잣봉 등산로 연장구간 탐방기

박삿갓의 산행일기 2010. 11. 30. 18:56

잣봉(537m)은 동강에서 가장 신비로운 경치를 자랑하는 어라연(魚羅淵)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산으로,
절벽(영월말로 뼝창) 위에 자란 노송과 굽이치는 동강의 푸른 물이 어울려 멋진 경치를 보여주는 곳이다.
 
올해 초, 영월군에서 잣봉 등산로를 연장하여 문산리까지 이어지는 등산로를 새로 개설 하였다.
잣봉에서 장성산을 지나 레프팅 출발지인 문산나루에 이르는 4.2Km 거리의 신설 구간은 아직은 널리 알려지지 않아
인적이 매우 드문 산행 코스이며, 장성산 북쪽 문산리로 향하는 바위능선에 새로 만들어 놓은 쌍쥐바위 전망대에서는
문산리 일대의 전망과 어라연으로 굽어 흐르는 동강의 푸른 물이 낙락장송과 어우러지는 그림같은 풍경을 볼 수 있다.

 

 ▶ 산행경로 : 거운리 -2.5Km→ 잣봉 -1.4Km→ 장성산 -1.6Km→ 쌍쥐바위 전망대 -1.2Km→ 문산리
                   (총산행거리: 6.7Km)
 ▶ 산행시간 : 4시간 40분 (10:50 ~ 15:30) * 점심식사 시간 30분 포함
 ▶ 산행일정 : 10:50 거운 분교 앞 어라연(魚羅淵) 가는 길로 산행시작.


 

11:00 임도를 따라 올라가다보면 만지나루쪽으로 내려가는 어라연 갈림길이 나온다,(↑잣봉 2.0Km, 어라연 2.4Km↘)
         왼쪽 농로를 따라가 산골에 숨은 마차마을 어귀에서 새로 놓은 아담한 나무다리로 도랑을 건너 조금 더 가면.. 
 11:30 잣봉 남쪽능선 쪽으로 올라가는 경사가 심한 나무계단길에 이른다.  (잣봉 1.1Km →, 어라연 2.1Km →)

 

 

 계단길을 100m 정도 올라가면 잣봉 남쪽능선에 이르며.. 잡목을 간벌을 해 놓은 소나무 숲에는 솔향이 가득하다.

 

 

 낙엽송이 숲을 이룬 능선을 오르면 잣봉까지 평탄한 길이 1 Km 정도 이어지며 나무 사이로 동강이 내려다 보인다.




 

 12:00 나무 벤치 3개가 있는 능선길 쉼터에서.. 
         서울에서 왔다는 젊은 부부등산객을 만나 귤을 나누어 먹으며 잠시 쉬어간다.

 

 

 쉼터에서는 나무가지사이로 뼝창 저 아래에 물살이 거칠고 굽이가 심하다는 "된꼬까리'의 여울살이 보인다.
 1950년대 정선에서 베어낸 통나무로 만든 뗏목이 정선 조양강(朝陽江)과 영월의 동강으로 이어졌다고 하는데,
 정선을 출발하여 한양에 도착하기 까지는 황새여울, 된꼬까리, 둥글바위, 울여울, 군관여울 등의 험한 뱃길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이곳 여울목은 굽이가 심하여, 
수많은 뗏목들이 뒤로 꼬꾸라질 정도로 심하게 꼬부라진(굽은) 여울목이라고 "된꼬까리'라고 불렀다고 한다.

 그 당시 뗏꾼들이 부르던 노래 가사가 지금도 거운과 문산리 지방에 전해지고 있다는데...

  눈물로 사귄정은 오래도록 가지만
  금전으로 사귄 정은 잠시 잠깐이라네
  돈 쓰던 사람이 돈 떨어지니
  구시월 막바지에 서리맞은 국화라
  놀다 가세요 자다 가세요
  그믐 초승달이 뜨도록 놀다 가세요
  황새여울 된꼬까리에 떼를 띄어 놓았네
  만지산의 全山玉이야 술상 차려 놓게나

이 노랫가락에 나오는 전산옥은 실제로 있었던 인물이며,
만지(滿池)에서 술을 팔던 들병장수로 특히 아라리를 잘 불러 그 인기가 대단했다고 한다.

(*이상 도서출판 대흥기획 발행 / 엄흥용 저 '영월 땅 이름의 뿌리를 찾아서' 내용 인용)

몇년전 까지도 만지나루터에 전산옥이 살던 집터가 있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옛모습을 찾아 볼 수 있을런지..

 

 

 12:10 쉼터에서 가까운 거리에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는데...
         나무 테크의 난간 높이가 높고 잡목등이 시야를 가리는게 흠이다.  

 

 

 

 전망대를 지나 조금 더 가면 어라연이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포인트가 있는데,
 경사면에 추락위험 표지가 붙어 있으며  급하게 비탈진 곳이라 조심해서 어라연을 내려다 본다.

 

 

어라연(魚羅淵)은 거운리(巨雲里) 동쪽 만지나루터 위에 있으며 동강의 비경으로 널리 알려진 곳이다.
 강 가운데에 옥순봉(玉筍峰)을 중심으로 세개의 봉우리(三仙岩)가  푸른 물 속에 담겨 있으며,
 기암절벽 사이로 솟아난 소나무가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 하다.
 
 옛날 이곳에 어라사(於羅寺)라는 절이 있었으므로 '어라연' 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하며,
 원지명은 於羅淵이였으나.. 후에 고기가 많아 비단결 처럼 떠오른다 하여 魚羅淵이라 부른다고 한다. 

 

 

 12:20 잣봉 정상(해발 537m) 도착.
         서울에서 온 부부등산객에게 부탁하여 오랫만에 단체사진도 찍고.. (오늘은 단체사진이라야 3명으로,
         잣봉 등산로에서 만난 사람도 부부산행객과 앞 서 지나간 청년등 3명이 전부로 한적한 산행이였다.)

 

 

 동강 건너편으로 고고산의 산릉이 이어지고,
 북쪽으로는 장성산이, 남쪽으로는 완택산이 보이고,
 산 아래로는 동강의 푸른 물이 유유히 굽어 흐르는 풍경이 아름답다.
 잣봉 정상에서 서쪽으로 뻗은 숲길이 장성산으로 이어지는 능선길로, 
 예전부터 사람이 다니던 산길을 단장하고 이정표도 세웠다.
 부부등산객은 동쪽 능선길로 어라연으로 내려 간다고...
 잣봉에서의 전망을 사진에 담는 모습을 뒤로 하고 장성산으로 향한다.

 

 

 10:40 잣봉과 장성산 사이에 있는 농로에서 장성산 정상이 올려다 보인다.
         (← 잣봉 0.4Km, ↓ 거운리 0.9Km, 장성산 1.1Km →)

 

 

 농로에서 건너편 산으로 오르면 서서히 경사가 가팔라지다가...
 20분 정도면 새로 계단을 설치한 8부능선 부근 바위지대를 지난다.  

 

 

 인적이 보이지 않는 등산로에는 갈잎이 수북한데, 도마뱀도 보이고 도토리도 여기저기 눈에 띈다.


 

 

 13:30 장성산 정상 직전 평평하고 아늑한 산등성에 자리잡고 점심식사.

 

 

산에서 먹는 밥은 소찬이지만 이만하면 만족인데, 김밥 두줄 싸온 친구가 종이컵에 북어계란국 까지 나누어 준다.

 

 

 14:00 장성산 정상(해발 694m) 건너편 산능선에 풍력발전기를 설치한 모습이 보인다.
        (정상표지석에는 2010. 6 영월군 설치라고 새겨져 있으며, 기존 지형도등에는 백둔봉으로 표기되어 있다.)

 

 

 정상에서 남쪽 방향으로 강 건너편 삼옥리 섭새마을과 저 멀리 별마로 천문대가 있는 봉래산이 보인다.

 

 

 14:05 하산길을 알리는 빨간 흔적을 남기고.. 북쪽 문산리 방향으로 하산을 시작한다.

 

 

 정상에서 내려가는 길은 낙엽이 쌓여 있으며 가파른 구간은 밧줄을 매어 놓았다.

 

 

 14:20 한고개 내려갔다 다시 올라선 다음 봉우리에는 큰 소나무 한그루가 장성산 정상을 지켜 보며 서 있었다.

 

 

 소나무가 서있는 산정을 넘어 내려서다 보면 나무숲 사이로 동강의 물줄기와 문산교의 다리 모습이 흐릿한데..
 내려가는 길이 만만하지 않다. 비탈진 산길은 그늘진 곳으로 낙엽이 쌓이고 흙이 젖어있어 미끄럽고 경사도 심하다.

 

 

 14:50 비탈길을 지나면 바위능선길이 시작되는데 오른쪽은 절벽이며 왼쪽 사면도 경사가 심하다.
         뼝창 아래로는 동강이 흐르고.. 위험한 구간이라 기둥을 세우고 밧줄 난간을 설치하여 놓았다.

 

 

 어라연으로 굽이쳐 흘러가는 동강의 절경에 낙락장송(落落長松)마저 가지를 축축 늘어뜨리고 있다.

 

 14:50 날카로운 바위능선위에 새로 만들어진 쌍쥐바위 전망대.
          (←1.6Km 장성산, ↓문산2리 1.0Km, 문산나루 1.2Km→)
         이곳에서는 문산리일대와 마을을 휘감아 흐르는 동강의 모습을 조망 할 수 있다.

 

 

 

 쌍위바위 전망대에서 거운리로 내려서는 코스도 상당히 가파르다.
 다행히 산아래 까지 급사면에는 밧줄이 계속 이어져 있는데..
 산을 내려와 보니 새로 끼고 간 코팅 장갑 바닥이 거의 헐어 버렸다.

 

 

 15:30 하산 완료. 문산리 팬션 앞 도로로 건너가는 개울에는 커다란 크기의 징검다리가 놓여있다.

 

 

 시내버스 종점이 있는 문산1리로 건너가며 문산교에서 본 동강은.. 하얀 구름이 강물따라 흐르고 있었다.

 

 

 15:50 문산발 시내버스를 타고 10분...
         산행을 시작한 봉래초교 거운분교 앞으로 돌아오니 운동장을 지키는 단풍빛이 더 없이 붉다.
         (거운분교에는 학생 네명에 선생님 두분이 농촌 학교의 예쁜 모습과 아이들의 꿈을 이어가고 있다. )

 

 

고향의 노래 / 김재호 작시, 이수인 작곡
 
영인합창단 (영월사람들로 구성된 합창단) 노래
 

'박삿갓의 산행일기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연인산을 찾아서..  (0) 2010.12.03
홍천 백암산(白岩山)  (0) 2010.12.03
지리산 천왕봉(天王峰)  (0) 2010.12.02
가야산 만물상 탐방기  (0) 2010.11.30
천제단에 이르니..  (0) 2010.11.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