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 / 정지용 작시, 김희갑 작곡

좋아하는 음악 모음 2013. 7. 13. 14:55
 

 

[ 사진 : 발산에서 내려다 보이는 영월읍 전경 ]  

 

 
     향수 / 정지용 작시, 김희갑 작곡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비인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조름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벼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흙에서 자란 내마음,
     파란 하늘빛이 그리워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러
     풀섶이슬에 함추름 휘적시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전설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것도 없는 사철 발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줏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하늘에는 성근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돌아 앉아 도란도란거리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수원시립합창단 / 지휘 이상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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