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산의 연리목(戀理木)
사랑산은 충북 괴산군 청정면 사기막 부락의 뒷산으로, 원래의 이름은 제당산(祭堂山)이다.
용세골 지계곡인 제당골에 제를 올리는 제당이 있어 마을사람들로부터 제당산이라 불리었는데,
10여년 전 이 곳의 연리목(戀理木)이 발견되면서 괴산군청에서 '사랑산'으로 산이름을 변경하였다고 한다.
사기막리(沙器幕里)는 고려시대에 사기를 굽는 막사가 있었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며,
마을을 감싼 두루뭉술한 사랑산은 평범해 보이지만, 희귀 소나무인 연리목과 비경인 용추폭포를 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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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막교 남쪽으로 솟은 코바우능선에는 코끼리바위, 코뿔소바위, 사랑바위등이 있으며,
아직은 널리 알려지지 않은 산이지만, 두 나무가 한 몸을 이룬 연리목과 사랑바위등,
사랑을 테마로 하여 '사랑산'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점차 알려지고 있는 곳이다.
▶ 산행경로 : 사기막리 (용추슈퍼) → 코끼리바위 → 코뿔소바위 → 사랑바위 →
독수리바위 → 사랑산 → 연리목 → 사기막리(용추슈퍼)
▶ 산행시간 : 3시간 20분 (11:30 ~ 14:50) * 동행인원 : 6 명
▶ 날씨 : 안개비가 하얗게 내리던 날 (산행기온 : 12~14℃)
▶ 산행일정
산행 들머리는 마을 입구 용추슈퍼에서 도농교류회관을 지나 임도로 200m쯤 가다가,
오른쪽 등산객들이 달아놓은 리본이 보이는 곳으로 올라가며 안내도나 이정표는 없다.
11:30 등산로 초입을 찾기 어려운 편이다. 임도에서 잘 보이는 곳에 빨간색 리본 하나 달아 놓고.. 산행을 시작한다.

신록이 짙게 물든 사랑산은 수줍은 듯 안개속으로 숨어들고..
소나무가 많은 산길에는 안개비가 내린다.
12:00 제1전망바위. 산아래로 사기막리는 흐릿하게 보이지만. 건너편 옥녀봉은 안개때문에 보이지 않는다.
12:10 코끼리 바위. 바위 왼쪽 부분이 코끼리 코처럼 길쭉하게 생겼다.
안개는 점점 짙어지고..

검은등뻐꾸기의 울음소리는 점점 가깝게 들려온다.
안개에 가려진 바위들은 멋진 경치를 연출하고..
살포시 내리는 안개비에 마음까지 젖어든다.
12:30 널찍한 암반위에 덩그러니 놓여져 있는 코뿔소바위, 일행이 바위를 살펴보는 동안 오래만에 한 장 찍었다.
도대체 코뿔소가 코를 어디에 감추었는지...
12:40 사랑바위. ‘이곳에서 뽀뽀를 하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전설이 있는 바위’라고 낙서하듯 써 놓았다.
▲ 바위에 뽀뽀하면 반드시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사랑바위. |
사랑바위부터는 완만한 능선길이다.
안개비에 젖은 산철쭉은 꽃잎마저 애처롭다.
12:50 소나무 숲 아래로 너럭바위가 펼쳐져 있다. (제4 전망바위)
수십길 절벽.. 안개 때문에 더 겁이 난다. (디카도 놀랐는지, 안개비에 젖어버렸는지 경보음이 나며 조리개가 정상 작동을 하지 않는다.)
제4 전망대에서 조금 올라가면 산길 오른쪽으로 커다란 새가 앉아 있는 모습의 독수리바위가 보이는데, 머리와 부리, 꼬리등이 흡사하다.
13:00 ~ 13:20 독수리바위를 지나 정상 직전 지점에서 김밥등으로 각자 간단히 점심 (아래부터는 폰카사진임)
13:30 사랑산 정상(해발 647m) 도착. 정상은 조망이 트이지 않아 볼품이 없으며, 소나무에 걸어 놓은 정상표지판도 허름하다.
사랑을 이루고 싶은 사람들이 많이 다녀 갔는지.. 정상 부근 나뭇가지에 산악회 리본들이 많이 보인다.
13:40 굴참나무들이 우거진 능선을 가다가 갈림길에서 ‘연리지, 용추폭포’ 쪽으로 내려선다.
하산길은 경사가 심한 편으로 까투리 새끼들이 우르르 도망가는 모습이 보이고.. 산봉우리들은 아직 안개에 가리어 있다.
14:25 산비탈 경사가 심해지고.. 폭포소리가 들릴 즈음.. 사랑산이라는 이름을 낳게 한 연리목(戀理木)이 보인다.
이 소나무가 발견되고 나서 괴산군청에서 제당산(祭堂山)의 산 이름을 사랑산으로 바꾸었다고 한다.
뿌리는 둘이면서 가지가 서로 얽혀 붙은 나무를 연리지(連理枝)라 하며,
줄기가 아니라 몸통이 붙어 자란 나무는 연리목(連理木)으로, 연리지는 H자, 연리목은 거꾸로 된 Y자 형태가 되는데,
이곳의 연리목은 소나무 두 그루가 3~4m 높이에서 달라붙어 완전히 하나가 되었다.
"다른 날 다른 때에 태어났으나 죽기는 한 날에 죽는다" 이는 연리지(連理枝)를 이른 말로,
당나라 시인 백거이(白居易)가 읊은 '장한가(長恨歌)' 가운데 이런 문장이 있다.
在天願作比翼鳥 재천원작비익조 하늘에서는 비익조가 되기 원하고
在地願爲連理枝 재지원위연리지 땅에서는 연리지가 되기 원하네
장한가는 당 현종과 양귀비의 사랑을 읊은 시다. 여기 나오는 비익(比翼)은 눈과 날개가 하나밖에 없는 새 한 쌍이다.
함께 날아야 온전히 나는 새다. 연리지(連理枝)는 뿌리는 둘이면서 가지가 서로 얽혀 붙은 나무다.
모두 애정이 깊은 부부를 뜻하는 전설상의 존재다. 이 가운데 '연리지'는 알 수 없는 어떤 이유로 두 나무줄기에 상처가 나고,
서로 붙은 채 상처가 아물면 내부 조직이 붙어서 한 그루처럼 성장하는 나무다. 한 그루가 죽으면 나머지도 죽는다.
이것이 연리지(連理枝)의 운명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연리지(連理枝) 이야기에서 지고지순한 사랑을 떠올린다.
이곳의 연리목은 소나무 두 그루가 자라는 과정에서 수간이 융합되어 한 그루로 자란 희귀한 소나무로 3.3m 높이에서 하나로 융합돼 있고,
하단부 두 줄기 사이 틈새는 약 45cm이며, 중부지방산림관리청이 천연보호수(제1997-5호)로 지정 관리하고 있다.
수령(현 기준) : 약 70년
수고( 땅표면부터 나무키 끝까지) : 15m
흉고(땅표면에서 1미터2십센지의 나무 둘레) : ① 1m, ② 0.7m
수관직경 (가지의 양끝) : 8m
※연리목 틈바구니 사이로 부녀자가 빠져나가면 아들을 낳는다는 전설이 있고, 또한 용추폭포에 살던 두 마리의 용 가운데 한 마리는 승천하고 승천하지 못한 용이 이 소나무가 되었다는 전설도 있다고 하는데.. 소나무의 수령으로 미루어 보면 70여년에 전설이라고 하기에는 좀 무리인 듯하니.. 괜스레 나무 틈새로 빠져나가지 말고, 귀한 나무 잘 보호하는 것이 더 좋은 전설을 만드는 방법일 것이다. *^^
14:30 용세골 계곡으로 내려서니.. 보호수안내판과 괴산지역 관광안내도가 있는 부근에 쌓여 있는 쓰레기더미가 눈쌀을 지프리게한다.
용추폭포는 서쪽 80m 거리에 있다 하나 쓰레기가 쌓인 모습에 산행기분이 반감될까하여 그냥 사기막리 쪽으로 발길을 돌리어,
14:50 용추수퍼 주차장 도착, 산행을 완료한다.
※ 연리목은 사기막 마을 입구에서 1.5 Km 거리에 있으며 용세골 계곡을 따라 가다보면 왼쪽 산비탈 약 50m 위쪽에 연리목이 보인다.
※ 아래 사진은 용추폭포로 용이 승천했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으며, 폭포 주변 바위에 용의 발자국이 움푹 파여 있다고 한다.
♡ 連理枝 연리지 : 두 나무의 가지가 맞닿아서 결이 서로 통(通)한 것의 뜻으로,
화목(和睦)한 부부(夫婦) 또는 남녀(男女) 사이를 비유(比喩ㆍ譬喩)하여 이르는 말
♡ 連理之樂 연리지락 : 부부(夫婦)의 화합(和合)하는 즐거움을 이르는 말
※ 추기 : 연리목(連理木)은 두 나무가 붙어 자라 한 몸통을 이룬 나무를 이른 말이요,
옛부터 일심동체(一心同體)라 하여, 한 마음 한 몸을 이르는 말이고 보면,
連理木은 두 사람이 한 마음으로 사랑하며 살아가는 부부(夫婦)를 이르는 뜻이라,
사랑산 산행길에서 연리목을 보고 1+1=1 이라는 사랑의 공식을 다시 배우고 왔다.
※ 참고 : 매년 5월 21일은 부부 관계의 소중함을 일깨우자는 취지로 제정된 법정 기념일인 '부부의 날'이다.
'가정의 달 5월에 둘(2)이 하나(1)가 되자'는 뜻으로.. 그래도 5월 21일 하루만 하나로 살면 안될 것 같다. *^^