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포 살던 쌍둥이 형제 이야기

기타 자료 모음 2010. 12. 15. 13:35

덕포 살던 쌍둥이 형제 이야기


허름한 술집 한 구석에 손님 두명이
깡 소주를 벌써 다섯병 째 까고 있다.

드디어 서로 말을 건넨다.
" 혼자 먹을라니 좀 머한데..., 형씨! 술 한잔 같이 할래요 "
" 조아요, 근데 고향이 어디래요~? "
" 난, 월래 영월이래요, 거긴 어디래요? "
" 나도 영월인데.. 야 ~ 히안하다..!! "
"그럼 영월 어서 사랏써요? "
" 동강다리 건너 덕포서 사랐는데, 형씨! 덕포 아라요? "
" 잘 아라요, 덕포서 국민학굘 다냈는데, 걸 왜 몰라요? "
" 난 63년도에 봉랠 나왔는데, 거긴 어데 국민학교나왔어요? "
" 어? 나도 63년돈가? 거길 나왔는데.. 증말 히안하게 똑 같다 !! "

증말 히안하게 똑 같다 !! ??

" 근데 니 어서 마이 바따. 가마이 보니... 니 우리 동창 맞제? "
" 어? 이누마, 너지?  나 나여... 증말 오랫만이다 제수씬 잘 있냐? "
우쨋뜬 엉아가 주는 술 한잔부터 받아라~ "
" 엉아 좋아하고 있네, 니 나이 맷살인데?
51년생이 까불고 있어, 니나 머거라~ "
" 야! 난 49년생이야~  주민등록 까 봐?
그리구, 양주 아니면 안 머거, 니나 마니 머거! "
" 아이구 놀고 있네~ " 하며, 옥신각신... 아주 날리가 났드래요.

근데, 다른 아~들이 또 맷명 드러오더니,
 야~들도 술 먹으러 왔대요.

" 자~들 왜 저래? 확 쌔리 패 닝게 박어? " 하며 막 지바글라고 한다.
그때, 쥔이 얼른 쫓아나와, 즈들 꺼 머 부닥쳐 깨질까 바,
" 자들 고개너머 쌍둥인데, 술만 처 먹음 항상 저래요, 그냥 납도요 " 하니,
" 아니래요. 저른 아~들은.. 술 처~먹고 헤롱대믄,
좀 조패야 정신이 들어요 "하고 여럿이 막 뚜두리 팰라고 한다.

그제서야 둘 다 "나 술 안 취했어, 을마 안 먹었어.." 라고 헤롱대다가,
서로 " 야~ 니때메 씨껍했다 " 하며 또 한참을 시끄럽게 한다.
잠시 후엔, 언제 그랬냐는 듯이, 형제가 사이좋게 손 잡고 나가니,

그제서야 고개 너머 동네가 조용해 지드래요. 왓따! 증말 시끄럽데...

영월 덕포의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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