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삼동파 주아 심던 날

박삿갓의 텃밭 이야기 2021. 6. 3. 19:15

오늘은 텃밭으로 나가 삼동파(삼층파, 층층파) 주아를 떼서 심었다. 우선 감자밭부터 둘러보면..

영월5일장에서 사다 먹고 남은 감자 몇 개를 반씩 잘라 텃밭 한 편에 몇 포기 심은 선농 감자..
선농 감자(대서)가 수미 감자보다 맛있다고 하는데. 수확후 쪄서 따듯한 상태로 바로 먹으면,
수미보다 분이 나고 포실하지만 식으면 별 차이 없고, 반찬용으로도 좋음. (*두백과 수미 중간) 

선농 감자꽃은 연분홍같기도 한 연보랏빛을 띤다. *^^

이웃에서 씨감자를 얻어 옥수수밭 쪽에 일렬로 심은 감자 밭이랑..

수미라고 해서 얻어 심었더니.. 하얀 꽃이 두백 같다. 수미는 연보랏빛이 물든던데?
하여간, 수미는 쩌 먹는 감자로는 적합하지 않고, 반찬용으로 많이 쓰이는 감자다.

감자꽃
자주 꽃 핀 건 자주 감자
파 보나 마나 자주 감자
하얀 꽃 핀 건 하얀 감자
파 보나 마다 하얀 감자
- 권태응 동시집 『감자꽃』 중에서 -

우리집 감자
분이네 분나는 감자는
보나 마나 두백 감자
수미네 반찬인 감자는
보나 마나 수미 감자
우리집 맛나는 감자는
보나 마나 남작 감자.. ㅎ
- 영월 박삿갓 -

맛나는 남작 감자를 제일 많이 심었다. 어릴 적 먹던.. 분 나고 단맛이 나는 감자라 좋아한다.

원래 분이 많이 나는 감자라 하면 남작이지만, 수확량이 적고 수미보다 늦은 수확 때문에
계량된 품종이 두백으로, 두백 감자는 주로 쪄 먹는 용도로 쓰이는 분이 많이 나는 감자다.

남작보다 잎이 크고 색이 진한 두백 감자가 두 포기 보인다. 지난해 캔 감자가 섞였나 보다.

남작 감자꽃..

두백 감자꽃.. 남작과 꽃은 비슷한데 잎이 다르다. 

오늘의 주제.. 지난해 가을 은사님 댁에서 얻어다 심은 삼동파 12포기. (*삼층파라고도 함)
귀한 대파로, 향채류 중 으뜸이라고 한다. 향이 강해서 파를 썰으면 눈물이 찔끔 찔끔 나고,
또한 단맛도 나서 특히 육개장 끓일 때 넣으면 기가 막히게 맛있다고 하는 토종 대파다. *^^

봄이 되면 파 잎 끝에 애기파(주아)가 달리는데, 이 애기파를 따 옮겨 심어 번식 시키면 된다.
일반 대파는 꽃이 핀 후에 씨가 많이 달려서 증식을 하지만, 삼동파는 번식률이 적은 편이다.

봄에 새 순이 생기고 나서, 4월에 대파의 씨가 생기는 자리에 애기파가 생성되기 시작하며,
5월 말에서 6월 초순 경.. 약 5cm 이상 자란 애기파(주아)를 따서 옮겨 심으면 된다고 한다. 

그리고, 모주인 어미파도 뿌리가 분구, 증식되어 두, 세 뿌리로 늘어나고 더 굵어지게 된다.

이 파의 특징 중 하나는 주아 번식이다. 심은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정아(頂芽, 꼭지눈)에서 주아가 생기고,
주아(主芽, 원눈)에서 또 다른 개체가 자라고, 그 개체에서 또 다른 주아가 생겨 또 다른 개체로 성장한다.
이처럼 3번 반복되어 파 위에 파가 생기는 기이한 현상이 생겨, 삼층파 또는 층층파라고 불리는 것 같다.

삼층파의 학명은 Allium fistulosum L. var. viviparum Makino 여러해살이풀이다. 영명으로는 tree onion,
walking onion, Egyptian onion 등이 있고 우리나라에서는 삼층파, 삼동파, 층층파 등으로 부른다.
Egyptian onion이라는 이름 때문에 원산지를 이집트라고 하지만 일반적으로 중앙아시아라고 알려져 있다.

아들 순 위에 손자 순이 또 달렸으니.. 어미 순.. 아들 순.. 손자 순.. 삼층 파 맞다 *^^

아들, 손자 떼어 놓으니 약 50개로 제법 많다. (*아들 순을 하나씩 갈라 심고, 몇 개씩 붙은 채로도 심었다.)

어미 파 옆에 아들, 손자 순으로 차례차례 심었다. (*포기 수가 많이 늘면.. 내년에는 분양해도 될 것 같다.)

삼층파는 다른 파에 비하여 병충해 피해가 적고 내한성이 강하여, 전국 어느 곳에 심어도 월동이 가능하다.
또한, 단맛과 아삭한 식감이 있기 때문에 이 파의 특성을 알고 사용하면 여러 가지 식재료로 활용할 수 있다.
특히, 일반 대파보다 뿌리가 실하고 단맛과 향이 강하기 때문에 육수용으로 사용하면 좋다고 한다. ㅎ

낮 12시부터 비가 조금씩 내려 다시 나가 보았더니.. 벌써 자리를 잘 잡았다 ㅎ

비가 내리니.. 조금 연약해 보이던 옥수수도 건강한 모습이다.

감자 골 옆.. 땅콩 싹도 더 싱싱해졌다. *^^

텃밭 가장자리에 지난해 받은 씨를 직접 파종한 토종 호박.. 조금 늦게 발아되었지만 이제 많이 컸다.  

※ 아래 추가 사진은 주아 심은 다음날.. 어미파를 자르니 한봉지 가득.. 어미파 뿌리도 분구되어 서,너개로 늘었다.

※ 아래 사진은 어미파 밑동을 자른 뒤 3일 후.. 6월 7일 오후의 모습으로 며칠 사이에 저렇게 많이 자랐음.

※ 삼동파도 많이 자라고.. 오늘은 운이 좋은 날.. ㅎ

텃밭에 다녀와서 저녁을 먹은 후 '배미향의 저녁스케치' 커피 앤 퀴즈타임에 응모했는데,
먹고 살기 힘들었던 '보릿고개'라는 말에 눈물이 난다는 글을 보냈더니.. 첫 번째로 당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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