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상의 화원 만항재 (함백산 야생화 축제)

박삿갓의 여행 이야기 2011. 8. 1. 22:20

비가 내리던  지난 토요일(7,30) 아침 기차여행을 떠난다. 함백산 야생화를 찾아 오랫만에 둘만의 여행이다.
전날부터 전국 최대 규모의 천연 야생화 군락지인 함백산 만항재에서 낭만적인 "2011 고한 함백산야생화축제"가 열리고 있다.   

궂은 비와 안개 때문인지 안개등을 밝힌 기차가 플랫폼으로 들어온다.  

09:56 영월역 출발, 비 내리는 차창밖으로는 멋진 풍경들이 지나가고.. 

예전 기차여행을 생각나게 하는 철교와 기차굴도 지나고.. 

11;00 고한역 도착,  멀리 보이는 산봉우리에 안개가 가득하다.
고원관광도시인 고한읍은 정선군 남동쪽 끝부분에 위치하고 있는 인구 5,800명의 작은 마을로 태백시와 경계를 이루고 있다.
백두대간의 주능선인 함백산과 백운산 등으로 둘러싸인 전형적인  산악 계곡형 지형이며, 총면적의 85%가 표고 700m 이상이다. 

고한역에 도착하여 10분 정도 기다렸다가 야생화 축제 기간중 운행하는 무료 셔틀버스를 타고 산상의 화원이라는 만항재로 향한다.
비가 많이 내리는 탓인지 고한역 앞 버스승강장에서 셔틀을 이용한 승객은 전부 4명, 일산에서 온 젊은 연인 한 쌍이 함께 탓다. 

 

고한읍과 태백시를 잇는 414번 지방도로가 정상으로 나있다. 만항재는 지리산 정령치(1,172m)난 강원도 운두령(1,089m)보다 높은 해발 1,330m로 우리나라에서 자동차가 오를 수 있는 포장도로 중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다. 이러한 지리적 요건 때문에 만항재는 1998년 강원랜드 카지노 호텔사업부지로 유력하게 거론되기도 하였다.

지금은 교통이 편해졌지만 옛날 고한 사람들이 이 재를 넘어 황지를 거쳐 춘양까지 가서 소금을 사오기도 했는데, 소금 한 가마를 지고 고한에 도착하면 소금이 녹아 반 가마도 채 남지 않았다고 한다.

만항재는 우리나라 최대 야생화 군락지로 만항재 주변과 함백산으로 이어지는 등산로는 시야가 넓고 완만해 야생화를 관찰하며 여유롭게 등반할 수 있다. 맑은 날에는 빛을 받아 한층 더 싱그러운 녹음을 뿜어내는 이 길에는 시호와 같은 약초와 참나물, 누리대, 취나물 등 산나물들이 탐방객들을 반긴다.

고한에서 태백시로 넘는 다른 언덕인 두문동재에 2004년 12월 터널이 둟리면서 만항재가 더욱 한가해진 데다가 한 여름에도 시원함을 느낄 수 있고 가을에는 높은 일교차에서 오는 화사한 빛깔을 단풍을 만끼할 수 있으면, 겨울에는 1300고지에서 펼쳐지는 설경은 탐방객들로 하여금 무아지경으로 빠져 들게 한다. 이 빼어난 명소로 널리 알려지면서 드라이브를 즐기는 여행객들이 일부러 찾는 길이기도 하다.
( 이상 야생화축제 안내 전단 사진과 만항재 소개 내용등은 정선군 홈페이지 참조) 


'해발 1330m 산상의 화원 만항재'라는 고한읍의 표지판 뒤로 '영월군 상동읍'이라는 초록색 교통표지판인 보인다.
만항재는 정선군 고한읍과 태백시의 경계이며 영월군 상동읍 구래리와도 경계를 이루는 지점이다. 

야생화 축제기간중 첫번째 휴일이라 만항재를 찾은 사람들이 제법 있었지만.. 쏟아지는 비 때문에 모두들 선뜻 나서지를 못한다.  

비는 점점 더 내리고 고원지대라 안개마저 심하지만.. 오늘은 우중산행 장비를 모두 갖추었으니 문제없다.
고어자켓에 방수바지, 고어신발, 배낭커버등을 준비했고, 사진을 찍기 위해 별도로 작은 우산도 받쳐 들었다.  

주차장 길 건너편으로 안개속에 솟대가 서 있고 '하늘숲 정원'이라는 안내판이 보인다. *^^

'하늘숲정원'으로 들어서자 비와 안개 속을 찾아 온 객이라 더욱 반기듯 '2011 고한 함백산 야생화 축제'의 장이 화려하게 펼쳐진다. 


비가 내리는 '하늘숲정원' 안개속의 피어있는 야생화는 기대이상으로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 준다. 

비를 맞으면서 안개속 길을 알려 주며 서 있는 행사장 안내도의 모습도 예쁘게 보인다. 

 

 

이곳 하늘숲 정원의 안개속에 둘만의 멋진 추억을 남긴다.

낙엽송이 우거진  숲속에는 야생의 둥근이질풀이 무성하고, 둥근이질풀, 노루오줌, 동자꽃등이 고운 빛갈로 숲을 장식한다. 

'하늘숲정원'을 나서 함백산 등산로 입구쪽으로 가는 길목에 축제 행사의 도우미 기동봉사대의 천막이 보인다. 

기동봉사대 천막 뒷편으로 바람길정원이 이어지는데.. 색색의 팔랑개비가 보인다. 기동봉사대에서 야생화 축제 전단도 얻고, 
함백산으로 가는 길 안내등을 부탁하였더니.. 길 건너 편 '산상의 화원'에 야생화가 많이 피여 있으니 거기부터 가보라고 알려준다. 

 

산상의 화원 입구에 만항재 야생화 탐방로라는 표지석이 보인다. 

야생화탐방로에 들어서자 안개에 싸인 숲속에서 신비감마저 느껴진다. 

산상의 화원 입구에는 나무로 만든 새 한마리가 안개속을 찾아온 산행객을 반긴다.  

산상의 화원.. 오늘은 안개 속에서 환상의 화원을 걷는 셈이다. 

'이곳은 매년 야생화 축제가 열리는 장소로 야생화를 특별히 보호하고 있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걸어 놓은지 오래인 것 같다. 

인위적으로 조성한 야생화 공원이 아니라 저절로 무성해진 야생화 군락지이며 숲속에는 싱그러운 풀냄새가 가득하다. 

비도 조금 덜 오고.. 안개 속의 멋진 '산상의 화원'을 오붓하게 둘이 다니니.. 기분이 좋은 가 보다. *^^

 

흰색의 '까치수영'과 주황색의 .동자꽃이 어우러진 모습이 정말 '산상의 화원'이며, '환상의 화원'이다. '
까치수영'은 '까치수염'이라고도 하며, 꽃 모양이 까치 목덜미의 흰 부분을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며. 꽃말은 잠든 별, 동심.

 

야생화에 대한 설명이 적힌 안내 명판도 만들어져 있고.. 

 

 

둥근이질풀 사이에 간간히 피어 있는 말나리의 모습이 눈길을 끈다.
하늘을 보고 피면 하늘나리. 땅을 보고 피면 땅나리, 옆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려 옆을 보고 피여 말나리인가 보다.  

둥근이질풀 군락, 진분홍 꽃이 푸른 초원 여기저기에 피여 있는 모습이 환상적이다.
꽃말이 새색시라더니 예쁜 새각시들이 산상의 화원에 모여 빗속에 무슨 이야기들을 나누고 있을까? 

옛날 어느 암자에 노스님과 어린 동자승이 살고 있었는데,어느 해 노스님이 겨울나기 준비를 하려고 마을로 떠난 사이에
눈이 많이 내려 길이 막히고, 봄이 되여서야 눈이 녹고 길이 뚫려 암자로 돌아가 보니 어린 동자승은 암자 옆에서 얼어죽고 말았고,
스님은 동자승을 양지 바른 곳에 묻어 주었는데, 그 이듬해 무덤가에서 어린 동자승의 얼굴을 닮은 붉은 꽃이 피었다.
그 이후 이 꽃을 '동자꽃'이라고 부른다는 슬픈 전설을 가진 꽃이다. 꽃말은 기다림, 정열. 

 

 

 

 

 

노루오줌과 까치수영등이 어우려져 피어 있는 모습이 말 그대로 산상의 화원이다.
노루가 물을 마시러 왔다가 오줌을 싸고 간 자리에 핀다고 하는 분홍색의 '노루오줌'은 뿌리에서 나는 냄새가
노루오줌 같다고 붙여진 이름이니.. 노루가 예쁜 곳을 골라 오줌을 누고 갔나..? 이름과 달리 꽃말은 정열, 연정. 

 '산상의 화원'을 돌아서 다시 만항재로 올라섰다. 이정표를 보니 좌측으로 '운탄길'이 이어지고,
아래쪽 산상의 화원을 지나 야생화공원으로는 약 1Km 거리의 '만항숲길'이 이어진다..
산상의 화원으로 내려서는 길목의 표지석에는 '백두대간 만항재 야생화 탐방로'라고 적혀 있다. 

Serenade To Spring Song / Secret Garden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라는 제목으로 우리에게 알려진 배경음악은
노르웨이 출신의 음악 그룹 'Secret Garden'의 음반에 수록된 곡으로
원제목은 'Serenade To Spring Song'으로 봄을 향한 세레나데인데,
듣기에 따라 봄을 느끼게도 하고, 가을을 노래하기도 하는 아름다운 곡으로,
안개에 싸인 신비스런 산상의 화원(Secret Garden)을 노래한 듯 합니다. *^^

이어.. 만항재에서 함백산으로 산행을 시작하여 적조암 코스로 하산을 하고.. 정암사에도 들려 보았습니다.
* 함백산 산행 모습은 아래 주소를 클릭하면 바로 볼 수 있습니다.
   http://ywpark.tistory.com/entry/함백산-우중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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