처럼 안으로 굽은 모양이어서 매발톱꽃이라고 합니다.
근래에 외래종이 들어와 원예용으로 많이 퍼졌으며, 하늘매발톱꽃과 노랑매발톱꽃이 있습니다.
매발톱꽃의 속명인 아킬레지아(Aquilegia)도 '독수리'를 뜻하는 라틴어 aquila에서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돌단풍은 주로 바윗틈(특히 석회암)에 뿌리를 내리고 물가에 자라면서 단풍나무와 비슷한 잎을 가져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잎의 모양뿐 아니라 가을이면 물이 드는데 단풍처럼 색이 곱습니다. 동강 유역에서는 흔히 볼 수 있으며,
뼝대(뼝창) 바위틈에 매달려 꽃을 피우고 자라며 단풍이 물드는 모습이 동강과 어우러져 멋진 모습을 연출합니다.



앵초는 꽃 모양이 앵두처럼 방글방글 웃는 어린아이의 귀여운 얼굴을 닮았다하여 앵두나무 앵자를 써서 앵초(櫻草)라고 합니다.
앵두나무 앵(櫻)자는 나무 목(木)과 어릴 영(嬰)을 합친 자로,  어린 여자(女)아이가  두 손에 조개(貝)를 가지고 노는 모습을 뜻합니다.
 


지난 겨울 추위와 세찬 비바람에 전처럼 곱지는 않지만,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귀여운 얼굴을 내밀고 있습니다.
아침 일찍 앵초의 꽃에 내린 이슬이 마르기 전에 꽃을 따서, 받아 놓은 맑은 빗물에 넣고
온 종일 햇볕에 놓아두면 꽃으로 만든 정수(精水)가 되는데,
이를 사랑하는 사람의 베개위에 뿌려두면 다음 달 안에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이 열린다고 합니다.


봄나들이를 가는 새 각시를 닮은 모습처럼 예쁘다고 하여 각시붓꽃이라고 합니다.
'각시'라는 이름은 작고 여린 꽃이라는 의미도 가지고 있으며,
붓꽃은 함초롬한 꽃봉우리가 마치 먹물을 머금은 붓과 같다하여 붙여진 고운 우리말 이름입니다.
 


'노랑무늬붓꽃'은 한국 특산종으로 분포 범위와 개체군이 작은 희소한 식물입니다.
몇 년 전 조그만 싹을 텃밭 언저리에 심어 놓았더니 번식하여 여러 송이의 꽃을 보여 줍니다.
올 해는 작은 화분에다 나누어 심어 가까운 이웃에게 몇 포기 분양해 볼까 궁리중입니다. 



노랑무늬붓꽃은 흰색바탕에 가운데 솟아있는 꽃잎을 중심으로 펼쳐진 꽃잎에 노란 무늬가 아름답게 물들어 있으며,
멸종위기에 처해있던 것을 산림청에서 인공 증식 등을 통해 살리기에 나선 일도 있었다고 합니다. 

 
노랑무늬붓꽃의 귀한 자태는 옆에서 자라고 있는 예쁜 각시붓꽃들도 반할 정도로 멋진 모습입니다.


봉래산을 향하여 핀 철쭉은 저세 맞은 편 뼝창 '호랑이 똥 싼 베루'를 따라 번재로 가던 동강의 벼랑 밑에 자생하던 영월 토종으로,
산에서 피는 산철쭉에 비하여 꽃이 다닥다닥하게 피어나며, 한창 피어날 때의 화려한 모습은 눈이 부실 정도로 아름답습니다.



한창 돋아나고 있는 엄나무 순(개드릅)도 꽃처럼 예쁘지만,  똑 따서 초장을 찍으면 더 예쁠 것 같아 서둘러 집으로 돌아 갑니다.



삼각산을 바라보며 집으로 돌아오는 길... 지난 해 새로 조성한 아파트 단지 옆 공원에는 연상홍 붉은 빛이 피어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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