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의 백일홍 울타리

박삿갓의 꽃 이야기 2017. 8. 20. 15:20

아파트에서 그리 멀지 않은 텃밭.. 길가 쪽으로.. 울타리 삼아 백일홍을 심어 놓았다. *^^

 

 

백일홍(百日紅)은 무려 100일 동안 붉은빛을 잃지 않는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는데,

실은, 백일홍은 꽃 한 송이가 100일 동안 피는 게 아니라 수많은 꽃이 지고 피는 것이다. ㅎ

 

 

연노란색(Light yellow) 백일홍이나..

 

 

진 노란색(dark yellow) 백일홍이나..

 

 

디홍색(cherry red, 唐紅)도.. 예쁘고..

 

다홍 [cherry red, 唐紅 ]
빨강에 노랑이 약간 섞인 밝은 빨강. 당나라 문화가 우리 나라에 들어왔을 때,
모두 당(唐)자를 말머리에 붙였는데, 이 때 아름다운 붉은색의 비단은 당홍색이라 하였으며,
또 이것으로 여자들의 치마를 만들면 다홍치마라고 하였다.
[네이버 지식백과] 다홍 [cherry red, 唐紅] (색채용어사전, 2007., 도서출판 예림)

 

 

흐린 분홍색(baby pink)도.. 모두 예쁘다. 베이비 핑크는 연한 분홍보다 빨간 빛이 조금 더 많은 색이다. 

 

 

고개를 숙인 꽃은.. 달리아(dahlia) 같기도 하고.. *^^

 

 

 빨간(red, 紅) 백일홍은.. 처녀의 안타까운 넋이 꽃이 된 것일까? 정말 붉다. *^^

 

 

옛날 한 바닷가 마을에서 물속 괴물(이무기)에게 처녀를 제물로 바치고 있었다.

어느 날 한 처녀가 괴물에게 제물로 바쳐졌는데, 이때 한 영웅이 나타나서 자신이 처녀 대신 가서

괴물을 퇴치하겠다고 나섰다.영웅은 처녀와 헤어지면서 자신이 성공하면 흰 깃발을 달고 돌아올 것이고,

실패하면 붉은 깃발을 달고 돌아올 것을 약속했다. 영웅이 괴물을 퇴치하러 떠난 지 100일이 되자,

영웅을 태운 배가 돌아왔는데 붉은 깃발을 달고 있었다. 처녀는 영웅이 죽은 줄 알고 자결하였다.

괴물과 싸울 때, 괴물의 피가 깃발을 붉게 물들인 바람에 영웅이 죽은 줄 오해한 것이다.

그 뒤 처녀의 무덤에서 붉은 꽃이 피어났는데, 100일 동안 영웅의 무사생환을 기도하던

처녀의 안타까운 넋이 꽃이 된 것이다. 이 꽃은 100일 동안 붉게 핀다고 하여 백일홍이라 불렸다.

[네이버 지식백과] 백일홍 (한국민속문학사전(설화 편), 국립민속박물관)

 

 

흰색(white)은 아니고.. 아이보리(ivory, 象牙色)도 아니고.?

 

 

멋모르고 발라본 핑크색 립스틱처럼.. 조금은 촌스럽지만.. 예쁘기만 하다. ㅎ

 

 

백일홍은 꽃 색과 모양이 조금씩 다른데.. 색깔이 백 가지도 넘는 것 같다.

꽃이 백일동안 피어 백일홍(百日紅)이라고 하며, 백일초(百日草)라고도 한다.

 

어제저녁 꽃 한 송이 지고

오늘 아침 꽃 한 송이 피어

서로 백일을 바라보니

내 너를 대하며 좋아 한 잔하리라..

 

지난해 평창백일홍축제에서 본 시(詩)가 생각나.. 원문을 찾아보니.. *^^

 

昨夕一花衰  작석일화쇠   어제저녁 꽃 한 송이 지고

今朝一花開  금조일화개   오늘 아침 꽃 한 송이 피어

相看一百日  상간일백일   서로 백일을 바라보니

對爾好銜杯  대이호함배   내 너를 대하며 좋아 한 잔하리라..

*사육신의 한 사람인 성삼문이 백일홍을 보고 지은 것이다.

 

 

흰 백일홍도.. 하나의 꽃잎으로 이루어진 홑꽃이 있고.. 꽃잎이 여러 장 겹친 겹꽃도 있다.

근데... 흰 백일홍이라고 하고 나니.. 백일 동안 희면 백일백(百日白)이 돼야 맞는 거 아냐?  ㅎ

 

*흰 백(白); 해 일(日)에 삐칠 별(丿)를 합친 자로, 해가 빛을 발하여 흰빛이 되고, 흰색으로 '깨끗하다'를 뜻함. 

*일백 백(百); 하나 일(一)에 흰 백(白)을 합친 자로, 하나에서 시작하여 가장 많은 수인 '일백'을 뜻함.

 

 

겹꽃은 장미나 국화처럼 여러 겹의 꽃잎으로 된 꽃을 말하며
홑꽃의 수술, 암술 및 악편 등이 꽃잎으로 변한 것이라고 한다.

 

 

 

   친구야 너는 아니 / 이해인

 

   꽃이 필 때 꽃이 질 때 사실은 참 아픈거래
   나무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달아줄 때
   사실은 참 아픈거래

 

   친구야 봄비처럼 아파도 웃으면서
   너에게 가고픈 내 맘 아니
   향기 속에 숨겨진 내 눈물이 한 송이
   꽃이 되는걸 너는 아니

 

   우리 눈에 다 보이진 않지만
   우리 귀에 다 들리진 않지만
   이 세상엔 아픈 것들이 너무 많다고
   아름답기 위해선 눈물이 필요하다고

 

   엄마가 혼잣말로 하시던 얘기가
   자꾸 생각이 나는 날
   이 세상엔 아픈 것들이 너무 많다고
   아름답기 위해선 눈물이 필요하다고..

 

 

피어나는 꽃도 있고.. 지는 꽃도 있고..

 

 

백일홍 [百日紅 ] 쌍떡잎식물 초롱꽃목 국화과의 한해살이풀.
멕시코 원산의 귀화식물이며, 백일홍이란 꽃이 100일 동안 붉게 핀다는 뜻이다. 원래 잡초였으나

여러 화훼가들이 개량하여 현재의 모습이 되었다. 들꽃을 개량한 본보기의 하나이다. *^^

꽃말 : '떠나간 친구를 그리워하다'  흰 꽃은 '순결'  

 

연분홍(pale pink) 도 아니고., 꽃분홍(cherry pink) 인가?

붉게 핀 백일홍(百日紅)이 아니면.. 백일핑크(百日粉红) 인가?

 

 

텃밭에서 오이, 토마토, 가지, 호박 등.. 양손에 한 봉지씩 따서 들고 집으로 가다가..

 

 

색이 특이한.. 예쁜 백일홍이 보여 발길을 멈춘다. *^^

 

 

백일홍 편지 / 이해인

 

모든 것은 다 지나간다
모든 만남은 생각보다 짧다

영원히 살 것처럼
욕심 부릴 이유는 하나도 없다

 

지금부터
백 일만 산다고 생각하면

삶이 조금은
지혜로워지지 않을까?

 

처음 보아도
낯설지 않은 고향친구처럼
편하게 다가오는 백일홍

날마다 무지갯빛 편지를
족두리에 얹어
나에게 배달하네

 

살아 있는 동안은
많이 웃고
행복해지라는 말도
늘 잊지 않으면서..

 

 

꽃잎이 다 떨어져 시들고 나면.. 어떤 꽃이 예뻤던지, 어떤 색인지 고루 받기 어렵다.

꽃이 다 지기 전에.. 흰색, 노란색, 주황색, 분홍색, 빨간색 등 표시를 해 두었다가..

내년에 여러 색의 씨를 뿌리면.. 백일 동안.. 백 가지 색의 백일백(百日百)이 피겠지..

 

 

색깔별로 예쁜 꽃을 골라 흰 끈을 매어 씨를 받을 표시를 미리 해 놓고 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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